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골목을 누비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바로 전동 스쿠터다. 두 개의 아주 작은 전동 바퀴가 장착된 전동 스쿠터에 대한 두 가지의 상반된 의견을 들어봤다.
‘전동 스쿠터는 최악이다!’
스튜어트 맥걸크(Stuart McGurk)는 스쿠터를 혐오한다.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미동도 없이 수직으로 선 상태에서 움직이는 도구를 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그 모습은 괴기스럽다는 표현 외에는 할 말이 없다. 그 괴기스러운 이동 수단의 예는 다음과 같다. 세그웨이(Segway), 에어휠(Airwheel), 호버보드(Hoverboard) 그리고 상원 의원을 만나러 가기 위해 완벽하게 팔다리가 봉쇄당한 한니발 렉터(Hannibal Lecter)의 이륜차까지. (희대의 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모습은 할로윈 코스튬 용으로는 완벽하다.) 이제 그 리스트에 전통 스쿠터도 추가되었다. 전동 스쿠터는 파리 패션위크에서도 그 모습을 당당하게 선보였다. 하지만 영국 도로에서 전동 스쿠터는 불법이다. 더욱 최악인 것은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전동 스쿠터의 라이더는 마치 장난감 자동차를 밀고 다니는 어린아이의 모습과 같다. 최악! 전동 스쿠터 한 대가 길을 건너, 메인 로드로 향한다. 그리고 그 뒤에 연달아 다른 전동 스쿠터가 따라온다. 정말 최악! 전에 전동 스쿠터 한 대가 갑자기 방향을 휙 틀어 인도에서 도로가를 가로지르다 다시 인도로 와서 한 가게 앞에 서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신호 따위는 무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라이더는 그 위에서 내리지 않은 채 계속해서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봐! 그건 호버슈즈(Hovershoes)가 아니야!”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적어도 바이크라면 자동차가 실수로 들이박을 경우 어느 정도의 작은 희망은 있다. 하지만 전동 스쿠터라면? 운명에 맡길 수밖에…. 멋이 없다면 적어도 교통 신호라도 잘 지켜야 하지 않을까? 목숨을 지키고 싶은 한낱 희망이라도 있다면 말이다.
‘전동 스쿠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다!’
테오 반 덴 브로에크(Teo van den Broeke)는 전동 스쿠터 지지자이다.
전동 스쿠터는 마이크로 스쿠터와 완전히 다른 이동 수단이다. 폴딩이 가능하고, 이상하리만큼 작은 바퀴를 다리의 힘을 사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마이크로 스쿠터는 그저 이상할 뿐이다. 마이크로 스쿠터는 90년대 유아들과 2000년대 어린이들이 즐겼다. 반면 재빠른 전동 스쿠터는 마이크로 스쿠터와는 완벽하게 정반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파리의 거리를 점령하기 시작했으며 날쌔고, 경제적이며, 놀랍도록 시크하다. 파리의 전동 스쿠터는 이제 프랑스 수도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파리 출장에서 나는 자동차 대신 전동 스쿠터를 렌트하여 이곳저곳 다녀보기로 결심했다. 전동 스쿠터 렌트 장소는 마레 지구의 골목부터 트로카데로(Trocadéro) 궁전까지 못가는 곳이 없었을 정도였다. 게다가 빌리고 반납하는 일도 몹시 편했다. 시속 20km 정도의 쾌적한 속도(제법 많은 사고 이후 속도 제한이 생겼다)로 파리를 누비며, 나는 마치 호버보드를 타던 마티 맥플라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더 쿨하고 더 자유롭게 구석구석을 누릴 수 있었다. 파리에만 현재 약 2만 대의 전동 스쿠터가 구비되어있지만, 여전히 배려 없는 주차부터 인도 위에서의 위험스러운 라이딩까지 여러 지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환경친화적인 전동 스쿠터의 이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수도 줄어들 것이며, 그렇게 되면 사고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에디터
- 글/ 테오 반 덴 브로에크(Teo Van Den Broeke), 스튜어트 맥걸크(Stuart McGu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