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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타는 이들을 위한 BGM 추천

2019.11.07GQ

음원 차트 밖에서 끌어올린 이 달의 숨은 명곡. 빠르게 스쳐가는 가을의 끝자락에 듣기 좋은 노래를 모았다.


소금 ‘Kimchisoup’
소금의 목소리는 쉽게 해석되지 않는 시 같다. 그는 몽환적인 음색과 가사가 거의 들리지 않게 뭉개진 발성으로 독보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첫 번째 솔로 앨범 에 수록된 ‘Kimchisoup’을 듣고 나면 소금이란 이름이 뇌리에 박히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솔로 앨범의 모든 수록곡과 지난 9월 프로듀서 드레스와 함께 발표해 호평을 받은 앨범 , 그리고 염따, 펀치넬로, 히피는 집시였다와 함께한 노래도 찾아 듣게 될 것이다. 최근 소금은 AOMG의 새로운 아티스트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사인히어>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태연 ‘Better Babe’
‘믿듣탱(믿고 듣는 태연)’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발표하는 곡마다 화제가 되는 태연이 두 번째 솔로 앨범 에서 더 넓은 보컬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콘서트에서 선공개했던 ‘Gravity’와 음악 차트 상위권을 지키는 타이틀곡 ‘불티’에 비해 주목받지 못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매력적인 곡 중 하나는 ‘Better Babe’이다. 히치하이커가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후반부에 몰아치는 고음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짙은 감성, 돌이킬 수 없는 이별에 대한 슬픈 가사가 어우러져 길게 여운을 남긴다. 쌀쌀한 계절에 듣기 좋다.


서사무엘 ‘Yi YU’
데뷔 앨범 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던 서사무엘이 3년만에 3집 앨범 로 돌아왔다. 오래 기다린 리스너들에게 무려 15개 트랙(LP에는 18트랙)을 선사했다. 수록곡 ‘Yi YU’가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주류, 비주류 할 것 없이 모두가 평화롭게 공생하기를 바란다는 앨범 전체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추천곡으로 꼽았지만, 앨범에서 빠지는 곡이 하나도 없다. 독자적으로 쌓아 올린 그루브는 더욱 매끄러워졌다. 네오 소울을 좋아한다면 엄지를 치켜들 준비를 하라.


후디 ’Perfect Timing’
AOMG 소속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후디가 드디어 정규 앨범 를 발표했다. 앨범 제목처럼 ‘어딘가를 떠나고 새로운 곳에 도착한다’라는 설렘과 후련함,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수록곡인 ‘Perfect Timing’은 귓가에서 미끄러지는 후디의 음색이 두드러지는 곡. 후렴구에 반복되는 가사 ‘It just wasn’t perfect timing good timing’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일요일 오후 소파에 늘어져서 듣고 싶은 노래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간지러워(Roller Coaster)’
방탄소년단의 직속 후배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은 최신 앨범 <꿈의 장: MAGIC>으로 그룹의 정체성을 쌓아가고 있다.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에 이어 이번에도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라는 동화같은 제목의 타이틀곡을 내세우며 해리포터같은 서사를 써내려간다. 흥미로운 건 사운드다. 방탄소년단이 힙합을 기반으로 한다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청량한 신스 팝에 가깝다. 특히 ‘간지러워(Roller Coaster)’에선 아이돌 음악에 대한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변칙적으로 리듬을 비트는 실험을 감행한다. 간지러운 가사만 참는다면 힙한 사운드에 귀가 즐겁다.


갓세븐 ‘Thursday’
갓세븐의 새 앨범 에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Thursday’다. 멤버인 JB가 작사를 하고, 로얄다이브가 작곡을 맡았기 때문이다. 둘은 ‘Prove It’, ‘Fade Away’, ‘PAGE’ 등 감성적인 사랑 노래를 합을 맞춘 전적이 있다. 곡을 쓴 JB 뿐 아니라 진영, 잭슨 역시 이번 앨범 중에서 ‘Thursday’를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았다. 퍼포먼스에 비해서 과소평가되는 갓세븐의 보컬을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얼마전까지 진행된 5개월간의 월드투어로 실력이 한층 향상됐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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