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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이 아름다운 서울 5대 궁궐

2021.01.21주현욱

이번주도 눈 예보가 있다. 눈오리 만들기보단 궁궐의 설경에 더 감탄할 감수성이라면 주목. 우리나라 전통의 숨결과 건축의 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궁궐을 소개한다.

경복궁
눈이 빚어낸 경복궁의 설경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모자라다. 광화문 어깨너머로 보이는 눈 덮인 북악산 경치와 궁궐 내 정전, 편전, 침전 처마에 쌓인 눈, 나무들에 소복하게 얹힌 눈꽃은 더욱이 아름답다. 특히 조선왕실을 상징하는 근정전을 거쳐 경회루 연못에 다다르면 꽁꽁 언 얼음 위로 눈이 어우러져 하얀 자태를 뽐낸다. 또 ‘경복궁의 보물’이라고 불리는 육각형 누각 향원정도 빼놓을 수 없다. 하얀 눈이 내려앉는 경복궁의 설경은 장관이며 절경 그 자체다.

창덕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은 제2의 궁궐이자 경복궁 못지않게 쓰임새가 잦았던 궁궐로써, 원형 보존이 잘 돼 정궁의 지위 및 유지, 시기 면에서는 경복궁보다 우월하다. 또한 창덕궁의 정전 인정전을 비롯 조선시대 궁궐의 후원 가운데 가장 넓은 창덕궁 후원의 경치, 그리고 지난해부터 개방된 조선왕조의 관청이었던 궐내각사 등 수십 채의 전각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 숲과 나무, 연못, 정자, 화단을 갖추고 있는 창덕궁은 눈이 내리는 날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운 설경을 자랑한다.

창경궁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 늘 아름답지만 눈이 내린 창경궁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으로 아름답다. 제19대 숙종 때 장희빈이 사약을 마셨던 통명전과 제21대 영조 때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 갇혔던 문정전 앞마당 등 창경궁은 역사적인 여러 사건이 많이 일어난 곳이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 창경궁 대온실과 춘당지 연못과 그 주변으로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자리해 설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창경궁에서 그림 같은 순백의 겨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경희궁
눈 내리는 날 경희궁공원부터 궁궐 안을 거닐며 산책하기 좋다. 경복궁 중건으로 인한 대량 철거를 겪은 경희궁은 조선시대의 한양도성 성벽 일부와 한양 서북부를 대부분 차지하던 거대한 궁궐이었다. 옛 성벽과 함께 굽어진 언덕을 따라 경희궁 둘레길에 올라서면 도심 속 눈 덮인 궁궐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인근에 서울기상관측소가 위치해 경희궁에서 눈이 관측될 때 공식적으로 첫눈이 내린 것으로 인정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덕수궁
고즈넉한 덕수궁은 걷기 좋다. 눈 내리는 날이면 돌담길이 온통 은빛으로 변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궁궐이다. 대한제국 시기 10년간 황궁으로 사용된 덕수궁은 특이한 양식이 혼합된 궁궐의 모습을 띤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석조 건물인 석조전과 동양의 양식을 흉내 낸 서구식 건물 정관헌 등이 그렇다. 덕수궁은 궁궐 내 동서양의 건물이 함께 자리해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문 앞은 서울시청 앞 광장과 맞닿아 있어 현재와 과거의 모습을 동시에 마주할 수 있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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