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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 힐피커 2018 봄 컬렉션

2018.05.06윤웅희

레이싱보다 더 다이내믹한 타미 힐피거 2018 스프링 컬렉션.

타미 힐피거가 돌연 ‘시 나우, 바이 나우 See Now, Buy Now’ 시스템을 선언했을 때도 이렇게 극적인 변화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타미 힐피거는 젊고 동시대적인 패션을 얘기할 때 결코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플랫폼과 신선한 마케팅, 가장 현재적이고 과감한 방식으로 지금 당장 입고 싶은 브랜드가 됐다. 뉴욕과 LA, 런던에서 세 번의 성공적인 타미나우 컬렉션을 치른 후 2018 스프링 컬렉션을 위한 도시로 밀라노를 택했다. 키워드는 드라이브.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과의 돈독한 파트너십을 증명하고, 모터 레이싱에 대한 타미 힐피거의 변치 않는 애정을 드러내기 위한 작전이다. 레이싱 트랙처럼 꾸며놓은 밀라노 콩그레시 센터는 자동차가 쌩쌩 달릴 수 있을 만큼 광활했지만, 이 넓디넓은 쇼장이 가득 차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려 2천여 명의 게스트가 타미나우 쇼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니까. 캐머런 댈러스, 가브리엘 케인 데이 루이스, 루카 사바트, 올리비아 팔레르모, 조단 바렛…. 이 시대의 젊음을 대표하는 청춘의 얼굴도 물론 빠지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건 이번 시즌부터 타미 힐피거 남성 라인의 앰버서더가 된 루이스 해밀턴. F1 최초의 흑인 드라이버이자 네 번의 월드 챔피언을 거머쥔 이 전설적인 레이서는 타미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후디를 입고 등장했다. 매번 새로운 장치와 방식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타미 힐피거지만, 이번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무수한 LED 조명을 설치해 쇼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효과를 낸 터널,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로 공간을 뒤흔드는 스피커, 포뮬러 1 시뮬레이터와 피트 스톱을 직접 체험하게 만든 부스, 패럴랙스 효과로 생동감을 살린 비하인드 더 드라이브 코너까지. 미래의 패션쇼는 바로 이런 모습일까.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실제 체험을 결합해놓은 타미나우 드라이브는 패션을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거대한 인큐베이터 같았다. 쇼는 카니예 웨스트와 다프트 펑크의 ‘Stronger’로 시작됐다. 컬렉션의 포문을 연 지지 하디드 뒤로 다양한 인종의 모델이 경주를 하듯 큰 보폭, 빠른 걸음으로 런웨이를 가로질렀다. 눈을 찌를 듯이 선명한 빨강과 파랑, 레이싱 깃발을 연상시키는 체커보드, 스포티한 블루종과 데님 팬츠, 폴로 셔츠와 레이싱 유니폼 같은 가죽 바지…. 레이싱 DNA와 스트리트 패션, 스포츠 웨어를 절묘하게 결합한 예순다섯 벌의 옷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타미 힐피거의 영원한 관심사가 무차별적이고 조화롭게 섞이는 순간. 에너지, 열정, 속도, 젊음 같은 단어들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피날레엔 타미 힐피거를 선두로 수십 명의 모델이 런웨이를 행진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과 휘슬 소리.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어디선가 서킷을 달리는 레이싱카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에디터
    윤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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