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위도우>와 <결혼 이야기>. 스칼렛 요한슨을 대표하는 이 두 작품에서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 같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요한슨이 직접 말했다.
제아무리 대단한 재능을 지닌 배우라 할지라도 흥행보다는 실패의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영화계의 프로젝트를 별다른 문제 없이 계속 성공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스칼렛 요한슨은 아주 명백하게 모든 작품을 연달아 성공시키는 몇 안되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전 세계 역대 최고 흥행 수익 기록을 경신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4월 개봉 예정인 <블랙 위도우> 촬영도 막 마친 상태다. “저는 블랙 위도우 캐릭터와 서로 공감할 수 있을 때 그 역할을 맡고 싶었어요. 그녀의 깊은 곳까지 벗겨내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을 보냈죠. 깊이 있는 캐릭터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느꼈고요.” 그녀가 말한다.
“이 영화는 거칠고 힘든 상황도 많이 다루고 있어요. 이를테면 트라우마나 고통 같은 것. 그 덕분에 영화가 좀 더 폭발적이고 다이내믹해졌다고 생각해요. 장르의 특성상 재미있는 요소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겠지만, 자기 회의감이나 불안정한 감정, 수치심, 실망, 후회에 대한 얘기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뿐만 아니라 그녀가 최근 출연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 두 편,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비참한 나치 시절의 코미디 <조조 래빗>과 노아 바움백 감독의 치열한 이혼 드라마를 그린 작품 <결혼 이야기>는 굉장한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결혼 이야기>에서 그녀의 열연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언급될 정도로 굉장했다. 노미네이트 되었단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는 이 영화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잔인하고 복잡했는지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탐구 방식이 그저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결혼 이야기>는 잔인한 영화예요. 하지만 동시에 달콤한 영화이기도 해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겠어요? 잔인함이 영화의 주요 재료예요. 굉장히 훌륭한 재료이면서, 못나고 당황스러운 재료이기도 하고요. 그게 바로 제가 매력을 느끼는 지점이예요. 모든 요소가 강력하고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주 매력적이에요. 저는 잘못된 요소에 반대하지 않아요. 전혀 신경 쓰지 않죠.”
평소 개인주의적이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요한슨의 방식은 때때로 강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를테면 우디 앨런 감독을 지지하는 코멘트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는 작품 안에서 보이는 배우들의 가치뿐만 아니라 카메라 밖에서 비치는 배우의 신념이나 독립적인 사고를 동일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배우들은 때때로 자신의 성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면, 그럴 필요성도 분명히 있다. 요한슨은 말하자면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가 믿는 진실과 경험으로부터 나온 의견을 입 밖으로 내뱉을 때, 불안한 느낌을 받는 순간도 있죠. 하지만 대중의 반응이 걱정돼 자신의 진짜 생각이 아닌 의견을 말하는 건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진취적인 태도가 아니에요. 겁먹은 거죠.”
<결혼 이야기>에서 요한슨과 애덤 드라이버는 본능적이고 설득력 있으며, 순간순간의 상황에 맞는 결혼에 대한 완벽한 묘사로 찬사를 받았다. 요한슨은 찬사의 많은 부분을 노아 바움백 감독에게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부분인 극 중 상황 속 망설임이나 마무리 짓지 않은 문장 그리고 배우들이 대사를 나누는 모든 상황은 각본에 충실히 따른 것이었어요. 정말 잘 쓴 각본이에요. 배우들의 대사는 모두 대본에 있던 것이었어요. 즉흥적인 대사는 아예 없었어요. 망설임이나 전치사 등등 모든 게 완벽하게 대본에 표현되어 있었죠. 노아 바움백 감독은 거기에 아주 특화된 사람이에요.” 요한슨이 말한다.
노아 바움백은 오히려 자신의 공로를 요한슨에게 돌린다. “감독은 배우들에게 모든 신에서 진실을 요구하죠. 애덤과 스칼렛만이 <결혼 이야기>에서의 상황을 표현해 낼 수 있어요. 그녀는 정말 굉장했어요.” 그가 말한다
.
“그러니까 우리가 기대한 모든 것이 영화 속에 온전히 담겨 있었어요. 전 영화 속 스칼렛의 연기를 정말 여러 번 봤어요. 그녀의 연기 속에 제 개인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비록 제가 쓴 대사이긴 하지만 말이에요.”
- 에디터
- Chris Heath
- 포토그래퍼
- Collier Schorr
- 스타일리스트
- Stella Greenspan
- 헤어
- Bob Recine
- 메이크업
- Frankie Boy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