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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이 내놓은, 진짜 갖고 싶은 물건

2018.12.27GQ

모두가 진짜 갖고 싶은 것.

계획대로 되는 게 별로 없는 인생이어도 새해는 어쩌면 그렇게 성실하고 착실하게 제때 또 오는지. 신년을 맞아 곧 희미해질 다짐과 부질없는 약속일지언정 휴대 전화 메모장에 적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을 쏟아 번진 글씨처럼 또렷하게 보이질 않는다. 하나 마나 한 소리들일 올해의 할일보다는 갖고 싶은 물건 리스트를 만드는 게 현실적이다. 게다가 효과적이다. 그걸 방아쇠 삼아 뭐든 하게 될 테니까. 세상에 물욕만큼 확실한 동기는 없다. 마침 생 로랑에서 욕망을 자극하는 제품을 내놨다. 우선 흔하고 흔한 백팩 대신 한쪽 어깨에 ‘아 라 모드’하게 둘러멜 수 있는 원스탭 백팩인 시티 세일러 백이 있다. 이름에 걸맞게 시티 분위기는 지퍼 클로저 포켓이, 세일러 느낌은 밧줄 소재 드로스트링 클로저가 맡는다. 가방에 그려진 별만큼 무수한 돈이 생긴다면…, 공상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물욕 자극 디자인이다. 묵직한 존재감과 달리 캔버스 소재라 아주 가벼운 건 반전이고. 하나로는 부족하다 싶을 때, 베드포드 미드톱 스니커즈가 번쩍이며 등장한다. 무광의 메탈 느낌을 살린 골드 나파 레더는 은은하게 낡은 멋을 풍기고 내구성을 높인 러버솔 덕분에 오래 두고 신을 수 있다. 생 로랑 패치 장식은 빼놓으면 또 섭섭하고. 홀딱 반했는데 아직 돈이 부족하다면 우선 리스트에 올려둔다. 이 리스트는 절대 잊힐 리가 없으니, 이건 불행일까 행복한 일일까.

    에디터
    박나나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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