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옷 잘 입는 스포츠 스타들

2019.06.02GQ

선수인가 모델인가? 커리어만큼 화려한 운동선수들의 패션 퍼레이드.

LeBron James 농구선수, 36세
NBA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르브론 제임스는 안다. 그의 별명은 ‘킹 제임스’. 왜 왕이냐고? 왕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다른 농구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장 2미터가 넘는 거구지만 다람쥐처럼 날쌔게 움직이고, 운동 감각이 뛰어나 효율적인 플레이를 구사하기 때문에 전혀 둔탁한 구석이 없다. 체력도 좋고 잘 다치지도 않는다. 게다가 경기장으로 들어설 때의 옷차림이야말로 끝내준다. 트레이닝 팬츠에 드리스 반 노튼의 후드 점퍼를 걸치거나 클래식한 팬츠에 농구화를 매치한다. 어떤 날은 톰 브라운의 반바지 수트를 멋지게 빼입고 나타난다. 활용하는 옷의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무엇이든 과하지 않게 믹스 매치하는 센스까지 갖췄다. 16번째로 출시한 나이키 조던의 르브론 시리즈 역시 그와 패션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Tom Brad 미식축구 선수, 43세
몸 좋고 잘생긴 서구형 호남의 정석 톰 브래디. 미식축구 선수인 그는 지젤 번천의 남편이기도 하다. 부인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패션에도 꽤나 신경을 쓰는 편이다. 예를 들면 흰색 셔츠의 단추를 두 개쯤 풀고 말끔한 네이비 블레이저를 걸친 다음 몸에 잘 맞는 카키 팬츠를 입는 식. 그래서 늘 여유롭고 점잖아 보인다. 전형적인 이탤리언 스타일에서 기름기를 쏙 뺀다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좀 더 과감한 수트를 활용한다. 자수 장식 수트나 화려한 이브닝 재킷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Stefanos Tsitsipas 테니스 선수, 22세
2019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본선에서 로저 페더러를 이기고 4강에 오른 무서운 테니스 루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열정적이고 재빠른 경기력만큼 눈길을 끄는 건 그의 빛나는 스타일. 가볍게 흩날리는 금발, 밝고 당당한 표정,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건장하고 균형 잡힌 몸. 낙천적인 캘리포니아의 서퍼 같기도, 잘생긴 히피 뮤지션 같기도 하다. 아디다스를 후원사로 둔 그는 주로 핑크, 민트, 화이트 같은 밝은색 옷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이제 겨우 스물두 살. 그리스에서 온 이 아름다운 테니스 보이의 미래는 모든 테니스 팬의 관심사다.

Hector Bellerin 축구선수, 25세
프리미어 리그 아스날 FC의 수비수인 엑토르 베예린에겐 축구선수보다 스타일리스트라는 수식이 더 잘 어울린다.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이 비싼 물건으로 치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스타일링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푸마의 트랙 재킷에 J.W.앤더슨의 집업 넥 워머를 매치하는가 하면, 프라다의 나일론 버킷 햇과 PVC 소재 트렌치코트를 보란듯이 소화한다. 지난해엔 자신의 SNS에 “선수 생활이 끝나면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는 코멘트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얼마 전 십자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 중인데 아직은 그를 운동장에서 더 보고 싶지만, 디자이너로 소개할 날이 머지않았을지 모른다.

Alan Jouban 이종격투기 선수, 38세
2016년 베르사체의 딜런 블루(Dylan Blue) 향수 캠페인에 지지 하디드와 함께 나온 그 남자, 바로 앨런 조우반이다. 이종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모델 활동을 했다. 베르사체 캠페인은 UFC 선수일 때 찍은 것. 무에타이 아마추어 선수로 오래 활동하던 그가 이종격투기로 시선을 돌린 건 2014년이다. 그때부터 웰터급에서 꾸준히 경기를 펼치며 선수로 활동했다. 훌륭한 조각가가 섬세하게 깎아낸 것 같은 몸, 구슬처럼 영롱한 눈빛은 거친 이종격투기와 좀 동떨어져 있지만.

Neymar 축구선수, 28세
브라질의 축구 천재, 스타 플레이어 네이마르. 프랑스 리그 파리 생제르맹 FC 팀 공격의 주축이다. 그는 평소 화려한 스타일을 즐긴다. 원색의 나이키 스웨트 셔츠, 낙서 프린트가 가득한 발망의 바이커 재킷, 루이 비통이나 생 로랑의 새틴 점퍼 같은 것. 컬러풀한 트레이닝 복을 위아래로 맞춰 입기도 하는데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귀엽다. 주얼리를 활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다이아몬드가 잔뜩 박힌 귀고리는 물론 목걸이도 두 개씩 레이어링한다. 커다란 볼 캡을 쓰다 만 듯 봉긋하게 연출하는 것도 그의 장기 중 하나.

Odell Beckham Jr. 미식축구 선수, 28세
미식축구계의 슈퍼스타 오델 베컴 주니어. 2014년 뉴욕 자이언츠 팀에 입단해 NFL 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시즌에 대부분의 신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댈러스 카우보이스와의 경기에서 그가 오른팔을 뒤로 뻗어 한 손으로 볼을 잡아내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킨 장면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 팬들은 여기에 ‘매트릭스 캐치’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300만 명. 얼핏 보면 래퍼인지 운동선수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스트리트 패션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슈프림과 발렌시아가를 가장 좋아하고, 최근엔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을 자주 입는다. 나이키와 협업한 오델 베컴 주니어 에어맥스 720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Kell Oubre Jr. 농구선수, 25세
2018년부터 피닉스 선즈에서 뛰고 있는 켈리 오브레 주니어는 최근 기량이 급격히 좋아지며 NBA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 센스 역시 예사롭지 않다. ‘요즘 스타일’의 스트리트웨어를 모델 못지않게 잘 입어서다. 타고난 비율 때문에 무엇을 걸치든 멋지지만 스스로도 스타일링에 대한 연구를 꽤 열심히 한다. 슈프림의 슈팅 슬리브를 다리에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정도. 2018 F/W 시즌엔 라프 시몬스 쇼장 프런트 로에 앉았고, 뉴욕 패션 위크에 매번 초대된다.

Russell Westbrook 농구선수, 32세
2019 S/S 아크네 스튜디오 캠페인의 얼굴, 러셀 웨스트브룩이다. 유르겐 텔러가 찍은 사진 속 그는 데님 팬츠와 재킷을 입고 천진하게 웃는다. 그는 현역 최고의 트리플더블러. 트리플더블이란 한 경기에서 득점과 어시스트, 리바운드 숫자가 각각 두 자리인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해맑은 남자에게 불 같은 승부욕이 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 알고 보면 패션에 대한 욕심도 대단하다. 늘 패션을 사랑해왔다고 말하는 그는 나이키 조던을 비롯해 킹스 앤 잭스(Kings & Jaxs)의 박서 브리프 모델로도 활동했고, 2015년엔 트루 릴리전의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기도 했다. 찢어진 청바지와 선글라스를 애용하는 그는 디올 맨과 루이 비통 같은 굵직한 패션 하우스의 쇼에 늘 1순위로 초대받는다. 2019년 1월엔 그와 나이키 조던이 함께 만든 두 번째 스니커즈 조던 와이낫 제로 2가 나왔다.

Alexander Zverev 테니스 선수, 23세
지 제냐의 2019 S/S 시즌 캠페인 속 모델은 독일의 테니스 선수 알렉산더 즈베레프다. 올해 나이 스물세 살. ATP(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 선정 톱 3 안에 드는 선수 중 가장 젊다. 실력과 외모를 다 가진, 그야말로 ‘테니스의 황태자’다. 잘 자란 귀족 같은 얼굴의 즈베레프는 평소 심플한 셔츠를 즐겨 입는다. 2018년엔 아디다스 × 팔라스 테니스 라인 컬렉션 캠페인에도 등장했다.

Shaun White 스노보드/스케이트보드 선수, 34세
숀 화이트는 네 번의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3개의 금메달을 따낸 ‘리빙 레전드’다. 스노보드 종목 전체에서 금메달을 3개나 딴 선수는 숀 화이트뿐이니까. ‘배드 띵스(Bad Things)’ 라는 일렉트로닉 록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한다. 주로 몸에 잘 맞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는데, 여기에 간결한 목걸이와 선글라스를 더하기도 한다. 공식적인 자리엔 정갈한 피트의 수트 차림으로 나타난다.

Nick Young 농구선수, 35세
NBA 팬들 사이에서 패션으로 유명한 인물은 닉 영이다. 래퍼처럼 ‘Swaggy P’라는 별칭을 쓰는 그는 마틴 로즈나 베트멍, 헤론 프레스턴 등을 반스 스니커즈와 믹스 매치한다. 헤어를 핑크로 바꾸거나 망사 티셔츠를 입는 등 특이한 스타일에도 망설임없이 도전한다. 패션 센스를 담당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는 걸까? 알고 보니 그는 켄드릭 라마의 사촌 형이다. 작년까지 덴버 너기츠에서 뛰었고, 현재 FA 상태로 소속팀을 찾고 있다.

    에디터
    안주현, 이지훈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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