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지 않아서 좋다. 하루 끝에 아쉬움을 채워주는 넷플릭스 시트콤 다섯 편 추천.
브루클린 나인-나인
‘안 본 눈 삽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드시 봐야 하고, 무조건 봐야 하는 시트콤. 뉴욕 브루클린 99 관할 경찰서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사건 해결기! 범죄 수사물이라 노잼일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브루클린 나인-나인>에서 에피소드마다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는 딴 생각 않고 보면서 웃음 짓게 만든다. 개성이 넘치다 못해 감당이 안 되는 캐릭터들로 뭉쳤지만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낸다. 결코 호불호 없는 코믹 최대치 시트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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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앤 프랭키
무려 에미상과 골든 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트콤. 시작은 심상치 않다. 우아하고 고상한 그레이스와 코미디언보다 더 특이한 괴짜 프랭키는 남편들이 서로에게 사랑에 빠져 야단스럽다. 상반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두 할머니가 에피소드를 거듭하며 그들만의 진짜 우정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인 폰다와 릴리 톰린이 두 주인공을 연기해 더욱 진하게 와닿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노년에도 강하고 활기차며 사회적으로 주도적일 수 있다는 것을 틈틈히 보여준다. 누가 이 두 사람을 할머니라고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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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잭 홀스맨
재미와 의미 다 잡은 시트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야심 차게 내놓은 <보잭 홀스맨>은 성인의, 성인에 의한, 성인을 위한 성인판 애니다. 한때 ‘Horsin’ Around(말장난)’이라는 TV 쇼로 잘 나갔던 보잭이 어둡기만 한 현실 속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며 우울증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로 에피소드가 채워진다. 또 다소 괴이해 보이는 그림체로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문드러진 할리우드의 추악한 면모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지나칠 정도의 날카로운 현실 풍자는 기본, 그러나 우리들의 이야기로 달콤 씁쓸함 마저 겸비했다. 성인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뒤바꿀 만한 시트콤으로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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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굿, 닉!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갑자기 누군가가 찾아와 자신을 거두어달라고 한다면? 일단 친척이라는 말에 받아들이긴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찜찜하다. <노 굿, 닉!>은 시작부터 어안이 벙벙하다. 알고 보니 닉은 이들의 친척이 아니며, 위탁 가정과 짜고 이 집을 털어 돈을 훔칠 계획이었던 것. 착하지만은 않은 닉과 착하기만 한 톰프슨 가족의 팽팽한 기싸움 역시 볼거리다. 고전 시트콤에서나 들었던 방청객 리액션 효과음을 사용해 극중에 적절한 웃음 포인트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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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네 편의점
제목에 끌려 시즌 1을 시작했다면 멈출 수 없다.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에 정착한 한국인 이민 가정이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펼쳐지는 생활밀착형 시트콤이다. 한국에서 제작하지 않았지만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코믹한 상황들을 담았다. 말 안 통하는 가부장적인 아빠부터 자식들의 연애사와 결혼에 집착하는 엄마, 철없게 구는 아들과 딸까지. 한국 가족의 흔한 일상이라 더욱 집중된다. 특히 외국인 손님들에게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 김씨의 사이다 발언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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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 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