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피비 파일로가 피비 파일로로 돌아온다

2021.07.19GQ

이제 ‘Old Céline’에서 ‘PHOEBE PHILO’로.

피비 파일로가 3년간의 공백을 깨고 패션계로 돌아온다. 패션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오너로서 말이다. LVMH가 일부 소수 지분을 투자했고 피비 파일로가 결정권자 자리에 앉아 새로운 레이블을 이끌 예정이다.

동시대 가장 존경받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피비 파일로는 영국 출신으로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뒤 1997년 스텔라 매카트니의 디자인 어시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1년부터 2006년 끌로에를 거쳐,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피비 파일로는 기존 하우스가 가진 모든 것을 지우고 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선보였는데, 절제된 디테일에 지적인 이미지를 입힌 레디 투 웨어와 잇백 등으로 하우스의 매출을 수식 상승시켰다. 특히 남을 위해 차려입는 옷이 아닌 본인을 위한 옷을 추구한 그녀의 무드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 영감 그 자체였다.

셀린느를 떠난 후에도 여전히 피비 파일로에게 보내는 지지는 절대적이다. 피비 파일로 시절의 셀린느를 그리워하는 ‘올드 셀린느’ 팬들이 생겨난 건 물론, ‘파일로필스(Philophiles, 피비 파일로의 추종자들)’는 보테가 베네타의 다니엘 리부터 한국인 최초로 LVMH 프라이즈 파이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황록을 비롯 피터 두, 레아 디클리 & 훙 라 등 피비 시절의 셀린느 출신 디자이너들에게도 주목했다.

외신에 따르면 피비 파일로는 지난해 초부터 새로운 컬렉션을 위해 디자이너들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런던을 기반으로 소규모 팀을 꾸렸다고 알려졌다. 최근에 발표한 피비 파일로의 성명을 보면 LVMH의 지원 아래 ‘PHOEBE PHILO’ 론칭을 공식화했고, 높은 품질의 의류 및 액세서리 라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지난 몇 년 간 LVMH와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협업을 함께 했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에서의 재결합은 자연스러운 진행이었다”라며 “다시 모험을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도 “피비 파일로는 우리 시대 가장 재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사업가로서 그의 모험에 파트너가 돼 매우 기쁘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피비 파일로의 컴백 소식에 다수의 매체들은 현재 트렌드와 또 다른 방향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패션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피비 파일로의 새 컬렉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022년 1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인스타그램 @phoebephilo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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