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외롭지만 따뜻한 수프로도 행복해지니까>
소설가는 식탁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한은형은 이런 생각을 한다. “귤을 가르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게 좋다. 곧 공기 중으로 퍼질 산뜻한 냄새를 알고 있는, 내가 지금 좋은 일을 하려 한다는 긍지가 어린 표정을 말이다.” 샌드위치를 고르고, 크루아상을 먹고, 겨울날 냉면을 기다리며 떠올린 단상을 엮었다. 소설가의 문장으로 음미해보는 음식의 맛이 퍽 고소하다.
<첫 집 연대기>
“나는 독립하고 싶었고 돈은 얼마 없었다. 그런 주제에 그럴듯한 곳에 살아보고 싶었다.” 독립한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 문장이 <첫 집 연대기>의 줄기다. 잡지 에디터 출신 필자가 첫 집을 구하고 그 집을 꾸리는 여정을 담았다. 리모델링 가이드도, 부동산 팁 저서도 아니다. 일련의 자립하는 과정의 기록이자 틈새 정보와 위트, 때때로 고요해지는 마음을 담은 흔적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
- 피처 에디터
-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