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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섹스를 즐기는 방법

2019.09.06GQ

<프렌즈 위드 베네핏(Friends with Benefits)>과 같은 상황을 잘 유지하거나, 데이트 앱에서 만난 파트너와 다음날 아침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는 방법.

사랑하는 사람과만 섹스해야 한다는 생각에 완전히 반대한다. 나에게 있어 섹스는 다양한 방식의 경기를 혼자서도,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인 농구와 같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잡힌 픽업 농구 경기는 제법 신선하다. 한 명의 헌신적인 파트너와 함께 했던 4년이 지난 후, 그들은 서로가 섹스에서 원하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이제 그들은 좋고 나쁜 것을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데 두려움이 없어진다. 물론 좋지만, 종종 섹스가 암기식 패턴으로 이어진다. 즉흥적 섹스는 예측이 전혀 불가능하고, 그래서 즐겁다.

물론 즉흥적인, 캐주얼 섹스는 때때로 너무 낯설어서, 혹은 너무 어색해서 오히려 괴로울 수도 있다. 전혀 즐겁지 않았던 슬픈 원나잇 스탠드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노력을 기울이면 캐주얼 섹스는 새롭고 참신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사람과 함께 섹시한 무드를 나누는 것은 우리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단, 캐주얼 섹스는 쉽게 터질 수 있는 섬세한 비눗방울과 같기 때문에 캐주얼 섹스를 즐기기 위해 지켜야 할 몇가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보이스카우트처럼 늘 미리 준비해놓는다.
캐주얼 섹스를 할 준비가 되었다면, 항상 당신의 공간에 다른 누군가와 함께 들어온다는 가정하에 철저하게 준비해 둔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장소에서 사랑을 나누게 될 수도 있지만, 늘 자신의 공간을 청결하게 정리하여 뜻밖의 상황에 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청결도보다는 준비하는 마음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 수건도 하나 이상 준비해놓는다. 세면도구는 너무 비싸거나 럭셔리한 제품으로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손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정도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콘돔을 잊지 않는다. 안전한 곳에 콘돔을 잘 보관해둔다. 콘돔이 없을 때의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장 좋은 품질의 콘돔을 구해온다. 가능한 아주 다양한 종류의 콘돔을 구비해서 매일매일 바꿔가며 사용해보자. 캐주얼 섹스를 즐길 계획이라면 콘돔이 늘 가장 중요한 존재임을 잊지 않는다.

가벼운 태도로 관계를 유지한다.
섬세한 무스 크림 같은 캐주얼 섹스는 생각이 너무 많을 때 쉽게 망가진다. 캐주얼 섹스를 즐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솜털처럼 가벼운 태도로 임하는 것이다. 자신의 꼬인 가족사 얘기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다. 캐주얼 섹스의 목적은 오로지 공격적인 섹스여야 한다. 물론, 좋은 바에서 가벼운 주제의 대화를 나누며 술 한잔 하는 정도는 허용된다. “어렸을 때 어디에서 살았어요?” 또는 “어떤 일을 하세요?”처럼 아주 가볍고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질문은 분위기를 올릴 수 있다. 괜히 무거운 주제로 상대방을 지루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가능한 아주 가벼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좋아하는 영화나 책, 음악은 좋다. 하지만, 절대로 비트코인 투자 전략이나 수능 점수는 꺼내지 말자. 당신이 키우는 반려견이 다람쥐를 잡기 위해 나무를 뛰어넘는 동영상을 보여줘도 좋다. 무겁고 깊은 주제만 피하면 된다. 대화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액티비티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마치 데이트처럼, 함께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지 않도록 한다.

양념 갖고 장난치지 않는다.
영화 <라따뚜이>에서 링귀니(Linguini)가 레미(Remy)에게 ‘양념 갖고 장난친 것’에 대해 비난하는 장면이 있다. 캐주얼 섹스는 무조건적인 당신의 판타지를 실현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나는 카섹스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우리 한 번 해볼까요?”와 “우리 하드코어 섹스에 발을 담가볼까?”라는 제안에는 큰 차이가 있다. 캐주얼 섹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짜릿한 요소를 추가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만, 서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평범한 섹스가 좋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캐주얼 섹스는 변태적인 판타지를 테스트하는 자리가 아니다.

첫 관계 후에 계속해서 캐주얼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면 솔직하게 묻는다.
데이팅 앱이나 친한 친구의 파티에서 만난 상대와 잠자리를 했다고 해서, 그 다음날 바로 얘기를 꺼낼 필요는 없다. 원나잇 섹스는 뒤끝이 없도록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성적으로만 끌린다면,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잠자리 외에 다른 장소에서도 서로 봐야 하는 사이라면 말이다. 그럴 때, 당신은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캐주얼한 관계 괜찮아요? 동의하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저는 단지 제가 원하는 관계를 당신도 원하는지 물어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서로 섹슈얼한 관계에 합의를 보았다면, 룰을 몇 가지 더 만들어 보자. 결국, 캐주얼 섹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위해 어느 정도의 룰이 필요하다.

섹스 후에는 상대방과 함께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관계없이 친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어울리다 보면, 결국 주기적으로 섹스를 하는 친구 사이가 된다. 그리고 함께 다음날까지 보내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자신도 모른 채 발렌타인 데이에 쓸 유치한 카드를 고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섹스를 끝내자마자 바지를 입지도 않은 채, 바지를 들고 <미션 임파서블>처럼 5층 집의 창문을 뛰어내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침 식사를 함께 한다거나, 함께 뒹굴뒹굴하면서 애니메이션을 본다면 친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친밀감은 캐주얼한 관계의 끝을 의미한다.

분위기 파악을 잘한다.
캐주얼한 관계를 처음 시작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관계를 원하는지 물어본다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오늘 밤 미래에 대한 기대나 약속 따위는 전혀 없이 섹스를 하지 않을래요? 그리고 앞으로 4~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섹스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서로에게 정말로 맞는 사람을 발견하면 천천히 관계를 끝내고 싶어요.” 당연히 적절하지 못하고 불편한 제안이다. 다른 모든 섹스와 마찬가지로 캐주얼 섹스에도 동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해서 캐주얼 섹스를 즐긴 후에 그 관계를 끝내고 싶더라도 굳이 명쾌하고 끝났다고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다. 만약 서로 친구 관계이거나 아는 사이라면, 섹스 후에 서로의 관계를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 친밀한 관계나 이상한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캐주얼한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간의 동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 충분하게 합의된 후에는 다시 물을 필요도 없고 무언가 기대할 필요도 없다.

상황을 이상하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상 가장 중요한 룰이다. 당신은 지금 데이트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엇을 하든, 어떤 옷을 입든지 간에, 그리고 누구와 관계를 맺든지, 묻거나 말을 꺼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장벽을 만들고, 상대방 또한 당신과 같은 생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절대로 소유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인스타그램도 팔로우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히 그 관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데이트 관계에서나 할 수 있는 행동은 최대한 삼간다. 그저 쿨하게 약간의 노력만 기울여, 캐주얼한 관계를 최대한 즐기면 된다.

    에디터
    글 / 소피아 벤와(Sophia Benoit)
    일러스트레이터
    사이먼 애브라노이스(Simon Abranowi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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