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크면 성기가 크고 굴은 과연 정력에 좋을까. 익히 알고 있던 것들이 모두 정답은 아니다.
남자들은 7초에 한 번씩 섹스를 생각한다? ‘성 연구 저널(Journal of Sex Research)’이 2011년 11월 28일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속설은 거짓이다. 만약 참이라면, 남자는 깨어있는 평균 16시간 중 8000번 섹스를 생각한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 오하이오 대학 연구팀은 검증을 위해 여성 163명, 남성 120명으로 구성된 대학생 실험군을 모집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하루 평균 19번, 여성은 하루 평균 10번 정도 섹스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다른 욕구도 횟수가 비슷했다. 남성은 하루 18번 식욕을 느꼈으며, 수면욕은 11번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검증을 이끈 테리 피셔(Terri Fisher) 박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빈번하게 섹스를 생각한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코가 크면 성기도 크다? 손이나 발, 코의 크기 등으로 성기 크기를 짐작하는 속설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미국 의료저널 BJU International은 전 세계 성인 남성 15,000명을 대상으로 ‘성기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키’로 나타났다. 키를 제외한 몸무게, 손 크기나 비율, 발 사이즈 등은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비슷한 연구는 조선대 의과대학교에서도 이뤄졌다. 국내 대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기 크기에 영향을 준 요인을 키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다만 키가 큰 남성이 성기가 클 확률이 높기는 하나 키가 큰 모든 남성이 성기가 큰 것은 아니다. 손발이나 코 크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뜻.
섹스를 하면 칼로리가 많이 소모된다? 캐나다 퀘벡대학교 운동과학 교수 앤토니 카렐리스는 섹스 중 소모되는 에너지를 연구했다. 이성애자 커플 21쌍을 대상으로 한 달에 4번, 섹스 중 체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팔찌를 차게 했다. 분석 결과 한 번의 섹스로 소모하는 칼로리는 남성 평균 101kCal, 여성은 69.1kCal였다. 트레드밀로 30분 동안 운동할 경우 남성은 평균 276kCal, 여성은 213kCal를 소모한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큰 수치는 아니다. 미국 테네시의 공인 근력 및 운동 전문가 한나 데이비스는 이렇게 조언한다. “섹스를 감량 전략으로 고려하려면 섹스를 통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써야 할 것이다. 첫째, 오래 하라. 몸을 오래 움직일수록 칼로리도 더 많이 소모된다.”
굴은 성 기능에 효과적인 음식이다? 18세기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매일 아침 생굴을 먹어 정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거다. 이에 대해 섹슈얼리티 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of Human Sexuality)의 임상 성 과학 교수 스티브 맥거프는 말한다. “굴에는 도파민 생산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도파민 수치가 낮으면 성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도파민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굴을 엄청나게 퍼먹어야겠지만, 에피타이저 정도로 즐기는 건 절대 나쁠 게 없다는 것이 결론.
좋은 섹스는 오르가즘으로 끝나야 한다? 성연구가 캐롤 퀸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70%의 여성이 질내 삽입을 통해 오르가즘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반면, 74%의 남성들은 질내 삽입을 통해 매번 절정에 오른다는 것. 남성의 오르가즘은 순간적으로 끝나지만 여성은 오래도록 지속한다는 것 또한 큰 차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시간이 늦다.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남성 대부분은 삽입 후 2분 이내에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데 비해 여성은 10분에서 20분 이내에 오르가즘에 도달한다고 한다. 이 차이를 알아야만 서로가 각자의 오르가즘을 잘 챙길 수 있다. 먼저 절정에 오른 남성이 충분한 애무를 통해 여성이 절정에 도달하도록 해야 ‘좋은 섹스’가 된다.
- 에디터
-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