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 아니었다. 가장 성욕이 끓어오르는 요일은 다름 아닌 일요일.
데이트 앱으로 누굴 만나는 게 늘 불만족스러웠지만 나는 데이트 앱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직접 만나지는 않는 대신, 일하다가 지루할 때면 자연스럽게 데이트 앱을 통해 야한 농담만 주고받는다. 하지만 주중이 지나고 마침내 일요일이 되면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달라진다. 일요일만 되면 왠지 모르게 더 자주 데이트 앱을 켜게 되고, 열정적으로 데이트 상대를 검색한다. 일요일 즈음이 되면 나의 성욕이 절정에 이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건 아닐까? 뜬금없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구글링을 시작했다. ‘일요일의 특별한 성욕’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주말의 마지막 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또 다른 사람들은 쉬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그들 중 일부는 모든 욕구를 오로지 성욕으로만 연결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성욕을 SNS에 야한 이미지를 올리는 걸로 표현하기도 한다.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아침에 섹스를 한다. 성욕을과 일요일은 분명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나의 이론이 더 명확해졌다. 확인해보기 위해 트위터 설문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결과는 월요일의 성욕이 가장 저조했고, 화요일과 수요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주 초기에는 성적인 욕구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 초에 섹스를 하는 이유 중에는 다가올 지겹고 스트레스 받는 주중에 대응하기 위한 이유가 많았다. 25세의 카일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주말부터 기분이 좋아져요. 월요일에 섹스를 하면 힘든 월요일을 극복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구요.” 33세의 제임스도 그 원칙에 동의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근무하는 사람들한테는 아마 화요일이 최악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주초에는 섹스를 하면서 극복하려고 해요.”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주일 중에 수요일을 가장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날 섹스로 푼다고 답변했다. 21세의 티나는 수요일을 이렇게 묘사했다. “수요일은 한 주의 지스팟(G-spot) 같은 날이에요. 한주의 가운데에 위치한 날이죠. 최악은 지났지만, 여전히 주말까지 좀 더 남아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날이에요.”
한주의 끝으로 갈수록 점점 더 성욕이 커지다가 모두 금요일에 절정에 이른다고 답했다. 이 설문 역시 24%가 금요일에 투표했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시작되기 직전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약간 떨어졌다. 목요일이 23%로 당당하게 2위를 차지했다. 주말이 되면 사람들은 벌써부터 월요병에 대한 걱정을 시작한다. 26세의 도미닉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요일이 되면 사람들은 주말을 기다리기 시작해요. 그리고 우리 모두 성욕이 점점 일어나기 시작하죠.” 익명을 요구한 24세의 여성도 목요일의 성욕이 가장 거대하다고 인정했다. “목요일은 왠지 모르게 성욕이 왕성해지고 몸이 왠지 모르게 들뜬다고나 할까요? 일부러 금요일 아침 수업은 신청하지 않고 목요일 밤부터 신나게 놀았던 대학 시절 때문에 그런 거 같기도 해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쉬기 시작하는 금요일과 토요일은 비슷한 선호도로 선택됐다. 토요일을 꼽은 한 익명의 설문 참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면, 토요일만이 유일하게 그 다음날까지 쉴 수 있는 요일이에요. 이날만은 피로와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날이죠.”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일요일은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성욕이 넘치는 일요일은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완벽하게 틀리지는 않았다. 일요일은 16.4%로 공동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금요일의 섹스 선호자들에게 일요일은 다소 부담스러운 요일로 여겨지는 듯 하다. 여러 사람들이 일요일의 섹스는 다가오는 한 주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용도로써 시도한다고 한다. 24세의 맥킨지는 일요일의 섹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보통 다가오는 한주를 시작하기 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다 때로는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죠. 편안한 옷을 입고 파트너와 뒹굴거리기 시작해요. 결국, 저는 일요일에 섹스를 가장 많이 하게 되구요.” 일요일로 답변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가올 한주에 대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언급했고, 주말의 마지막 날 누릴 수 있는 게으름이 섹스로 연결된다고 답변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여전히 일요일의 왕성한 성욕을 지지하는 쪽이다. 일요일의 섹스는 40시간의 고된 한 주 동안의 업무를 보낸 후에 누릴 수 있는 쾌락이다. 성욕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살아있고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이며, 이메일과 사무실로부터 벗어나 누릴 수 있는 흥분되고 즐겁고 흥미로운 감정이다. 그중에서도 일요일의 섹스는 우리가 한 주의 마지막 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다가올 월요일의 두려움을 줄여준다. 일요일의 섹스는 마치, 피지 여행에서의 마지막 날 비행기 출발 몇 시간 전에 스노클링을 예약하는 것과 비슷하다.
- 에디터
- 글 / 소피아 벤와(Sophia Benoit)
- 일러스트레이터
- 사이먼 애브라노이스(Simon Abranowic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