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그룹을 넘나들며 뽑은 가을 감성 아이돌표 팝 발라드 10곡.
Lists
방탄소년단 ‘Butterfly’
S.M The Ballad 제규종지 ‘너무 그리워 (Miss You)’
샤이니 ‘재연 (An Encore)’
소녀시대 ‘어떤 오후 (One Afternoon)’
세븐틴 ‘바람개비’
세정 ‘화분’
빅스 ‘손의 이별’
정세운 ‘닿을 듯 말 듯’
온앤오프 ‘Moscow Moscow’
비스트 ‘괜찮겠니’
방탄소년단 ‘Butterfly’
방탄소년단이 부른 발라드 곡이라니 팬이 아니라면 조금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있게 만든 시네마틱한 콘텐츠의 시작이나 다름없었던 이 곡은 비디오만큼이나 곡의 구성도 극적이다. 보컬 멤버들의 차분함과 대비되게 격렬하게 터져 나오는 래퍼 멤버들의 파트가 매우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트랙이다.
S.M The Ballad 제규종지 ‘너무 그리워 (Miss You)’
SM엔터테인먼트 특유의 R&B 감성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이 곡은 TRAX의 제이,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종현, 지금은 펜타곤의 멤버로 활동 중인 진호가 지노라는 이름으로 모여 발표했던 곡이다. 어떤 곡이든 자기 식대로 소화해냈던 네 사람의 목소리가 뭉쳐 만들어내는 합이 멋졌던 트랙.
샤이니 ‘재연 (An Encore)’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다시 무대의 막을 올릴 수 있다면. “우리 더는 정답 아닌 길로 가지 말자 / 다시 막이 오르는 무대처럼 / 눈물 났던 영화의 속편처럼”이라는 후반부의 가사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따뜻한 사랑을 마주하게 한다. 가장 벅차오르는 맨 마지막 줄 가사는 스포일러이니, 직접 들어보기를 권한다.
소녀시대 ‘어떤 오후 (One Afternoon)’
소녀시대의 히스토리에서 가장 성숙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는 곡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이 곡을 꼽겠다.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여덟 멤버의 목소리는 능숙하게 삶을 컨트롤하게 된 소녀시대 멤버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미지근하게 식은 커피 한 잔에 섞이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덩달아 사랑이란 감정에 초연해진 자신을 볼 수 있다.
세븐틴 ‘바람개비’
순정만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사는 데뷔 때부터 오랫동안 세븐틴의 가사를 써온 우지의 작품이다. 그리고 여기에 세븐틴 멤버들은 감정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응수한다. “너와 내가 멀어진 거라 둘러대면 / 괜히 나는 잘못 없는 것처럼 / 꾸며내는 것만 같아.” 솔직담백한 가사와 잘 조율된 감정의 크기. 좋은 곡이다.
세정 ‘화분’
세정은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의 성장을 말하는 데에 익숙한 사람이 되었다.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이 무사히 자라날 수 있도록 물을 주고 해를 쬐어주는 그 과정을 모두 담아낸 듯한 이 곡은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들으면 아주 큰 위로로 다가온다. 가을볕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리고 이 힘든 시기를 버텨낼 기운을 주는 세정의 이야기.
빅스 ‘손의 이별’
“I’m sorry / 아무런 느낌이 없어 / 너의 손을 잡아도 / 너와 손을 잡아도.” 가을에서 겨울로, 조금 추워지는 시기에 이 곡을 들으면 누군가는 너무나 춥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감정이 식은 것을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사라진 것으로 표현한 이 곡은 이별에 관한 한 이보다 차가울 수 없는 곡이 맞다.
정세운 ‘닿을 듯 말 듯’
정세운의 자작곡은 소박하다. 그 소박함이 정세운의 정체성이기도 하면서, 잘 다듬어진 팝을 투박한 고백으로 마음 깊이 와닿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닿을 듯 말 듯’ 역시 그런 정세운의 매력이 잘 드러난 곡이다. 무엇보다,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는 가을이 되어 온기를 전해받고 싶을 때,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면 제 역할을 하는 곡이다.
온앤오프 ‘Moscow Moscow’
독특한 제목과 가사의 흐름부터 전체적으로 세련된 곡의 만듦새를 온앤오프 멤버들이 가을의 쓸쓸한 느낌을 담아 멋지게 소화했다. 사실상 자신들의 세계관을 담고 있는 곡이지만, 러브송으로 듣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늘 타이틀곡부터 수록곡까지 다른 보이 그룹들과 차별화된 음악을 들고 나오는 온앤오프의 매력은 이 곡 하나로도 증명된다.
비스트 ‘괜찮겠니’
지금은 하이라이트가 된 그룹, 비스트의 ‘괜찮겠니’는 다정한 어투로 차가운 이야기를 건네는 조금 씁쓸한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그에 걸맞는 다정한 멤버들의 목소리는 가을 앞에서 외로움을 느끼더라도 상대의 감정을 휘두르지 않는 젠틀한 남성의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신사적으로 안녕을 고하는, 차가워도 미워할 수 없는 남성의 이야기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