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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바소니 대표가 말하는 가구 시장의 트렌드

2019.12.04GQ

우디네에서 3대째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제르바소니를 지켜온 미켈레 제르바소니 대표를 만나 가구의 미덕에 대해 물었다.

푹신한 구름 같은 고스트 소파, 손으로 엮은 듯한 라탄 스툴, 제르바소니 가구는 힘주지 않아도 멋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단순해도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왜일까요? 우리는 자연에서 온 소재의 완벽하지 않은 아름다움에 주목합니다. 소재를 직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전통적인 공예 방식으로 풀어내는 겁니다. 친근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형태를 상상하면서요. 그렇게 탄생한 가구들은 아름답죠. 편안하니까요.

라탄, 리넨, 우드, 브라스 등 소재의 물성을 볼드하게 살리기로 유명해요. 새로 출시한 ‘실버’ 제품은 알루미늄을 활용했는데, 어떤 물성에 주목했나요? 알루미늄은 재활용되는 친환경 금속이면서도 강철보다 세 배 가볍습니다. 퀄리티를 담보할 수 있는 유니크한 금속이자, 조금의 변형도 없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어요. 최근 주목하는 소재가 있나요? 제르바소니의 DNA는 자연에서 온 소재들에 있지만, 최근엔 새로운 소재로 실험하는 걸 즐깁니다. 100퍼센트 재활용 가능한 에콜른 테이프를 활용하고, 새 아웃도어 컬렉션에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얻어낸 에코티크를 사용하고 있어요. 우린 늘 환경을 중시하죠. 소재부터 시스템까지 친환경적인 것인지 항상 고려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는요? 브라스. 매우 흥미로운 소재예요. 자연스럽고, 밝고, 가볍고, 연성이 있어 부드러우며, 황금빛 반사로 방을 가득 채우죠. 지금 이 쇼룸에도 있는 브라스 램프는 단순하지만 공간을 채우는 존재감을 지닌 아이코닉한 오브제예요.

여러 인터뷰에서 가구는 예술이 아닌 생활의 연장이라고 강조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요? 집에 있을 때 우리는 휴식을 취하죠. 이 시간만큼은 기능적인 동시에 편안하고 친근하며, 사랑할 수 있는 사물들에 둘러싸여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사물들은 독자적인 존재감을 뽐내기보단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편안함을 선사할 수 있어요.

요즘 가구 시장의 트렌드는 어떤 것 같나요? 유행이 없는 게 최근의 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는 방식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요. 이제 소비자들은 트렌드를 좇기보단 자신을 둘러쌀 물건들을 그때그때 자유롭게 택합니다. 이건 우리에게도 풀어야 할 과제예요.

그런 변화된 소비 방식에 어떻게 대응할 건가요? 제르바소니 가구에는 카멜레온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소파, 암체어, 모든 시트 커버는 교체할 수 있는 타입으로 디자인했죠. 어떤 커버를 씌우느냐에 따라 콘셉트를 매우 쉽게 바꿀 수 있어요. 그럼으로써 방의 분위기를 내키는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실용성과 유연성이 우리의 무기가 되겠죠.

137년,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3대째 브랜드를 지켜온 비결은 뭔가요?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성 덕이겠죠.

당신 집에 둔 제르바소니 가구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뭔가요? 누볼라 소파는 제 마음의 오브제예요. 최고로 편하고, 부드럽고, 푹신하죠. 어느 누구라도 이 소파에 앉으면 기분이 대번에 풀어질 겁니다. 그게 바로 가구의 미덕입니다.

    에디터
    이예지
    포토그래퍼
    설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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