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부터 ‘무물’까지. 요즘 밀레니얼 동년배들은 이렇게 연애한다.
1.인스타 ‘무물’로 오가는 썸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페이스북 메시지, ‘페메’로 친구들의 주변 인맥과 엮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교에 와서는 인스타그램이다. 옛날에는 댓글로 호감을 표시했다면 요즘은 인스타 스토리를 자주 활용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일명 ‘무물’ 기능은 누가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알기 쉽다. 호감이 있지만 막상 DM을 나눌 계기가 없었던 사람과 ‘무물’을 통해 답장을 주고받으며 썸을 탔다. 서로 음악과 패션 취향이 통해서 티키타카를 하다가 럽스타그램까지 하게 됐다.” 강민주, 24세, 대학생
2.럽스타그램은 부캐로 “한때 사귀는 사람 계정을 내 인스타 프로필 상단에 올려놓고 모두에게 알린 적이 있었다. 사귈 땐 뿌듯하고 좋았는데 막상 헤어지고 나니 일일이 흔적들을 지우는 게 번거로웠고, 내 인친 중 나에게 호감 있는 사람들은 다 떨어져나간 뒤였다. 그 이후로는 아예 비공개 럽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서 둘만의 일기장처럼 활용하고, 우리의 관계를 잘 아는 절친한 친구들에게만 알리고 소수 정예로 운영한다. 본 계정에서는 데이트하면서 찍힌 내 독사진 등으로 연애하는 느낌 정도만 살짝 흘려준다.” 윤지민, 26세, 취준생
3.소개팅 앱이 뭐 어때서 “어차피 소개팅이라는 게 누군가를 사귀고 싶어 하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 아닌가. 친구를 통해 건너 건너 내 타입일지도 모르는 사람과 불확실한 소개팅을 하느니 각자 조건과 사진을 정확히 보고 만날 지를 정하는 게 기회비용을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비대면 온라인 만남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요즘엔 특히 소개팅 앱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하다.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직업을 갖는 것처럼, 소개팅 앱으로 잘 따지고 골라 사람을 만나고 있다. 내 인맥 풀에서는 잘 만날 수 없는 남자친구를 지금 사귀고 있는 것처럼.” 김시은, 25세, IT 서비스 기획자
4.카톡으로 알리는 연애 상태 “카톡 프로필 뮤직은 단순히 요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걸어놓기도 하지만 썸 탈 때 간질간질한 마음을 표현하기에 딱이다. 함께 음악 얘기를 나누다가 서로만 알 수 있는 노래를 프로필에 걸어둔다던가. 연애할 때의 행복한 기분이나, 헤어지고 나서의 우울한 기분을 표현하는 건 너무 내 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안 한다. 최근에 생긴 멀티 프로필 기능으로는 그룹별로 내가 보여주고 싶은 프로필을 보여줄 수 있다. 썸녀가 찍어준 내 사진을 그 사람만 볼 수 있게 그룹핑 하고, 프로필로 설정해 두었다.” 윤재영, 24세, 대학생
5.비대면 데이트 “지난해부터 코로나 때문에 장거리 연애 중인 남자친구와 더 오래 못 만나고 있다. 마음대로 어딜 돌아다닐 수도, 경치 좋은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없어서 선택하게 되는 게 비대면 데이트. 화상 통화는 전부터 자주 해왔지만, 그때와 다르게 노트북 앞에서 줌(ZOOM)을 켜놓고 정말 데이트하는 것처럼 기분을 낸다. 넷플릭스를 빔에 연결해서 함께 관람하기도 하고 야식을 시켜서 같이 먹기도 한다. 예전에 만나서 같이 밥 먹는 모습을 타임랩스로 찍어두곤 했는데 그게 이렇게 아련한 추억이 될 줄이야. 최근에는 친한 커플과 클럽하우스를 만들어놓고 주제별로 편하게 대화 하는 재미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지은, 26세, 회사원
- 에디터
-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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