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유튜브로 하는 남의 집 구경

2020.04.02김윤정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주거환경에 절로 관심이 많아진다. 그럴 땐 유튜브에서 남의 집 구경을 한다. 작은 집, 으리으리한 집, 이상한 집을 모았다.


작은 집, NEVER TOO SMALL
전세계 다수의 도시 생활자들은 작은 집에서 살고 있다. ‘네버 투 스몰(Never Too Small)’은 멜버른, 런던, 홍콩 등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6~12평 정도의 매우 현실적인 작은 집을 보여준다. 하지만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좁은 평수를 ‘결코 작지 않게’ 고쳐 놓은 좋은 예를 보면서, 우리집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명상 음악과 같은 배경 음악과 함께 물 흐르듯 지나가는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구경하다보면 ‘어떻게 저기게 서랍을 넣었지?’ ‘어떻게 마법같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지?’라며 무릎을 딱 치는 순간이 온다. 누구라도 실용적인 공간 구성과 수납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다.

 


으리으리한 집, Architectural Digest : Open Door
AD라 불리는 ‘아키텍처 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는 1920년부터 발행된 미국의 유서깊은 월간 인테리어 잡지다. AD가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발맞춰 유튜브 채널에 연재하고 있는 ‘오픈 도어(Open Door)’ 시리즈를 주목하라. 헐리우드 유명 배우나 뮤지션, 셀러브리티의 집을 방문해 그들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비싸고 웅장한 것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다코타 존슨의 빈티지 가구 소개,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의 진행자 탠 프랜스의 인스타그램 친화적인 욕실, NBA 스타 J. J. 레딕의 브루클린 아파트를 어디서 구경할 수 있겠는가. 솔직히 래퍼 위즈 칼리파의 460만 달러 LA 집에서 녹음실 자랑, 야외 수영장 자랑, 스포츠 카 자랑을 듣다 보면 위즈 칼리파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이상한 집, New York Magazine : Interior Lives
<뉴욕 매거진>의 유튜브 채널에서 인테리어 라이브(Interior Lives) 시리즈를 감상하다 보면 ‘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흔히 집은 편히 쉬는 공간 또는 재태크의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인테리어 라이브에 등장하는 집주인에게만은 ‘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과감하게 한 쪽 벽을 드로잉으로 채운 아티스트의 집이나 앤디 워홀과 패티 스미스가 살았던 첼시 호텔의 마지막 거주자 중 하나인 미용사의 집은 그 자체로 예술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면 좋아요, 구독을 잊지 말 것. 주로 뉴요커의 집을 방문하지만, 독보적인 취향을 뽐내는 집이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 LA라도 단숨에 달려간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