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구찌가 탐색한 서울의 공간

2020.01.27GQ

구찌에게 장소 혹은 공간은 큰 의미가 있다. 예술적, 역사적 이야기가 깃든 곳은 그간 구찌를 이루는 창조적 근원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오는 3월 12일부터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구찌의 기획 전시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는 그렇기에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행보다. 이번 전시는 서울의 독립, 대안 예술 공간의 복합적인 역사와 헤테로토피아 Eterotopia에 대한 고찰을 다룬다. 헤테로토피아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공간이 이질적 역할을 수행하며 일반적인 기능에서 벗어나 다른 의미를 갖는 개념을 뜻한다. 즉, 한 공간이 예술적, 미학적 가치를 갖게 됨으로써 달라지는 장소성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적으로 예술을 위한 공간은 대체로 주류에서 벗어난 장소에 있었다. 이런 공간은 정치적이거나 실험적이며, 상업적인 목표보다는 예술적 담화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었다. 서울은 1990년대 말부터 이러한 움직임이 시작되어 꾸준히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중이다. 이번 전시의 목표는 이러한 진보적 장소를 다시 확인하고 자율성에 대해 성찰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내러티브를 전망하는 개념적 도구로서 공간의 ‘대체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큐레이터 미리암 벤 살라 Myriam Ben Salah는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 Alessandro Michele의 사회에 대한 사유를 기반으로 전시의 핵심 주제인 장르와 성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가치, 학습경관(learnscape)의 개념, 자기표현의 긴급성, 영원한 인류학적 매니페스토 등에 집중했다. 대안 예술 공간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전시는 6월 15일까지.

    에디터
    김유진
    사진
    Courtesy of Gu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