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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M 2020 봄여름 남성 컬렉션

2019.08.07GQ

10주년 기념으로 열린 MSGM의 2020 S/S 남성 컬렉션. “그들은 절대 나에게서 여름을 빼앗지 않으리라”라는 티셔츠의 문구가 이번 컬렉션의 메시지다.

MSGM은 마시모 조르제티가 2009년에 만든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다. 현대 미술과 인디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평소 좋아하던 그룹 MGMT와 The Strokes를 떠올리며 MSGM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MSGM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시모 조르제티의 취향대로 패션과 예술을 결합한 제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이제 어디선가 유쾌하고 발랄한 프린트, 블루종과 아노락, 알싸한 컬러나 타이다이 프린트를 보면 MSGM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MSGM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특별한 걸 준비하려던 마시모 조르제티는 피렌체에 어쩐지 마음이 갔다. 6년 전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들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피티 워모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억이 좋은 감정으로 선명하게 남았기 때문이다.

MSGM 2020 봄여름 남성 컬렉션은 피렌체 넬슨 만델라 포럼에서 열렸다. 스포츠와 평등주의, 젊음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만델라를 기념하는 공간이었다. 평소 MSGM이 추구하던 브랜드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캣워크는 바다, 수영장, 오아시스가 연상되는 물 영상으로 채워졌다. 젊음, 욕망, 에너지, 컬러, 사랑을 담은 여름의 기운이 쇼장 전체에 넘실댔다. 첫 룩은 샌드 베이지 수트. 이어서 50여 벌의 룩이 등장했다. 특히 트렌드에 충실한 테일러링 수트들의 변주가 돋보였다. 터쿠아즈 컬러 수트나 진달래꽃 색깔 쇼츠 수트, 그라피티 드로잉 리넨 수트와 레터링 프린트 화이트 수트, 그리고 반다나 프린트 셔츠와 매치한 내추럴 컬러 수트 등 평소보다 테일러링에 더 많은 공을 들여 수트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했다. 또한 MSGM의 시그니처인 타이다이는 마치 물에 비친 것 같은 레이저 처리 방식을 통해 새로운 프린트를 만들었다. 와이드한 타이다이 데님 재킷과 쇼츠는 표백 기법을 통해 만들었고, 비비드 컬러들로 나염 기법을 통해 만든 저지 톱은 만개한 꽃보다 예뻤다. 평소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즐겼던 마시모는 이번엔 베를린 베이스의 노버트 비스키Norbert Bisky와 함께했다. 그가 그린 젊은 남자 얼굴은 자카드 스웨터 위에, 태양에 키스하는 남자의 몸은 셔츠와 쇼츠에 프린팅됐다. 레오퍼드, 플로럴, 랍스터 프린트 스윔 쇼츠는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색색의 네온 컬러 브리프는 지난 시즌부터 시작한 MSGM 언더웨어 라인의 쿠튀르 버전처럼 보였다. 이 외에도 세바고, 휠라, 비브람 등과의 협업으로 보트 슈즈, 페니 로퍼, 스니커즈, 벨트 백, 스윔 쇼츠, 베이스볼 캡 등의 위트 있는 액세서리도 선보였다.

마침 밀라노에서는 ORDET라는 아트센터가 오픈했다. 이 건물은 MSGM의 첫 사옥이었던 곳으로, 아트에 관심이 많았던 마시모 조르제티가 직접 이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주는 특별한 작업을 했다. ORDET는 MSGM의 2020 봄여름 남성 컬렉션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아주 잠깐 공개됐지만, 향후 바젤, 슈테델슐레, 테이트 모던 등 주요 아트 기관 및 뮤지엄의 지원을 통해 젊은 이탤리언 아티스트들을 후원하고, 실험적인 아트와 문화 콘텐츠가 교류되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에디터
    박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