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르노 마리옹 RENAUD Marion의 연작을 오마주해 미래로 옮겨본 지금의 전동화 자동차들.
BMW
i8 ROADSTER BMW는 디자인에서만큼은 보수적이다. 오랫동안 고수해온 디자인의 틀을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i8은 다르다. 키드니 그릴의 형태를 제외하면 이전 BMW와 유사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파워트레인도 틀을 훌쩍 벗어난다. 엔진을 차체 뒤편에 배치하고, 전기 모터로 앞바퀴를 굴리는 미드십 엔진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전기 에너지만으로 시속 12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고, 37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다. 나비가 날갯짓하듯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만 봐도 그렇다. i8은 BMW가 스스로 규정한 ‘선’을 넘을 때,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자신 있게 증명한 차다.
Lexus
LC 500h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LF-LC’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모터쇼용 차’라고 생각했다. 너무 급진적이어서 렉서스가 ‘희망 사항’을 담아 50년 뒤의 차를 미리 만들어본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5년 후, LF-LC는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처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LC500h의 모습으로. 매끈하게 흐르는 쿠페의 선이 LC500h의 바탕을 그린다면, 치밀하고 정교하게 설계한 세부가 곳곳을 채운다. 디자인이 LC500h의 전부는 아니다. 엔진과 전기 모터로 359마력을 모두 쏟아내며 격하게 달려나가 보면 렉서스가 보여주고 싶었던 미래가 비로소 열린다.
Tesla
MODEL X 테슬라의 동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했다.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연 것도 테슬라고, 전기차를 고성능 차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도 테슬라였지만, 그만큼 상대해야 할 경쟁자도 하나둘 늘어났으니까. 경쟁은 ‘상향평준화’를 부추겼다. 이제 5초 이내의 시속 0→100킬로미터 가속이나 300킬로미터가 넘는 주행거리는 테슬라가 독점하는 기록은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했다. 성능 이외에 사람들이 테슬라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모델 X는 테슬라가 답을 대신해 내놓은 전기 SUV다. 프런트 윈드 실드가 운전석 위까지 이어져 전에 없던 전방 시야를 확보했고, 걸윙 도어로 전기차가 어디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지 내보였다. 주도권이 다시 테슬라로 넘어왔다.
- 에디터
- 이재현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