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리그 오브 포커페이스

2020.03.08GQ

LoL의 캐릭터로 즐기는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 수싸움만큼은 오리지널 게임의 멱살을 잡는다.

라이엇게임즈가 LoL에 등장하는 영웅과 유닛이 나오는 전략 카드 게임에 도전한다. LoR의 지향점은 여타 카드 게임과 다르다. 무작위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를 마련한다. 게임은 공격과 수비를 반복하며 진행된다. 하나의 라운드는 소환, 마법 사용, 공격과 방어 페이즈로 구성된다. 공격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방어 플레이어도 대응할 기회를 얻는다. 예를 들어 공격자가 유닛을 소환하면 방어자도 유닛을 부를 수 있다. 공격자가 마법을 사용하면 방어자도 그에 대응할 기회를 얻는다. 이처럼 상대의 턴에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이 많다. 한 판당 플레이타임은 길어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LoR은 타 카드 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진화와 지원이라는 개념까지 넣었다. 챔피언 카드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추가 능력치와 효과를 얻는 식이다. 이 부분에서 LoL 캐릭터를 가져온 장점이 발휘된다. 예를 들어 LoL에서 일정 시간 사망하지 않는 필살기를 가진 트린다미어 캐릭터는 LoR에서 죽음에 이르는 피해를 받으면 진화한다. 그 밖에 다른 카드도 LoL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하면서도 더 재미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버섯을 잔뜩 설치해 상대를 괴롭히는 티모도 등장한다. 당하면 키보드를 내리칠 정도로 짜증 나는 점도 원작과 닮았다. 의외로 시각적인 기쁨도 게임으로 끌어들이는 요소 중 하나다. LoR의 카드 이펙트는 상당히 화려하다. 특히 챔피언 카드의 진화나 스킬 발동, 고코스트 유닛의 등장 신은 보고만 있어도 눈이 즐겁다. 원작을 안다면 더 신난다. LoR의 선택은 전략 카드 게임 마니아들에게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LoL의 이름만 보고 이 장르에 처음 발을 들인 사람의 반응은 다소 거리감이 있다. 같은 장르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플레이에 매력을 느끼지만, 아무래도 생소한 룰 때문에 초심자가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익숙해지기만 하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매력이 이 장르의 특징이기도 하다. 조만간 모바일로도 출시될 예정이니 슬슬 머리를 굴릴 준비를 해도 좋다.

    에디터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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