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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한 집콕 라이프를 위한 장비

2021.07.02GQ

혼자 알아서 잘할 수 있다. 단, 이것만 있으면.

FIX

지난 1년 동안 전 인류는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확 줄었다. 어차피 그럴 바에 집 안 구석구석을 새 단장하고 버릴 수도 없는 물건을 뜯어 고치길 제안한다. 여기 소개하는 도구들은 하이엔드 시계 정비부터 정원 관리를 비롯해 화장실 수리까지, 그간 차일피일 미뤘던 잡다한 작업에 늠름하고 절묘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이케아가 간결하고 기능적인 육각 렌치의 대중화를 이끌어내고 가구 업계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낸 것과 마찬가지로, 테크 제품 수리 전문업체 아이픽스잇 iFixit이 선보인 공구들은 누구든 어렵지 않게 제품 내부를 열어보고 수리하며 재조립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다.

사진 속 툴킷은 64비트 드라이버 킷으로 다양한 종류의 헤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얼마나 다양한지 애플워치와 닌텐도 게임기 전용의 희귀한 나사 부품도 거뜬히 돌릴 수 있다. 툴킷에는 정전기 방지 손목 스트랩과 석션 핸들, 제품의 틈을 비집어 열 수 있는 전용 도구, 끝을 나일론으로 처리해 긁어내거나 잡아당길 때 맹활약하는 핀셋이 포함된다. 나사를 분실하지 않도록 챙겨주는 자석 패드는 어떤 작업이든 유용하게 쓰인다. ifixit.co.uk

PAINT

GRACO ULTRAMAX
그라코 울트라맥스 무선 스프레이는 완전 충전 시 최대 4.5리터의 페인트를 분사하며 교체식 디월트 18V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방 꾸미기는 쉽다면 쉬운 작업이다. 주말 하루 날을 잡아 페인트, 롤러, 브러시, 마스킹 테이프를 챙긴 뒤 시계는 쳐다보지 않고 끈기 있게 매달리면 될 일이다. 큰 실수만 피하면 결과도 준수하다. 하지만 눈을 높여 SNS에서 ‘좋아요’로 도배된 인테리어 사진이라든가, 전문가 수준의 퀄리티를 바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술과 경험을 요하는 건 당연하고 도구와 재료를 아무거나 대충 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경험이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꽤 괜찮은 도구를 마련한다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에어리스 스프레이 도장 방식은 롤러를 사용하는 것보다 작업 속도가 월등히 높다. 덧칠하는 수고로움이 없으며 어디에 사용해도 셀프 인테리어 티가 덜 난다는 장점도 있다. 그라코 울트라맥스 무선 에어리스 스프레이는 완전 충전 시 최대 4.5리터의 페인트를 분사한다. 138바의 압력으로 두께감이 있는 페인트도 미세하게 뿌릴 수 있고 360도 분사가 가능하다. 편의성을 위해 디월트 18V 배터리팩을 장착하기도 했다.

스프레이 도장기를 집에 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마스킹 테이프의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이것만 잘 골라도 마감이 훨씬 단정하고 깔끔해 보인다. 대다수의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3M의 스카치 블루 마스킹 테이프을 첫손에 꼽는다. 접착력은 출중하고 뒤끝이 없다. 작업을 마친 뒤 테이프를 제거할 때 흔적을 남기는 법이 없다.

벽의 가장자리와 모서리를 칠할 때는 브러시를 활용한다. 이때 페인트를 브러시 중간까지 덮도록 넉넉히 묻히는 것이 중요하다. 페인트를 아끼려다가 브러시 가장자리나 롤러가 건조해지는 바람에 자국이 남기도 한다. 또 넓은 면적을 칠하는 경우 벽의 중앙에서 출발해 W나 M자 형태를 그리며 브러시를 움직이는 것이 정석이다.

브러시와 롤러 제품에는 디자인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그간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체코의 산업 디자이너 페트르 노바구에 Petr Novaguer가 선보인 스포카 Spokar 브러시는 색다른 감흥을 준다. 일체형 디자인으로 속이 빈 손잡이를 적용해 재료를 절감하고 무게를 줄였다. 붓털과 손잡이를 고정시켜주는 연결부가 필요 없어 그만큼 제작 공정도 단축시켰다.

저렴한 브러시나 롤러는 아쉬운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붓털이 빠지거나 보풀이 일어나 벽에 가늘고 긴 자국이나 얼룩이 남곤 한다. 그러니 조금 더 투자한다면 결과물과 만족도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붓털을 확실히 고정시킨 해리스 얼티밋 컬렉션이 있다. 애초에 페인트가 꼼꼼하게 칠해지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가성비를 내세운 여타 제품과 비교해 작업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다.

벽과 목조부를 칠한 뒤에는 벽걸이 TV나 액자, 거울 등 인테리어 소품을 다시 달아야 한다. 디월트 DCD778M2T 같은 18V 무선 드릴 하나면 웬만한 DIY 인테리어 작업이 거뜬하다. 여기에 보쉬에서 내놓은 벽면형 레이저 레벨기 아티노까지 가까이 두면 완벽하다. 치수를 재거나 수평, 수직을 잡아주는 측정기로 1.5미터 줄자가 내장되어 있다. 각도는 0도, 90도, 180도, 270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매끄러운 벽면에 부착 가능해 쓰임 범위가 넓다.

릭 Lick은 취향 좋은 색상으로 입소문을 타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페인트 브랜드다. 깔끔하게 제작한 웹사이트는 몇 가지 질문을 거쳐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페인트를 제안한다. 테스터 제품을 주문하면 페인트를 미리 칠한 접착지를 함께 제공해 간편하게 색상을 매칭해볼 수 있다. ickhome.com

산업 디자이너 페트르 노바구에가 선보인 스포카 브러시는 동종 업계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통할 만하다. 단순하고 실용적인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구현해 뻔하기만 했던 페인트 브러시의 인상을 바꿨다. spokar.com

EXPERT SAYS
페인트 브랜드 릭의 창립자인 루카스 런던 Lucas London이 천장 페인트 칠을 쉽게 하는 몇 가지 요령을 전했다. 사다리를 놓고 구석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하며 이때 25밀리미터 앵글 브러시로 천장 테두리를 따라 8~19센티미터 두께로 칠한다. 페인트칠은 빠른 속도가 관건이다. 지체하면 안 된다. 이 다음에는 롤러로 교체한 뒤 가장자리의 칠이 마르기 전에 작은 영역을 정해 칠한다. 이런 방식으로 차례차례 작업을 이어간다. 칠이 겹치는 자국을 최소화하려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일정하게 칠하는 것이 포인트다. 어느 쪽으로 페인트를 칠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빛이 들어오는 위치와 사람의 동선을 따져보자. 아무래도 시선에서 먼 방향을 향해 칠해야 실수가 눈에 덜 띈다.

WIND

PAULIN NEO C, WORN & WOUND MULTI-TOOL, OMEGA SPEEDMASTER MOONWATCH
캐주얼한 소재와 다양한 색상의 나토 Nato 스트랩을 번갈아 매칭하면 시계의 인상도 수시로 바뀐다.

아무리 값이 나가는 고급 기계식 손목시계라도 꾸준한 관리와 정비가 필요하다.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예로 들면, 공식 서비스를 받을 경우 최소 약 1백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오래된 모델은 최소 3년마다, 최근 출시된 모델은 10년에 한 번 점검을 받길 권장한다. 정비를 한 번이라도 받아본 시계 애호가라면 이 말이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을 것이다.

꽤 괜찮은 시계를 소지하고 있다면 꼭 해야 할 일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시계를 청소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스트랩을 바꿔가며 착용하는 거다. 기본적인 공구만 있다면 혼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작업들이다.

청소는 그야말로 쉽고 간단하다. 준비물이라 해봤자 물을 살짝 적신 극세사 천과 칫솔이 전부다. 시계 본체와 밴드, 시곗줄을 연결하는 러그와 케이스 백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시계 상태가 엉망으로 치닫지 않게 해준다. 작은 시계 속에서 도사리고 있는 흉측한 찌꺼기의 실체가 궁금하다면 시계 수리업체 롤도프 Roldorf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트랩 교체는 근래 들어 일반화됐다. 품질 좋은 스트랩을 선보이는 서드파티 업체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하이엔드 시계업계 역시 스트랩의 수익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가죽과 메탈에 더해 나토 스트랩을 기본으로 제공했던 한 브랜드는 최근 추가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버텍스 워치스 Vertex Watches를 소유한 돈 코크레인 Don Cochrane은 “스트랩 교체만으로도 시계는 새롭게 변신 가능해요. 그러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라고 말한다. 스트랩을 바꿔 착용함으로써 시계가 한 개 더 생기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교체 작업은 간단하며, 고가의 시계라 해도 스트랩 교체 방식은 대개 비슷해요. 러그 규격만 알면 되죠. 대부분 20밀리미터인데 종종 18이나 24도 있어요. 규격은 러그 사이의 길을 재면 바로 알 수 있어요.”

규격을 알아냈다면 이제 필요한 건 스프링툴바다. 러그핀 끝을 눌러 스트랩을 분리하기 위한 공구인데, 원앤와운드 Worn & Wound의 스트랩 교체 멀티 툴을 추천한다. 우수한 품질과 거의 모든 러그핀과 호환된다는 장점이 있다.

“어려운 작업은 아니지만 유튜브 영상을 먼저 찾아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코크레인이 조언한다. “그리고 되도록 포켓 나이프 말고 제대로 된 전용 공구를 사용하세요. 그래야 러그핀 끝에 딱 맞거든요. 포켓 나이프는 칼날이 미끄러지면서 케이스에 흠집을 내기도 해요.” 여기까지 잘 따라왔다면 스트랩 교체는 못해도 5분 안에 끝난다.

평소 메탈 소재를 주로 착용하는 경우 보조 스트랩은 밝고 화사한 색이 어울린다. 팁을 주자면, 시계 다이얼 부분의 디테일을 참고해 스트랩을 찾는 게 제법 확률이 높다. 야광 도료가 초록색이거나 핸즈가 푸른색이라면 나토 스트랩의 색깔도 그에 맞춰 고른다.

오메가의 새로운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컬렉션은 다이얼이 클래식한 블랙 앤 화이트이기 때문에 어떤 색이든 어렵지 않게 매치할 수 있다. 제공되는 나토 스트랩의 종류도 다양하다. 좌측 사진 속 다른 제품은 글래스고에 위치한 시계 제조사 폴린의 네오 C다. 38밀리미터 사이즈로 다이얼의 푸른색은 아티스트 헬렌 스완 Helen Swan이 수작업으로 입힌 것이다. 이처럼 선명한 색의 다이얼은 크라운앤버클 Crown & Buckle의 모노크롬 체커 멜란지 펄론 스트랩과 매치할 경우 느낌이 달라진다. 극적인 효과에 비해 가격은 가뿐하다. 16파운드, 한화로 2만5천원.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2백 배 얇은 극세사로 제작한 매직파이버 MagicFiber. 일반 천에 비해 40배 넓은 표면적을 소화해 손목시계에 뒤범벅된 손가락 자국을 지워내기에 완벽하다. amazon.com

원앤와운드의 스트랩 교체 툴은 미끄럼 방지 처리된 몸체 양쪽 끝에 뚜껑이 달렸으며 2개의 리버시블 비트가 함께 제공된다. 각 비트에는 스프링바 제거용 일반적인 공구와 러그용 공구가 각각 장착되어 있다. windupwatchshop.com

EXPERT SAYS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 넘쳐나는 저렴한 시계 공구를 활용해 혼자서 수리나 정비 작업을 벌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현명한 생각일까? 버텍스 워치스의 돈 코크레인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시계 관리 작업을 직접 하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애착도 강해져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번에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시계는 엄청 정교하고 섬세한 세계죠. 작은 실수가 끔찍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요.” 시계 정비는 알맞은 공구는 물론이고 조심스러운 태도와 나름의 학습이 필요한 분야다. “부품 하나하나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작동하는지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려요.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만약 하기 싫다면 억지로 시계에 손을 대지 마세요. 분명히 전문가에게 다시 수리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테니 말이죠.”

CULTIVATE

STIHL GTA 26
초당 6미터의 속도로 체인이 무섭게 돌아가는 스틸 GTA 26은 지저분한 울타리나 제멋대로 뻗친 나뭇가지의 매무새를 빠르고 깔끔하게 가다듬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활동 반경이 집 안을 중심으로 좁아졌다. 주거 공간에 뿌리를 내린 취미들이 주목받는 건 당연한 순리다. 그중에는 홈 가드닝도 있다. 집에서 식물과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SNS 피드에는 식물 집사를 자청하는 인증샷이 이어지거나 플렌테리어 해시태그가 쏟아진다. 화분을 들여 키우거나 옥상이나 베란다 등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텃밭을 꾸미는가 하면 정원 꾸미기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영국의 씨앗 판매업체 서튼스 Suttons는 2020년 3월부터 7월 사이 양상추 씨앗은 약 1억 개, 허브 씨앗은 2천5백만 개, 비트 씨앗은 1천5백만 개 이상 판매했다. 예년의 매출보다 2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영국왕립원예학회의 웹사이트(rhs.org.uk) 방문자 수도 치솟았다. 2019년 전체 방문 횟수가 2천만 건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락다운이 실시된 1백 일 동안 1천5백만 건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원예 용품의 온라인 판매 실적도 25퍼센트 증가했다.

셀프 텃밭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퇴비 만들기’ 검색량도 정점을 찍었다. 집 안에 기존의 퇴비통을 둘 수 없는 노릇이다. 독일 스타트업 칼레아 Kalea가 출시한 주방용 퇴비통은 크기가 작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48시간 내에 사용 가능한 퇴비로 만든다. 제품 상단의 틈으로 음식물과 식재료 쓰레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갈아 건조시킨 다음 온도, 습도, 용존 산소량 등을 감지해 미생물 번식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한다.

가드닝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마당이 있는 경우 데크를 설치하거나 잔디를 깔고 울타리를 치는 작업이 줄줄이 뒤따른다. 이 과정에서 미니 전기톱 스틸 GTA 26은 입문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완전 충전을 하면 4센티미터 목재를 80개나 자를 수 있고 땔감용으로 통나무를 자르거나 울타리를 정리하는 일에도 능수능란하다. 무엇보다 위협적이지 않은 외모가 긴장을 덜어준다. 무게는 1.2킬로그램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10센티미터의 톱날이 힘차게 돌아가는 동안 진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보다 정밀한 목공 작업이 필요하다면 밀워키 Milwaukee의 무선 원형톱 M18BLCS66-401B를 추천한다. 190밀리미터 직경의 날을 장착했고 분당 회전수는 5천 회에 이르며 최대 66밀리미터까지 절삭 가능하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가장 널리 쓰이는 도구는 손톱이다. 훌타포스 Hultafors의 손톱은 두께 1밀리미터, 길이 550밀리미터의 톱날이 달렸다. 친환경 파우더 코팅을 한 덕분에 마찰을 최소화했으며 절단면도 깔끔하다. 특수 제작된 톱니가 일직선으로 정확하게 자를 수 있도록 돕는다. 재빠른 톱날 교체를 위한 퀵 릴리즈 기능도 갖췄다.

가드닝은 아이에게 좋은 놀이가 되기도 한다. 손을 쓰고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식물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돌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이에게 담당 구역을 정해주고 호기심을 돋우는 씨앗 고르기부터 시작하자. 조막만 한 손에 적합한 원예 도구도 챙겨줘야 한다. 시중에서 작은 쇠스랑이나 삽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피스카 Fiska에서 출시한 마이 퍼스트 시리즈가 딱이다. 부담 없는 크기로 손으로 꼭 쥐기 편리한 둥근 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얼핏 소꿉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성능은 확실하다. 삽의 머리 부분은 섬유 보강 플라스틱 재질이고, 양극 처리된 알루미늄으로 만든 자루는 가볍고 튼튼하다. 그러니 얕보지 말 것.

애지중지 키우는 식물들을 위해 특식 메뉴를 제공하자. 칼레아 주방용 퇴비통은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준다. 그 과정은 전혀 거추장스럽지 않다. mykalea.de

훌타포스의 HBX 손톱은 비뚤어지는 일이 없다. 일직선으로 움직이며 절단면도 깔끔하다. hultafors.com

EXPERT SAYS
영국의 DIY 인테리어 전문 매장인 B&Q(diy.com)에서 아웃도어 부문을 담당하는 크리스토퍼 레이 Christoper Ray가 전하는 데크 설치 요령. 우선 데크를 까는 곳에 배수구 뚜껑이 있다면 그 위에 작은 문을 다는 것이 좋다. 들보는 널빤지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깔아야 한다. 널빤지는 양쪽 끝에 3밀리미터의 틈이 필요하며 널빤지 사이의 간격은 5~8밀리미터 정도가 적당하다. 배수 목적도 있지만 계절에 따라 수축과 팽창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습을 하듯 고정하기 전에 널빤지를 미리 늘어놓고 위치를 맞춰보는 것도 영리한 요령이다. 잡초 방제용 부직포는 널빤지 고정 작업 전에 깔아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도록. 그랬다가는 힘들게 끝낸 작업을 뒤집어엎어야 할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속이 뒤집어진다.

FLUSH

FLUSH BRUSH
실리콘으로 만든 플러시 브러시의 솔 부분은 변기 안쪽의 거치대에 보관했다가 청소 시 손잡이에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일을 마치고 원위치로 돌아간 솔은 변기의 물을 내릴 때마다 자동으로 세척된다. 과거 푸대접을 받아온 솔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장실 유머에 사람들은 박장대소하지만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는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 어떤 이들은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금기처럼 여기거나 입 밖으로 꺼내길 주저한다. 그렇게 무시하고 외면하는 사이 화장실은 너무나 빠르게 달라졌다. 최신 기술이 빠르게 도입된 일본의 욕실 분야를 살펴보면 최신 동향을 알 수 있다. 놀라움 그 자체다. 스마트 기능으로 도배된 비데, 자동 세척 변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변기 등 없는 게 없다. 낯선 신문물이니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거나 과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기, 화장실의 품격을 높여주는 몇 가지 신박한 도구들이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스팟리스 머티리얼즈 SpotLess Materials의 변기용 스프레이는 나노 소재를 변기에 코팅해 물기를 튕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스프레이의 종류는 두 가지다. 먼저 첫 번째 스프레이를 변기의 표면에 뿌려 머리카락처럼 생긴 극미세한 분자들이 자라게 한 뒤, 두 번째 스프레이로 그 주변에 얇은 윤활막을 씌워 표면을 미끄럽게 만든다. 그 결과 물때나 얼룩이 변기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 발수 코팅 효과는 최대 5백회 물을 내릴 때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나노 코팅이라는 신통방통한 기술이 등장했다고는 하지만 화장실 청소의 리더는 여전히 청소용 솔이다. 특히 변기를 구석구석 청소하는 변기 솔은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고도로 발전했지만 변기 솔은 예외인 것 같다. 더럽다는 인상 또한 짙다.

그런 점에서 톰 킨 Tom Keen이 개발한 플러시 브러시 Flush Brush는 혁신이라면 혁신일 것이다. 변기 안쪽에 실리콘 재질의 변기 솔 거치대를 설치해 청소를 마친 뒤 더러워진 솔을 변기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다. 게다가 변기의 물을 내릴 때마다 실리콘 거치대에 보관된 솔이 자동으로 세척된다. 손잡이는 분리형이다. 평소에는 벽에 걸어뒀다가 청소할 때만 솔에 장착해 변기를 닦으면 된다. 손잡이와 솔은 자석으로 쉽게 탈부착된다.

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변기 사용 횟수도 훨씬 잦아졌다. 그러다 보니 ‘막힌 변기 뚫는 법’에 대한 검색 빈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 역시 절대로 즐거운 작업은 아니다. 화장실에서 제일 피하고 싶은 위험천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별다른 배관용 도구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신속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투명 비닐 랩으로 변기를 단단하게 감싼 뒤 물을 내리면 압력이 발생해 비닐이 부풀어 오른다. 이때 손으로 비닐을 꽉 눌러 발생하는 힘으로 막힌 부분을 뚫을 수 있다. 가성 소다, 주방용 세제, 끓는 물을 부은 뒤 물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했는데도 답답한 상황이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다면 전자 공구 브랜드 료비 Ryobi에서 나온 R18DA-0 스프링 청소기가 해결사 역할을 한다. 총길이가 7.6미터에 이르는 6밀리미터 케이블이 회전하며 직경 5센티미터 크기의 하수관을 신속하게 뚫는다. 청소기 후면에 배수 포트를 장착해 오수가 케이블 통에 쌓일 염려가 없다. 완전 충전 후 108분 동안 사용 가능하다. 이 장비로도 막힌 변기가 꿈쩍하지 않는다면 그땐 어쩔 수 없다. 손을 떼고 배관 클리닝 업체를 호출해야 한다.

아이로봇 iRobot의 물걸레 로봇 청소기 브라바 제트 M 시리즈는 청소가 필요한 구역을 자동으로 매핑한 뒤 클리닝 패드와 물분사 기능으로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한다. irobot.com

꽉 막힌 하수관에는 료비의 R18DA-0 스프링 청소기가 진짜 강적이다. 총길이 7.6미터의 케이블이 회전하며 막힌 곳을 뚫는다. 손으로 들기 좋은 크기라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uk.ryobitools.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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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가 막히는 불운한 상황을 마주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런던의 배관업체 핌리코 플러머스 Pimlico Plumbers의 애슐리 멀린스 Ashley Mullins가 알려준 방법을 떠올리자. 첫째, 화장실과 가까운 곳 싱크대의 물이 잘 빠지는지 확인해본다. 만약 여기도 막혔다면 심각한 상황이란 신호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범위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다행히 그게 아니라면 일명 ‘뚫어 뻥’으로 불리는 플런저를 활용한다. 변기 안쪽의 구멍에 딱 맞게 압착한 뒤 펌핑을 하는데 큰 힘을 들일 필요가 없다. 이때 서두르거나 한 번에 너무 많은 압력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충분히 펌핑을 하고 나서 물을 내렸는데도 물이 차오른다면 몇 차례 더 펌핑을 시도한다. 너무 뻔하고 식상한 해결책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변기가 막혔을 때 바로 옆에 플런저가 있어도 급한 마음에 잇따라 물을 내리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그 결과는 호러 무비의 한 장면. 다들 비명을 내지르고 만다. 배관 전문가는 말한다. “변기가 막혔을 땐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입을 열지 마세요.”

    Writer
    Jeremy White
    Photographer
    James Day
    Illustrator
    Nick D Bu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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