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다. 하나는 마초적인 장르 무비의 대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필모그래피와 삶을 다룬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할리우드 속 여성이라는 주제로 188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할리우드에 종사하는 96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다. 전자는 비디오 가게의 점원이자 영화광으로서 <저수지의 개들>로 데뷔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까지 총 9편의 피 튀기는 작품을 만들어낸 타란티노에게 바치는 헌사로, 그의 세계에서 폭력과 블랙 코미디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탐구한다. 새뮤 얼 L. 잭슨, 크리스토프 왈츠, 제이미 폭스 등 타란티노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는 13명의 생생한 뒷담화는 덤이다. 후자는 이 시점에도 여전히 만연한 할리우드 내 성차별에 주목하며, <원더우먼> 등 188편의 영화와 드라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태 분석과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클로이 모레츠, 나탈리 포트만, 산드라 오 등 96인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불평등의 현주소를 파헤친다. 극장가는 다양성이라는 외면할 수 없는 동시대의 과제를 직면했다. <쿠엔틴 타란티노8>과 <우먼 인 할리우드>가 동시에 극장에 걸린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 에디터
- 이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