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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품은 제품들

2020.09.09GQ

원을 품은 것들이 또르르 눈에 들어왔다.

YUJIN ROBOT
로봇 청소기 아이클레보 G7은 자신의 둥근 몸을 바닥에 아낌없이 내던진다. 이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능동적으로 바닥을 누비며 온 힘을 다해 먼지를 흡입하고 물걸레질을 한다. 이를 동시에 수행할 줄 아는 것도 여전하다. 똑똑함은 역대 최고다. 아이클레보 시리즈 중 유일하게 1초당 4천 회, 최대 8미터까지 거리 측정을 하는 최신 레이저 센서를 탑재했다. 덕분에 보다 정교하고 빠르게 공간을 파악하며 효율적으로 꼼꼼하게 움직인다. 적극성에 영특함까지 지녔으니 청소 결과는 확연할 것이다. 전용 앱을 사용해 원격 제어와 예약 청소도 가능하다. 신산하고 너더분한 생활을 거드는 동그란 행복. 49만9천원, 유진로봇.

RAMUN
동그라미 가득한 아물레또 LED 스탠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대표작이기 때문에, 해와 달, 지구를 상징하는 세 개의 둥근 형상이 흥미로워서, 뮤지엄들이 환대하는 미학적 완성도에 끌려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또 물처럼 번지며 어둠을 적시는 빛을 하염없이 응시하기도 한다. ‘둥근 것은 선하고 너그러울 거야.’ 삶의 모서리에 치여 흔들리는 어깨를 둥근 빛이 보듬어주길 바란다. 아물레또는 이탈리아어로 ‘수호물’이라는 뜻.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손자의 행복과 눈 건강을 위해 디자인한 조명은 기능적으로도 빼어나다. 시력의 천적인 적외선, 블루 라이트의 위험성이 현저히 적다. 빛의 떨림도 거의 없다. 그토록 무결한 빛이라니, 볼수록 황홀하다. 미니 사이즈는 24만3천원, 라문.

BANG & OLUFSEN
베오사운드 A1 2세대는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 베오플레이 A1의 후속작이다. 뱅앤올룹슨이 보장하는 우수한 사운드는 제쳐두고, 유려하고 모난 데 없는 외모처럼 편의성 면에서 나무랄 게 없다. 무게는 558그램. 자체적인 아노다이징 공법으로 가공된 펄 블라스트 알루미늄을 커버에 사용해 전보다 더 가볍고 견고하다. 배터리 수명도 늘었다. 최대 18시간 동안 소리를 시원시원하게 낸다. 수심 1미터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다는 대목에서는 가죽 스트랩을 꼭 쥐고 같이 갈 만한 곳의 선택지가 늘어난다. 그러고 보니 바닷가에서 늘 보던 둥글둥글한 조약돌을 닮기도 했다. 2대를 연결해 스테레오 모드를 구현할 수 있으며 색상은 앤트러사이트와 그레이 미스트 두 가지. 35만8천원, 뱅앤올룹슨.

BLUE MICROPHONES
시대가 확 변했다. 1인 미디어, 홈스튜디오, 화상 회의가 일상화되자 책상 위 풍경도 삽시간에 바뀌었다. 시끌벅적한 장비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가 이에 속한다. 뭘 선택해야 할까? 이쯤 되면 블루 마이크로폰이 떠오른다. 마이크를 이야기할 때 제법 거론되는 브랜드다. 스튜디오급 성능의 USB 마이크 라인업으로 우위를 차지했다. 그중에서 공처럼 튀어 오를 것 같은 스노우볼 iCE는 1인 미디어에 적합한 입문자용 USB 마이크다. 연결과 사용법은 황당할 정도로 간단하다. 성격도 확실하다. 단일 지향성 마이크로 정면의 소리를 또렷하고 깨끗하게 전달한다. 일단 생김새가 그럴싸해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싶다. 7만9천원, 블루 마이크로폰.

    피쳐 에디터
    김영재
    포토그래퍼
    김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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