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집 안 곳곳을 누비는 ‘마리오카트 라이브 홈서킷’ 출시

2021.03.18GQ

증강현실 아이템을 획득한 마리오카트가 현실 세계를 종횡무진 누빈다.

게임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닌텐도 마리오카트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고, 해봤을 법한 게임이다. 슈퍼마리오 세계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레이싱 카트를 타고 경주를 벌인다. 각종 아이템으로 상대를 공격해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방심할 수 없는 게 이 게임의 묘미다. 다른 게임처럼 마리오카트도 계속해서 발전 중이다. 최근에 등장한 ‘마리오카트 라이브 홈 서킷’은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한다. 카메라가 내장된 마리오카트를 닌텐도 스위치에 연동해서 RC카처럼 조종할 수 있다. 카트에서 촬영한 영상은 TV 화면으로 보내지고, 그 안에서 가상의 경쟁자들과 레이싱을 펼치게 된다. 게임의 시작은 코스 설계다. 4개의 게이트를 집 안 곳곳에 설치하고 한 바퀴를 달리면 끝. 내가 달린 길이 레이싱 코스로 변모하고, 우리 집이 마리오카트 경기장의 배경이 된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를 조작하면 카트가 실제로 달려 나간다.

게임 속 배경은 익숙한 공간이지만, 문턱을 어렵게 지나거나 책상 아래를 달리는 등 평소 눈길을 주지 않는 곳을 경험하기에 흥미롭다. 이전의 마리오카트 게임과 달리 코스에 있는 장애물을 물리적으로 피해야만 한다는 것도 증강현실 기술로 구현한 매력 포인트다. 카트를 쫓아오는 반려견의 모습이나 코너를 도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친구의 얼굴도 게임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다. 게임 속 카트는 배기량에 따라 총 네 가지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다. 클래스를 올리면 카트 본체의 속도도 빨라진다. 오리지널 게임의 특징인 아이템 기능도 그대로 사용된다. 대시버섯을 먹으면 카트가 순간적으로 치고 나간다. 바나나를 밟거나 경쟁자가 던진 거북이 등껍질에 맞으면 카트가 일시적으로 정지하기도 한다. 레이스 중에 획득한 코인으로 캐릭터의 옷이나 카트 디자인을 바꿀 수도 있다.

아주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좋다. 코스를 잘 짜면 작은 원룸에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리오카트 라이브 홈 서킷’은 상상력을 현실로 접목한 수준 높은 게임이다. 단순한 게임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게이머에게 상상력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신세계를 다시금 맛보게 해준다. 그런 관점에서 10만9천8백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

    에디터
    글 / 김태영(게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