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것들이 뒤섞여있는 재미있는 조합의 술집들이 서울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런치 재즈클럽
런치 재즈 클럽을 하루에 두번 가도 이상하지 않은건 낮과 밤의 메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낮에는 토스트, 밤에는 와인과 타파스를 내놓는 이 곳은 주말에는 줄을 서야할만큼 뜨겁다. 두툼한 토스트에 커피 한잔 하고 싶다면 점심에, 퇴근 후 간단한 안주에 와인 한잔 하고 싶다면 저녁에 들르면 된다. 혼자서는 다 못 먹을만큼 두툼한 두께에 시럽이 듬뿍 뿌려진 누텔라 바나나 토스트와 포치드 에그에 넉넉한 양을 얹은 베이컨 토스트가 특히 훌륭하다. 저녁에 내놓는 와인들은 모두 내추럴 와인이며 ‘랜덤 글라스’라는 이름으로 그날에 어울리는 와인이 랜덤으로 제공되는 메뉴가 재미있다. 내추럴 와인이 처음이라 아직 취향이 없다면 1잔에 2만3천원짜리 랜덤 글라스로 첫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11길 57 지하 1층 2호
영업시간 11:30~23: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lunch.jazz.club
얼리 크로우
삼각지역 근처에 연 술집 얼리 크로우는 형형색색의 조명을 달아놓아,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다른 세계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기괴하고 괴짜스러운 느낌이 오히려 신선하다. 갤러리 펍이기도 한 이 곳에서는 아티스트 김김김(k.k.k)의 다양한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페인팅 작업이 주를 이루는 그의 작업들 또한 다채로운 색감으로 채워져 있어, 붉은 벽의 펍 내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아티스트가 3개월에 한번씩 작업들을 바꾸어 선보이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메뉴인 소고기 머쉬룸 피자 이외에도 하몽과 치즈, 육포와 마른안주 등 맥주와 간단하게 먹기 좋은 안주가 준비돼있다. 오렌지 데킬라와 잭콕이 8천원대로 즐길 수 있다. 메뉴가 많진 않지만,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2차로 가볍게 들르기 좋다.
위치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164, 3층
영업시간 18:00~02:00
인스타그램 @3rdfloor6
버드랜드
재즈와 치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치킨집을 모토로 내세운 버드랜드. 찰리 파커의 예명인 ‘버드랜드’를 가게의 이름으로 붙인 것만 보아도, 이 곳을 운영하는 두 남자가 재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가게로 들어서는 문에는 찰리 파커의 모습이 스테인 글라스로 새겨져있고, 간판은 뉴욕의 오래된 재즈 클럽 버드랜드의 로고를 동일한 서체로 오마주했다. 오스카 피터슨, 마일즈 데이비스 등 클래식한 재즈 음악을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데, 가끔 CD자켓을 모아찍은 사진과 함께 그날의 플레이리스트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올려두기도 한다. 거대한 어니언링을 올려서 선보이는 오리지널 치킨이 대표 메뉴로 적당히 담백해서 더 좋다. 글렌모렌지, 우드포드 리저브, 와일드 터키 등의 입문용 위스키도 판매해 치킨과 페어링해볼 수 있다.
위치 서울 용산구 신흥로41
영업시간 17:00~01:00,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birdland_seoul
39etc
동부 이촌동의 아파트 단지 상가 1층 문방구가 있어야할 것 같은 자리에 갑자기 나타나는 술집이다. 독일 브랜드 블레스의 담요와 탁상 조명을 쇼핑하면서 차가운 화이트 와인도 마실 수 있는 독특한 조합의 즐거움이 있는 곳. 와인 가격 또한 한 잔당 5천원으로 부담이 없다. 천장까지 닿도록 한벽을 가득 채우게 제작한 사각 프레임의 목재 진열장에는 각 칸마다 빈티지 화병부터 작은 인센스 홀더까지 다양한 제품이 채워져 있다. 파리의 도예가 마도카 린달의 도자기, 뮤지엄 아카이브의 달걀 모양 향초 등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제품들이 가득하다. 한 칸, 한 칸 천천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후딱 간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촌로18길 21-47 1층
영업시간 평일15:00~20:00 / 주말 13:00~20:00
인스타그램 @39etc
- 에디터
- 글/ 이상희(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