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or Men 킴 존스는 종종 기발한 상상과 과감한 결단으로 유행에 유난히 민감한 남자들의 마음을 밀고 당긴다. 엉뚱하게도 벌에 꽂혔다가, 난데없이 알루미늄으로 가방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소란함 속에서도 그는 늘 제대로 된 수트를 만든다. 유행에 휩쓸려 팬츠의 폭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고, 재킷 뒤에 자신만 못 보는 그림을 넣지도 않는다.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단정하고 담백한 수트. 킴 존스는 누구보다 앞서 최신 유행을 누리고 싶은 남자에게도 꼭 필요한 건 있음을, 나긋하고 다정하게 말해준다. 박나나
MSGM 단순함과 간결함의 아름다움은 쉽게 만들 수 없다.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조차 “미니멀리즘은 기본기 없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특별한 기교 없이 예쁜 걸 만드는 건 진짜 고수들의 영역이다. 90년대 질 샌더나 헬무트 랭, 캘빈클라인처럼. MSGM은 맥시멀리즘을 표방한다. 눈부신 프린트와 커다란 로고, 변형된 패턴 등 장식 요소를 좋아한다. 그런 MSGM의 요란한 행렬속에서 평범한 반소매 셔츠와 쇼츠가 눈에 들어왔다. 가슴 위에 작게 적은 로고 외에는 어떤 장식도 없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뜻밖의 미니멀리즘이랄까? 방호광
Roberto Cavalli 비단뱀 무늬 셔츠에 딱 맞는 가죽 블레이저를 걸치고 주먹만 한 버클이 달린 벨트를 찬 모델. 덥수룩한 장발은 포마드를 발라 오차 없이 넘겼다. BGM은 레너드 코헨의 ‘I’m Your Man’. 로베르토 카발리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늘 장식적이고 호화로우며 어딘가 중후한 컬렉션을 선보였으니까. 그런데 2019 S/S 시즌, 이런 룩이 등장했다. 깔끔한 화이트 집업 점퍼와 단출한 반바지. 웬일인가 했더니, 지금 로베르토 카발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폴 서리지가 배후에 있었다. 질 샌더와 Z 제냐를 거친 디자이너. 그는 요즘 로베르토 카발리를 조금씩 바꾸는 중이다. 안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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