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rink

넷플릭스와 배달음식으로 완성하는 푸드 바캉스

2019.08.02GQ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이국적인 여름 휴가를 보내는 법. 넷플릭스 음식 채널과 배달 음식을 준비한다.

<필이 좋은 여행, 한 입만!>
<필이 좋은 여행, 한 입만!>을 보고나면 다음 생애 필로 태어나길 바라게 된다. 미국의 방송 제작자 필 로즌솔은 방콕, 호찌민, 텔아비브, 리스본, 뉴올리온스 등으로 여행을 떠나 현지 음식을 탐미한다. 한마디로 미국판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다. 하루 7끼는 거뜬하게 먹고, 시장에서 미쉐린 레스토랑까지 섭렵하는 대식가를 보며 한없이 부러워 진다. 갖가지 국수를 파는 배가 지천에 늘어선 방콕의 수상 시장을 ‘궁극의 드라이브 스루’라 부르며 영화 <왕과 나>를 보며 태국을 상상했다는 필을 보면 처음 찾는 도시를 헤매는 기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관광지 탐험과 먹방이 적절히 섞여 있어 가볍게 보기 좋다.

함께 곁들일 음식 GS프레시 심플리쿡의 팟타이 쿵. 딱 2인분에 맞게 소분된 재료가 포장되어 문 앞까지 배달된다. 친절하게 사진과 함께 설명된 레시피를 보고 그대로 따라하면 레스토랑에서 갓 나온 듯한 팟타이를 완성할 수 있다. 배달하는 동안 불어서 난감한 팟타이를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고, 딱 2인분에 맞게 준비되어 있어 재료가 남지 않아서 좋다.

 

<소금. 산. 지방. 불.>
요리사이자 음식 평론가인 사민 노스랫의 베스트셀러 책을 바탕으로, 소금, 산, 지방, 불, 4가지 맛있는 음식의 핵심 요소를 찾는 여정을 담았다. 사민 노스랫이 직접 출연해 이탈리아 리구리아 올리브 농장에서부터 일본의 염전, 멕시코 유카탄 지역을 거쳐, 그가 요리를 시작했던 버클리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셰 파니스’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생산자와 셰프를 만나 인터뷰하고 함께 요리를 한다. 4부작으로 구성된 시리즈를 완주하고 나면 공기처럼 느껴졌던 소금, 산, 지방, 불의 위대함을 느끼며 평소 ‘맛있다’고 생각해왔던 요리를 되돌아보게 된다. 처음엔 눈과 귀가 즐겁고, 다음엔 요리사들만 알고 있던 세상의 중요한 비밀을 훔쳐본 기분이 든다.

함께 곁들일 음식 소금집의 샤퀴테리. 살라미 코토, 소시송 등을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한 다음, 나만의 샤퀴테리 보드를 만들어 술안주로 먹는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 ‘지방’ 편을 시청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www.salthousekorea.com

 

<타코 연대기>
랜선 멕시코 기행을 떠나보자. <타코 연대기>엔 김밥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타코가 나온다. 멕시코시티를 대표하는 알 파스토르 타코, 한 입 베어물면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카르니타스 타코, 돼지 껍데기가 잔뜩 들어간 카나스타 타코, 땅에 구덩이를 파고 아가베 잎에 싼 고기를 8~16시간 익혀 만든 바르바코아 타코 등 매 화 다른 종류의 타코를 탐구한다. 전지적 타코 시점으로 타코의 역사와 조리법, 맛집의 비결을 설명하는 나레이션도 독특하다. 한 장의 토르티야 안에 얼마나 많은 사연과 다양한 맛이 담겨있는지 새삼 놀라게 되는 작품. 타코를 먹고 감탄하는 멕시코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이 밀려온다.

함께 곁들일 음식 비야게레로의 멕시코 정통 타코. 껍데기, 오소리감투, 혓바닥, 초리조 등 특수부위를 넣은 진짜 멕시코식 타코가 집으로 배달된다. 고수와 라임즙을 가득 올려서 먹으면 멕시코 길거리로 순간이동한 느낌이다. ‘배달의 민족’에서 주문 가능.

 

The Chef Show

<더 셰프 쇼>
영화 <아이언맨>, <아메리칸 셰프>, <라이온 킹>의 감독 존 패브로와 LA 유명 셰프 로이 최와 함께 호스트로 활약하는 요리 쇼다. 요리에 조예가 깊은 두 사람이 손을 바쁘게 놀리는 속도로 게스트와 함께 속사포로 수다를 떤다. 정신없이 웃긴 농담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군침도는 요리가 완성된다. 기네스 펠트로 등 호화 게스트도 기대된다. 두번째 에피소드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홀랜드,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감독 등이 출연해 어벤져스의 비하인드를 이야기하며 만찬을 즐기니, 마블 팬이라면 놓치지 말 것. 단, 시청 전 <아메리칸 셰프> 못지 않게 위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푸드 포르노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함께 곁들일 음식 델리치오의 LA갈비. 셰프 데이비드 장이 출연하는 편을 보고나면 미역국과 LA갈비가 먹고 싶어진다. 재미교포 2세에게 미역국과 LA갈비가 어떤 의미인지, LA에서 태어난 한국계 셰프의 입에서 LA갈비의 유래를 듣다보면 침샘이 터지기 때문. 전날 ‘마켓컬리’ 샛별배송으로 미리 주문해두고 방송을 켜기 전 달콤 짭조름한 양념이 베어있는 델리치오의 LA갈비를 굽는다.

 

 

<풍미 원산지>
대륙은 넓고, 우리가 모르는 음식은 많다. 최근 인기인 마라샹궈에 입문해 중국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더욱 다양한 중국의 산해진미를 눈으로 맛보며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중국 광저우 차오산을 배경으로 지역에서 유명한 요리와 그에 얽힌 역사를 알려준다. 편당 10분 내외로 러닝타임이 짧은 것도 특징이다. 진행자나 자극적인 전개가 없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기원전 7세기부터 중국에서 민물 생선회를 먹기 시작했다거나, 중국식 소고기 완자를 만들 때 몽둥이로 쇠고기를 곤죽이 되도록 때린다는 사실에 관심이 있다면 당장 중국행 비행기표를 찾아보고 싶을 것이다. ASMR 대신 틀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함께 곁들일 음식 ‘마켓컬리’의 중국식 생선찜. 간편하게 만드는 중국식 생선찜이다. 손질된 우럭과 파채, 생강채, 파기름, 간장소스를 받아서 동봉된 레시피대로 조리하면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쪄낸 생선 위에 파채와 생강채를 얹어 뜨겁게 달군 기름을 부으면 오감이 즐겁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