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비영어권 영화인에겐 거대한 유리 장벽 같았다. 밖에서 안을 볼 수는 있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점유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정공법으로 오스카의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섰다. 영화는 지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다. 이를 기념해 <기생충> 흑백판이 2월 26일 개봉한다. 명암의 극적인 대조 속에서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더욱 선명하게 그려지고, 심연과 같은 공간들은 깊이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흑과 백, 넘지 못할 선은 없다”는 포스터의 카피가 의미심장하다.
- 에디터
- 김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