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성지순례가 이어지면서 일명 ‘2030할미’들을 소환 중인 틴탑. 딱 3개의 영상만 봐도 이 열풍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향수 뿌리지마
틴탑이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의 최강자로 불리며 과거 히트곡들의 역주행으로 순항 중이다. 삐걱대는 ‘탈골춤’으로 시작해 현란한 스텝이 난무하는 발랄한 댄스곡이지만 가사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2011년 방시혁이 프로듀싱 한 ‘향수 뿌리지마’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누나랑 바람피우는 걸 여자친구한테 들키니까 향수 뿌리지 말아라” 바람을 피우고도 상큼한 표정과 셔츠 칼라를 터프하게 치켜세우는 안무가 포인트다. 태양의 ‘나만 바라봐’와 B1A4의 ‘잘자요 굿나잇’과 함께 K-POP 3대 ‘읍읍’ 곡으로 뽑힌다.
딱 하나 고른 무대 2011년 9월 2일 뮤직뱅크. 무대면 무대, 보컬이면 보컬, 화질이면 화질, 댓글이면 댓글. 모든 것이 충만한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미치겠어
최근 <놀면 뭐하니?>에서 ‘유두래곤’ 유재석이 ‘최애’로 꼽기도 한 ‘미치겠어’는 틴탑이 데뷔 574일 만에 뮤직뱅크 첫 1위를 한 곡이다. 틴탑의 전매특허 칼군무에 여유로운 무대 매너까지 더해져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곡이다. ‘치골댄스’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때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 유입이 시작됐다. 제목은 몰라도 “아원츄 베이베베이베~ 스탑스탑브랰킹마핥”은 안다면 그 시절 틴탑의 ‘미치겠어’를 즐겼다는 증거다. 당시 멤버 전원은 한껏 바지를 내려 입고 격렬한 발재간 댄스를 선보인다. 모든 틴탑의 무대를 통틀어 성지순례가 들끓고 있는 곡 중 하나다.
딱 하나 고른 무대 지난 2019년 개최한 9주년 콘서트, ‘2019 TEEN TOP PARTY TO.N9NE’에서 보여준 무대의 직캠 영상. 대선배의 기운이 느껴지는 여유로운 무대 매너가 재미포인트. 욕을 떠오르게 하는 묘한 발음의 ‘지옥같아’ 랩 파트는 (연차가 함께 쌓인) 팬들이 더 맛깔나게 외친다. 보러가기
장난아냐
전설의 “틴탑위고롹잇드랍잇탑잇헤이돈스탑잇팝잇”을 탄생시킨 ‘장난아냐’가 틴탑 베스트 3에 빠지면 섭섭하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더해, 강도 높은 안무로 손재간과 발재간 퍼포먼스는 틴탑이 원탑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던 곡이다. 속도제한이 없는 발재간은 주변 사물의 움직임도 느리게 보일 만큼 재빠르다. 무대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수록 백댄서들과 어우러져 폭발적인 무대가 인상적이다. 당시 멤버들은 끝없이 이어진 안무 연습으로 인대가 늘어나기도 했다. 올해 데뷔 10주년으로 화려한 변곡점을 맞은 틴탑의 기세가 식을 줄 모른다. “우리 분위기 정말 쟌나나니에요”
딱 하나 고른 무대 2013년 9월 7일 음악중심. 조명과 카메라 워크가 화려한 발재간 댄스를 가장 돋보이도록 한 무대 중 하나. 이달 1위 후보가 선미, 엑소, 틴탑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지금은 탈퇴했지만 당시 무대에서 존재감을 내뿜던 엘조의 모습도 제대로 볼 수 있다. 보러가기
- 에디터
-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 사진
- 티오피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