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코미디를 대표할 일곱 명의 코미디언이 한자리에 모였다.
조엘 킴 부스터
나이 31
출신 일리노이주, 플레인필드
<코넌 쇼>와 <코미디 센트럴>에서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볼 수 있다. <슈릴>과 <서치 파티>에도 출연했고, 코미디 애니메이션인 <보잭 홀스맨>의 새 시즌에 목소리로 등장한다. <빅 마우스>의 작가이기도 한 그는 ‘코미디 센트럴’에서 패티 해리슨과 <언센드>를 진행한다.
자부키 영―화이트
나이 24
출신 일리노이주, 하비
<데일리 쇼>의 특별 출연자이면서 <투나잇 쇼>에도 출연했다. 넷플릭스의 시리즈물 <빅 마우스>와 <아메리칸 반달리즘>의 각본을 썼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썸원 그레이트>에선 중요 배역을 맡았다.
미트라 주하리
나이 26
출신 오하이오주, 웨스트 체스터
<빅 마우스>, <하이 메인터넌스>, <미라클 워커>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미국 카툰 네트워크에서 방영되는 <쓰리 비지 데브라>의 파일럿 방송을 맡았다. 라이브 코미디 쇼 <남자의 영역>을 캐서린 코헨, 패티 해리슨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캐서린 코헨
나이 27
출신 텍사스주, 휴스턴
<남자의 영역>뿐만 아니라
<브로드 시티>, <하이 메인터넌스>, <서치 파티>에 출연한다. ‘시크 트리트먼트’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내년 개봉 예정인 마이클 쇼월터 감독의 영화 <The Lovebirds>에도 나온다.
패티 해리슨
나이 28
출신 오하이오주, 콜롬버스
미트라, 캐서린과 함께 <남자의 영역>을 진행하지 않을 때면 <슈릴>에 출연하고, <빅 마우스>의 시나리오를 쓰고, 팟캐스트 ‘여자의 미소’의 공동 진행자로 활약한다. 또한 조엘 킴 부스터와 함께 ‘코미디 센트럴’의 시리즈물 <언센드>를 진행한다.
잭 폭스
나이 28
출신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명 트위터리언이자 래퍼, 시각 예술가이면서 전 <바이스 라이브>의 진행자.
훌리오 토레스
나이 31
출신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SNL> 작가인 토레스는 방영을 앞둔 HBO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 <마이 페이버릿 쉐입스>를 단독 진행할 예정이다. HBO의 새로운 코미디 시리즈이자 스페인어 프로그램인 <로스 에스푸키스>에서는 대본 작성부터 출연까지 도맡는다.
사람들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코미디 스타일을 ‘대안 코미디’라고 지칭합니다. 즉흥적이고, 더 정신없이 몰아붙이죠. 80세 할머니한테 대안 코미디를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
조엘 킴 부스터 관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향해 기술이 진화하고 있어요. 더 웃기게 포장하는 방송 기술이 새로운 코미디의 시작점이라고 봐요. 파이는 조각으로 잘라서 먹어야 하죠. 얼마나 많은 조각으로 나눴는지, 얼마나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는지에 따라 시청자의 수를 확보할 수 있어요. 방송 기술이 바로 파이를 자르는 도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자부키 영-화이트 우리의 코미디가 ‘새로운 스타일’로 불리는 게 흥미로워요. 대다수의 버라이어티 쇼 출연자들은 나이가 있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접근했거든요. 매번 새로운 주제를 이야기하지만, 사용하는 형식은 언젠가 한 번은 유행했던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캐서린 코헨 맞아요. 제가 올해 만든 <카바레> 같은 코미디 쇼가 좋은 예죠.
조엘 킴 부스터 대안 코미디가 이상한 건 준비를 끝내고 착수한 게 아닌데도 화제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모두가 활약하는 동시에 조금씩 배워가고 있어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구조는 전통적인 코미디를 구사하는 존 멀레이니와 별로 다를 바는 없어요. 방귀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게 뭔가를 대체하거나 대신하는 소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다만 우린 좀 더 인생 경험에 기반한 개그를 하죠. 그래서 ‘대안’이라는 말을 붙여준 것 같아요. 잘은 모르지만, 존 멀레이니는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종류의 코미디가 아닐까요?
패티 해리슨 ‘대안’은 나름대로 적합한 단어예요. 그 용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아도, 그보다 간결하게 우리의 개그를 설명할 단어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미트라 주하리 저는 즉흥적인 코미디언이에요. 예측하기 힘든 흐름도 대안 코미디의 특징이라고 봐주세요.
요즘 젊은 코미디언들은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서로 치켜세우거나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모습이 보이죠.
미트라 주하리 우리에겐 각자에게 주어지는 ‘디지털 공연장’이 하나씩은 다 있어요. 직접 쇼를 만들고, 쇼를 진행하고, 쇼가 열릴 수 있도록 사람들을 모으니까 꼭 필요하죠.
조엘 킴 부스터 그 전에는 물리적 무대가 생기면 누구든 달려가서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차지하자는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돌이켜보니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요.
잭 폭스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기 전엔 동지애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무대 양보’였어요. 하지만 이제 버튼을 한 번 클릭하는 것만으로 관객석, 공연 시간 등 여러 제약을 극복할 수 있죠.
하지만 인터넷은 코미디언에게 양날의 검일 수 있어요.
미트라 주하리 인터넷은 통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공간으로 뻗어나갈 길을 만들어낼 수 있죠. 활동 영역이 무한대로 커졌다는 사실은 저희 같은 사람들에겐 분명 이점이에요.
조엘 킴 부스터 재미있어요. 최근에 캐서린 코헨의 개그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패티 해리슨 것도 자연스럽게 찾아 보게 되더라고요. 코미디에 족보가 생기기 시작한 것 같아요. 멋진 일이죠. 빌어먹을 존 멀레이니 흉내나 내는 것보다 다양한 옵션이 생겼으니까요. 인터넷은 재능 있는 사람의 천재성을 돋보이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어요.
자부키 영-화이트 처음 글 쓰는 일을 구하려고 했을 때 인터넷은 큰 걸림돌이었어요. 소셜 미디어가 보급된 시대의 코미디언이라는 걸 ‘잠재적인 표절자’로 연결 짓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너 트위터 하지? 내 트윗 베껴서 이번 주에 개그 소재로 쓰겠네? 그냥 나를 네 쇼의 작가로 쓰지 그래?”라는 식이더라고요.
훌리오 토레스 하하. 우리가 남의 일화를 가져다 쓰진 않아요.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니까요.
소셜 미디어는 이미 개그와 유행어를 빼앗고 뺏기는 ‘정글’일 텐데요.
잭 폭스 ‘아이템 강탈’이 이미 걷잡을 수가 없게 된 건 맞아요.
자부키 영-화이트 <지미 팰런 쇼>에 출연했다가 이런 댓글을 봤어요. “이 자식이 내가 트위터에 올려놓은 개그를 갖다 쓰네.” 당장 “내가 내 트위터에서 했던 조크를 지금 TV에서 하고 있는 거다”라고 받아치고 싶었죠. 제가 트위터에서 한 개그로 얻은 팔로워만 수천 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수입이 나오거나 하진 않아요. 트위터에서 얻은 사회적 자본이 저를 이 자리로 이끌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겠지만요.
패티 해리슨 요즘 인터넷은 형태가 없는 ‘IP의 대자연’ 같아요. 트위팅을 함과 동시에 당신의 개그와 어투, 목소리까지도 도둑맞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해요.
젊은 코미디언으로서 요즘 벌이는 좀 괜찮은가요?
캐서린 코헨 저는 광고에 목소리를 삽입하며 버는 돈이 수입의 전부예요. 코미디를 해서 생계를 꾸리는데 충분한 돈을 벌고 있진 못하죠. 턱없이 부족해요. 스스로를 부양할 돈이 있어서 계속 코미디를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면 행운이겠네요.
조엘 킴 부스터 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저임금 또는 무임금 일자리는 거절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런 일거리만 들어오더라고요. 심지어 <코넌 쇼>에 첫 출연을 한 뒤에도요. 뉴욕에 살았을 때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주당 50시간을 일하면서 밤에는 마이크를 잡아 돈을 벌었어요.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아요.
캐서린 코헨 TV에 나와도 고정 출연자가 아니면 사실상 아무것도 버는 게 없죠.
자부키 영-화이트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겸하는 사람들에겐 흔한 일이에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어야 생계를 겨우 유지할 수 있어요.
정치적인 상황이 코미디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있다면요?
조엘 킴 부스터 현 정부에 관한 개그를 하면 반응이 특히 좋아요. 덕분에 사람들이 저에게 동조하도록 만드는 게 매우 쉽다고 해야 할까요. 개그로 포장했을 뿐, 정의의 투사처럼 보이는 거죠. 하지만 문제는 제가 좋은 지적을 한 건 아는데, 좋은 개그를 했는지는 잘 모르더라고요.
미트라 주하리 정치에 관해 이야기하는 심야 쇼에서 일해보니 알겠더라고요. 말하고 싶은 걸 재미있게 풀어나갈 방법을 제가 잘 모른다는 사실을요. 가족이 입국 금지를 당한 게 하나도 재미있지 않은데, 그걸 어떻게 코미디에 써먹겠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소외된 지역사회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라요. 전혀 재미있지도 않은 걸 가지고요.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항상 고민하죠.
트랜스젠더 코미디언으로서, 패티 해리슨에겐 현재의 정치 상황이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패티 해리슨 현 정부의 정책은 그저 웃길 따름이에요. LGBT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떠올리면 금세 머리가 뜨거워져요. 이 주제론 농담을 하기 싫어요. 제가 소외된 신분이란 것도 알고 있어요. 중앙 아메리카 출신의 트랜스젠더이면서 온라인에서 개그를 하는 건 저뿐일 테니까요. 그래서 책임감을 느끼기도 해요. 코미디에서 성전환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저만의 규칙과 방식을 정해 지키고 있어요.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개그를 짜는 걸 좋아해요.
훌리오 토레스 넌 정치 전문가도 아니고 뉴스 데스크에 나오는 게스트도 아니야. 견해를 가진 예술가지.
조엘 킴 부스터 트위터의 덫에 걸린 거야. 요즘 기자의 트위터는 웃겨야 퍼지고, 반대로 코미디언의 트위터는 좀 기자 같은 구석이 있어야 하거든. 여러분, 그냥 우리 각자의 밥그릇만 챙기기로 하면 안 될까요?
당신들 중 몇몇은 매주 다소 거친 단어를 사용해 트윗을 남겨 유명해졌는데요. 의도한 것인가요?
자부키 영-화이트 사람들이 심리 치료도 받지 않고, 마약에 손대지 않고, 항우울제를 복용하지도 않으면서 살벌한 현실에 부딪히는 게 얼마나 미친 짓이냐는 생각을 트위터에 남겼어요. 무대에 올랐을 때를 대비해서 아껴두었으면 좋았을걸. 인터넷에서 너무 많이 퍼져버렸더라고요. 한때 독창적이었던 아이디어들이 트위터에서 너무 많이 소비됐어요. 더 이상 제 것도 아니고요. 이상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같지만요.
잭 폭스 무대 위에서 네 트윗을 리트윗하면 되잖아.
패티 해리슨 참, 우리 엄마는 네 트윗 십자수로 떠서 장식장에 올려놨더라.
자부키 영-화이트 돌아가시기 전에 다 뜨셨다니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