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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 OF THE YEAR 2018 – 지코

2018.11.22GQ

올해 지코는 음악은 물론, 음악 바깥에서도 유연했다.

나일론 아우터, 후디, 트랙 팬츠, 벨크로 슬라이드, 모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핑크색 니트 2 몽클레르 1952, 검정 팬츠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액세서리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핑크색 니트, 2 몽클레르 1952. 액세서리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핑크색 니트, 2 몽클레르 1952. 액세서리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퍼퍼 패딩 점퍼, 2 몽클레르 1952. 노란색 벨트 백, 몽클레르 더 옐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체크무늬 아우터, 로고 장식 티셔츠, 모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체크무늬 아우터, 로고 장식 티셔츠, 모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체크무늬 아우터, 로고 장식 티셔츠, 모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체크무늬 아우터, 로고 장식 티셔츠, 모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패딩 베스트, 2 몽클레르 1952. 화이트 티셔츠,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후디 패딩 베스트,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일러스트 스웨트 셔츠와 트랙 팬츠,
모두 2 몽클레르 1952. 노란색 비니, 몽클레르 더 옐로.

 

나일론 아우터, 후디, 트랙 팬츠, 벨크로 슬라이드, 모두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체크무늬 셔츠, 면 티셔츠, 모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팬츠와 워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블랙 패딩 베스트, 로고 후디, 모두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라인 장식 트랙 팬츠, 8 몽클레르 팜 엔젤스.

 

오렌지 패딩 점퍼, 2 몽클레르 1952. 면 티셔츠,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데님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로고 장식 패딩 점퍼, 후드 스웨터, 모두 2 몽클레르 1952.

 

녹색 패딩 점퍼, 후디 스웨터, 나일론 트랙 팬츠, 모두 2 몽클레르 1952.

GQ 디지털 팀과 인터뷰하는 걸 보니 올해의 사건이 콘서트라고요. 네, 제 첫 콘서트였고, 저한텐 굉장히 의미가 남달랐어요.

성취감이었나요? 어느 시점부터 공연형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싶었어요. 방송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진짜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콘서트잖아요. 조명, 편곡, 퍼포먼스 등 준비만 제대로 하면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콘서트에 대한 열망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올해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어떤 면에서 올해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 거죠? 콘서트를 완성할 수 있을 만큼 곡이 충분해야 하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고 봤거든요. 하고 싶다, 해도 될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단을 내린 거죠. 해야겠다.

지코가 뽑은 올해의 사건이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북한에 다녀온 게 아닐까 짐작했어요. 솔로 데뷔 이후 발표곡이 가장 적은 한 해였는데, 지코의 이름은 오히려 더 많이 회자됐으니까요. 많은 분이 좋아해주셨다는 점에서 그것도 컸죠.

왜 지코였을까요? 북측에서 생소한 장르를 하는 아티스트잖아요. 대한민국의 젊은 남성 아티스트로서, 제가 가진 개성을 보신 게 아닌가 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면? 자유분방한 이미지? 제가 사실 그렇게 자유분방하진 않은데 이미지가 그렇잖아요.

그런 분석도 있던데요. 지코의 문신, 대외 활동을 통해 보여준 애국심 때문이라고요. “남지코, 북지코”라는 말은 알죠? 네. 서울 오니까 친구들이 “야, 너 반응 장난 아니야” 하더라고요.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춰서 의상과 태도를 잘했다고 했어요. 너무 다행이다 싶었죠.

갭모에(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캐릭터가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나 행동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같은 거랄까. 다들 지코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던 거예요.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저 평소에도 되게 공손하거든요. 근데 제 이미지는 굉장히 거칠죠.

의상은 어떤 요구사항 없이 알아서 준비한 거예요? 네. ‘셀프 코디’했어요. 자리가 자리인데, 평소 스타일로 가면 ‘언밸런스’할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엄청 많은 고민을 하지도 않았어요. 단정하게 입어야지 하고 단정한 옷들을 챙겨갔어요.

지코의 공연에 대한 북측 사람들의 반응도 화제였죠. 북측 연주자들 표정이 잡혀서 되게 조용한 것처럼 보이는데, 제 시야에 계셨던 분들은 다 손도 들어주시고 열심히 호응해주셨어요. 그렇게 엄숙한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현장 반응은 오히려 제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어요.

정말 짧은 영상이었으니까요. 몇 곡 불렀어요? ‘아티스트’ 한 곡요.

개인적으로는 ‘너는 나, 나는 너’가 그 자리에 딱이지 싶었어요. 좋은 메시지가 될 수 있었을 거예요. 근데 저다운 걸 보여주리라 생각하고 저를 데려간 게 아닐까 했어요. 그러면 제 분위기와 제일 가까운 곡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서 알 수 있는 건 지코가 참 바른 젊은이라는 건데…. 제 비주얼도 그렇고, 발매했던 곡들도 거칠고 강한 곡이 많았으니까요.

근데 블락비까지 포함해 과거에 비해 훨씬 순해졌잖아요. 올해 아이유와 함께 부른 ‘소울메이트’도 그렇고. 지코가 변해서 노래도 변한 걸까요? 지코가 노래의 영향을 받아서 변하는 걸까요? 둘 다 있어요. 그 당시 즐겨 듣던 음악과 그 음악에 담긴 가사의 메시지에 영향을 받아서 제 평소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도 많아요. 또 제가 당시에 느끼는 소회들을 제 음악에 담다 보면 어느새 음악의 성질도 저를 닮아가고요. 제 음악은 제가 만드니까.

‘좀 더 선해 보이겠다’는 의식적인 변화는 전혀 아니겠네요? 그런 건 있어요. 방송에서 눈을 치켜뜬다는 오해가 많아서 그렇게 안 보이려고 하는 것? 하지만 노래나 제 성격을 가공한 적은 없어요.

랩보다 노래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것도 지코와 지코의 노래가 보여주는 변화와 관계 있을까요? 노래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의 한계치가 있고, 랩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 전달의 한계치가 있더라고요. 랩으로 할 수 있는 감정 전달에 한계를 느꼈을 때 찾은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노래였어요. 노래는 정확한 음감으로 어떤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사실 랩과 노래의 경계가 희미해졌잖아요. 래퍼들이 음정, 박자 같은 거를 휘저으면서 밀어붙이는 게 어떨 때 굉장히 좋은데 지코 씨가 라이브로 노래할 때도 그런 멋이 있더라고요. 네, 그런 날것의 맛이 있죠.

본인도 잘 아네요? 근데 옛날보단 줄었어요. 계속 이 일을 하면서 개선하고 개선하다 보니까 노련함이 생긴 건데, 자극적이랄까, 필이랄까, 하는 즉흥적인 멋이 나올 확률이 줄어든 것 같아요.

머리까지 굴려가면서 들을 때 좋은 노래가 있고, 보컬 실력과 상관없이, 노래를 앞지르는 에너지 때문에 좋은 노래가 있죠. 대부분 젊은 시절에 후자의 노래를 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점점 더 노련해지는 건데, 그걸 의식하게 됐을 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거예요. 제가 지금 딱 그 시기예요. 극복한 후가 아니라 겪고 있거든요. 생각이 많아질수록 그 생각 자체를 어렵게 대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음악 만들 때 저번에 비슷한 걸 했으니 이번엔 달라야 돼,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해, 라는 고정관념이 굉장히 강했거든요. 내 생각에 갇히는 것보단 친구가 음악에 대해 피드백해주듯이,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걸 잘하고 있어, 라면서 제3자 입장으로 스스로를 타이르고 있어요. 유연해진 것 같아요. 지금도 강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너무 한 치의 흠도 없으려고 했거든요.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지금의 경험이 지코 씨 같은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지금까지의 노력에 비해, 지코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낮다는 게 걸려요. 뛰어난 가사가 첫 번째고,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알 수 있는 뮤직비디오가 두 번째예요. 특히 한국처럼 주먹구구로 이루어지는 일이 많은 신에서 뮤직비디오의 완성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정말 고마운 평가예요. 굉장히 많이 신경 써요. 곡을 만들 때부터 뮤직비디오를 생각하고 진행해요. 곡에 들어간 악기, 가사 하나하나를 뮤직비디오로 이미지화시킨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하고요. 감독, 의상, 장소, 톤 앤 매너, 엑스트라 모델까지, 모든 부분에 관여해서 만들어내죠.

가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뭐예요? 시기마다 포인트가 바뀌어요. 예전에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요즘은 개성? 가사를 보면 누가 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제 가사에도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 배우거나 따라 할 수 없는, 그 사람이 가진 어휘력 같은 것.

요리할 때의 재료처럼, 더 많은 재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책을 열심히 읽는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으니 차치하고 이런 걸 해볼까요. 올해의 책이 뭔가요? 하는 김에 올해의 노래는?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노래는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After The Love Has Born’요.

올해 나온 것 중에서 뽑는다면? 음…. 너무 많은데….

그럼 다른 방향으로 물어보죠. 올해 하고 싶었는데 못 한 일은 없어요? 3년 전 <GQ>와 인터뷰할 때 가수가 되고 뭐든지 그해 계획한 걸 1백 퍼센트 달성했다고 말했어요. 맞아요. 근데 작년에 그 공식이 깨졌어요. 계획한다고 다 되지 않더라고요. 나만 준비되면 모든 계획이 이뤄진단 확신이 있었거든요. 근데 내가 잘해도 안 될 수 있더라고요. 사무적이거나 공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게 준비돼 있어도 타이밍이나 운이 안 따라주는 거죠.

굳이 올해 뭘 못 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없네요? 그렇죠. 계획만 하다 끝나기도 했고, 계획했는데 결정을 안 내리거나 추진을 안 한 경우도 있어요. 예전엔 거침없이 나만 잘하면 돼, 했고, 그게 어떤 공식이 됐는데, 내 데이터가 그렇게 믿을 만한 정보는 아니더라고요.

선택 하나로 뭐가 그렇게 크게 바뀌진 않아요. 오히려 아니라고 생각할 때 빨리 빠져나오는 게 중요하죠. 요즘에는 어떻게든 되게 만들 거야, 보다 그게 정말 건강한 것 같아요.

근데 지코 씨 같은 젊은이가 별거 없어, 이런 태도로 일관하는 것도 좀 별로죠. 하하. 그럼, 올해는 아쉬웠던 게 없는 걸로? 네, 딱히. 너무 좋은 한 해였어요. 너무나 운이 좋았고, 모든 분에게 감사해요.

뭐가 그렇게 운이 좋았나 싶기는 한데….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올해는 힘들다, 쉬고 싶다고 느낀 적이 없거든요.

2018 올해의 남자 – 지코

    에디터
    방호광(패션), 이지훈(패션), 정우영(피처)
    포토그래퍼
    JDZ Chung
    스타일리스트
    박서현
    프럽 스타일리스트
    김송미
    헤어
    김소희
    메이크업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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