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루이스 폴센 파테라 조명, 뱅앤올룹슨 A9 스피커 디자이너 오이빈드 슬라토

2020.01.06GQ

디자이너 오이빈드 슬라토는 피보나치 수열에서 빛과 소리의 원리를 찾았다. 루이스 폴센 파테라 조명과 뱅앤올룹슨 A9 스피커가 더 밝고 선명할 수 있는 까닭이다.

루이스 폴센의 파테라 조명, 뱅앤올룹슨의 A9 스피커와 베오사운드 셰이프는 미니멀한 동시에 기하학적인 형태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난 새로운 걸 창조하지 않는다. 다만, 자연 속 조화로움을 찾아낸다. 자연 속에 있는 피보나치의 수열, 강물에 작은 조약돌을 던졌을 때 물 위에 퍼지는 파문, 그런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

자연이 당신을 매혹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자연은 오랜 시간 동안 진화하고 발전해오며 그 자체로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우리가 지나치는 현상들은 다 연결된다. 지구의 자전을 통해 낮과 밤이 생겨나고, 공전을 통해 봄에서 여름, 가을, 겨울로 변화한다. 최적화된 자연환경이야말로 내가 디자인하고 싶은 모습이고, 원천이다.

그중에서도 피보나치 수열은 당신의 작품에서 늘 찾아볼 수 있는 패턴이다. 피보나치 수열은 자연 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가장 자연스러운 패턴이다. 이런 패턴을 제품에 표현하고 싶었다. 난 이런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직관적으로 따듯함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디자인한 조명은 빛을, 스피커는 소리를 더 잘 퍼지게 한다. 어떻게 탐구한 결과인가? 조명과 스피커, 소리와 빛의 공통점은 공유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공유될까? 물 위에 번지는 파동 같은 자연 속의 패턴을 탐구하고, 퍼짐의 형상을 응용하며 시제품을 만들고, 브랜드와 함께 연구해 발전시킨 결과다.

새로 출시한 파테라 실버는 기존 화이트 컬러에 비해 어떤 점이 다른가? 2015년 화이트 파테라를 출시할 당시, 원래 시제품은 실버였다. 하지만 소재의 한계성으로 론칭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루이스 폴센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실버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실버는 화이트와 달리 낮에도 피보나치 패턴에 의한 프리즘 효과가 있고, 실버 포일 소재가 빛의 일정 부분은 흡수하고 일정 부분은 반사해 반짝이는 효과가 있다. 더욱 빛난다.

당신에게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가? 아주 단순하다. 무언가를 좋게 만들어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하는 것.

디자인해보고 싶은 또 다른 제품이 있나? 어떤 것이든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다만 겉만 디자인한다기보다는,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그 물성과 형태를 탐구하고 디자인해나갈 수 있는 것을 디자인하고 싶다.

요즘 산업 디자인의 트렌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굉장히 쿨한 디자이너들이 멋진 걸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가 양 떼라고 한다면, 디자이너들이 양 떼를 쫓아가기보단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양 떼를 리드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디자인은 트렌드를 반영하며 혹은 저항하며,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나? 자연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으면 디자인의 시점이 굉장히 달라진다. 기업이 원하는, 혹은 트렌드를 따르는 디자인보다 사람들에게 이로운 디자인을 하는 것이 항상 먼저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랬기 때문에 내 디자인이 독창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뱅앤올룹슨 A9 스피커가 기존 오디오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에디터
    이예지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