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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기 바람처럼 스며드는 테크 아이템

2021.06.07GQ

한 줄기 바람처럼 흘러들어.

MOLEKULE
요지경 세상이라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자꾸 만 한숨을 짓게 된다. 초미세먼지, 유해 세균, 바이러스의 공습에 호흡의 자유의지를 박탈당했다. 그나마 몰리큘 에어 프로가 휘파람을 불고 있는 곳에서는 마음 놓고 긴 숨을 들이쉬며 기지개를 켤 수 있다. 이 매끈한 공기살균청정기는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분자 단위로 분해하고 물과 이산화 탄소 같은 무해한 요소로 탈바꿈시킨다. ‘살 균’이라는 말이 괜한 겉치레가 아니다. 에어 프로는 물처럼 청량한 바람의 세기를 6단계로 세분화했으며 약 28평의 공간을 전담할 수 있다. 다행이긴 한데, 숨 쉬고 사는 게 별난 문제가 될 줄이야. 2백49만원, 몰리큘.

SAMSUNG
감히 파문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로봇청소기가 시행착오를 겪는 사물인식 능력을 한층 개선한 것뿐만 아니라 상식을 깨는 신박한 기능을 선보였다. 3D 센서를 탑재해 손톱 크기 이상의 모든 장애물을 감지하고 1백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사전 학습해 양말, 전선 등 잡다한 사물을 구분해낸다. 또 음성 명령으로 특정 공간만 청소하기도 한다. “TV 앞 청소해”라고 지시하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할 일을 마친 뒤에는 도킹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운다. 무엇보다 펫 케어 서비스가 기존 제품들과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외출 상황에서 반려동물 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이상 행 동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로봇청소기 시장에 거대한 파동을 일으킬 자질은 충분 해 보인다. 1백59만원, 삼성전자.

BANG & OLUFSEN
음악이 있다면 어느 곳에서도 외롭지 않다. 좋은 음악은 잘 익은 바람처럼 번져 공간을 풍성하게 채우니까. 여기에 더해 무선 홈 스피커 베오사운드 레벨은 존재 자체로 무미한 공간에 윤기를 낸다. 장식과 기교를 더하고 빼는 작업을 거듭한 끝에 완성했을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이 언제 어디서든 그림이 된다. 북유럽 감성을 담았다고 하는데 대체 어떤 곳이 길래 이런 디자인이 나오는지 볼 때마다 궁금하다. 스피커는 세우거나 눕히고 벽에 거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 환경과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최적의 소리를 재생하며 방수 방진 기능을 갖춰 두지 못할 곳이 없다. 설거지를 할 때도 기꺼이 콧노래 파트너가 되어준다. 1백65만9천9백원, 뱅앤올룹슨.

DYSON
샤워를 하거나 외출을 코앞에 두고 머리에 바람 잘 날이 없는 가장 일상적인 순간에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는 비상한 바람을 몰아쉰다. 분당 11만 번 회전하는 강력한 성능의 모터와 유입 공기를 증폭시키는 기술이 고압, 고속의 바람이 되어 한 호흡으로 재빠르게 머리를 말린다. 함께 제공되는 노즐을 부착 하면 머리도 손봐줄 수 있다. 이를테면 사진 속 스무딩 노즐은 부드러운 바람을 일으켜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며, 디퓨저는 날을 세우듯 컬의 형상을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이왕 매일같이 바람을 맞을 바에 야 제대로 바람을 맞는 게 여러모로 멋지다. 44만9천원, 다이슨.

    에디터
    김영재
    포토그래퍼
    김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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