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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트렌드 업데이트

2019.08.08GQ

정중한 전화 통화, 스테이크 혹은 파스타만 메뉴판에 올라와 있는 레스토랑, 주말 반나절 정도를 소비해야하는 소개팅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요즘의 소개팅 트렌드는 이렇다.

전화번호는 나중에
요즘 세상에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안다는 건, 그 사람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게 되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최대한 낯선 사람의 번호를 저장하는 일은 삼가는 추세다. 서로의 카카오톡 아이디 프로필 교환이나, 인스타그램 주소 만으로도 얼마든지 연락이 가능하다. 어차피 카톡 프사도 봐야하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며 서로의 느낌을 짐작해야하니까. 전화번호는 첫 만남이 이뤄지고 난 뒤 두 번째 만남을 기약하고 싶을 때만 상대의 의사를 물어 교환한다.

주말은 사수한다
최근 소개팅에서 가장 선호하는 요일은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다. 이제 금,토,일 주말은 소개팅 첫 만남 우선 순위에서 한참 밀린다. 아직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금쪽 같은 주말을 허락할 순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요일 저녁은 자칫하면 긴장 풀고 놀자판이 될 수도 있고, 해서 조심스럽게 평일 저녁이 ‘핫’한 소개팅 요일이 됐다. 맘에 들었다면 돌아오는 주말에 슬쩍 데이트 신청을 하기에도 좋고.

식사는 선택사항
이건 사실 각자의 퇴근 시간에 따라 다르긴 한데, 5시쯤 사무 공간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소개팅에선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추세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이면 서로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 이 단계에서 좀 더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판단이 든다면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한다. 물론 그 제안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도, 정중하게 사양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예전처럼 소개팅 첫 만남 전에 ‘저녁으로 드시고 싶은 거 있냐’ 혹은 ‘혹시 잘 못 드시는 음식 있냐’고 묻는 일은 줄어들었다.

만남은 효율적인 동선으로
누구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은 피차 부담이다. 상대방의 직장 근처로 간다거나 혹은 상대방이 내가 있는 곳으로 온다는 건 초면에 불편할 수 있다. 또 얼굴 한번 못 본 사람 차에 얻어타는 것도 굉장히 어색하다. 따라서 서로의 위치에서 최대한 중간 지점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콤파스를 가지고 최단거리 계산을 하는 정도로 똑 떨어지게는 못하겠지만 대중교통과 도로교통 상황을 고려해 될 수 있는 한 효율적인 동선을 뽑으려고 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패션은 자연스럽게
집에 드러누워 있다가 편의점 가는 차림처럼 너무 흐트러져도 안되지만, 누가 봐도 ‘오늘 소개팅 하는 사람’인 것이 티가 날 정도로 각을 잡는 것 역시 안 된다. 요즘 소개팅 패션의 트렌드는 ‘꾸민듯 안 꾸민’이다. 평소 즐겨 입는 복장에서 액세서리나 가방, 신발 같은 포인트 하나만 신경쓴다.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도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어필한다.

계산은 각자
2019 소개팅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만남의 동선도, 시간도, 꾸밈도 모두 경제적이다. 첫 만남에서부터 무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만남시 발생하는 비용에 있어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대접’을 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신세지고 싶지 않고, 또 굳이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각자 계산을 선호한다.

    에디터
    글 / 서동현(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