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들의 각종 논란과 사과, 자숙으로 이어진 2020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K-sorry’ 모먼트를 정리했다. 당신이 백만 유튜버를 꿈꾼다면 숙지해야 할 대처법이 여기 있다.
논란엔 초강수로
먹방계의 샛별이었던 쯔양도 올해 한꺼번에 우르르 터져 나온 ‘뒷 광고’ 논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여기저기서 의혹이 불거져 나오자 쯔양은 사과의 정석 같은 영상을 올렸다. 어두운 색 옷을 입고, 화장기 없는 얼굴, 힘없는 목소리와 눈빛으로 그간 광고 표기에 관해 잘못된 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영상을 올리지 않겠다’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댓글창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몇 달 뒤, 욕지도 먹방 영상을 시작으로 다시 복귀를 하긴 했지만 당시 ‘자숙’이 아닌 ‘은퇴’로 유튜브 댓글 판도를 바꿨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과보단 마이웨이
올 한 해 가장 핫했던 유튜버는 이근일 거다. <가짜 사나이 1>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러야 했다. 그가 광고하고 있던 롯데리아 밀리터리 버거는 논란 속에서 조용히 그의 얼굴을 지웠다. 하지만 이근은 사과 영상 대신 13000피트 상공에서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리면서 밀리터리 버거를 먹는 신개념 먹방을 보여줬다. 논란에 대한 천 마디 말 대신 ‘마이웨이’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남들과는 다르게, 남들보다 밝게
보겸은 또 다른 의미에서 사과의 새 지평을 열었다. 사과 영상의 전형적인 검정 화면이 아니라 초록 화면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부터 심상치 않다. 게다가 그는 사과인지 호통인지 모를 데시벨로 뒷 광고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낭독했다. 화가 난 구독자보다 더 화를 냄으로써 다소 어리둥절한 사과 영상을 만들었다. 싸늘해진 댓글 여론에 그는 며칠 후 다시 검정 배경으로 바꿔 데시벨을 낮춘 버전으로 추가 업로드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라면을 먹는다고?
지금은 삭제됐지만 야생마가 올린 라면 사과 먹방 역시 유튜브 역사에 길이 남을 논란 대처법이었다. 평소 헬스를 열심히 하는 그에게 나트륨 덩어리 라면은 죄악이다. 그런 그가 ‘주작’ 논란이 터지자 사과의 의미로 5분간 컵라면 2개를 먹는 영상을 올렸다. 가장 싫어하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반성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인데, 이와 중에도 국물은 먹지 않아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검은 화면에 내레이션과 자막을 입힌 해명 영상을 추가로 올렸다.
번외 편: 유튜브 K-sorry 영상에 필요한 것들
검은색 상의, 검은색 배경지, 꾸미지 않은 얼굴과 헤어, 사과문을 크게 띄워 놓을 수 있는 프롬프터, 마지막 “죄송합니다” 때에는 정수리 뒤까지 보일 정도로 크게 인사하기, 그리고 영상 업로드 시 썸네일로 띄워야 할 검은색 jpg 파일. 자세한 사항은 2020 K-sorry 영상 모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니 백만 유튜버를 꿈꾼다면 확인해보자.
- 에디터
- 글 / 서동현(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