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양식.
<바다음식의 인문학> 대학에서 30년 이상 영양학, 영양생리학, 식사요법 등을 가르쳐온 영양학자가 “내 밥상에 놓인 한 토막 생선의 정체는 오리무중”이라서 지금 먹고 있는 바다음식이 언제 어디에서 왔는지 좇아가본 기록서다. 예를 들면 이런 관찰이 담겨 있다. 동해안 함경북도 굴포리나 서해안 평안남도 궁산리 등 해안가에 신석기시대부터 쌓인 조개무지가 있는데, 이는 굴과 전복, 소라, 백합 등 당시 취식하고 버려진 조개껍데기가 모인 더미다. 그런데 전복과 소라는 바다 깊이 서식하는 생물. 석기시대 인류는 과연 어떻게 바닷속 생물을 따왔을까?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궁리는 수만 년 전에도 변함없었구나, 새삼 인간이 대단하고 귀엽다.
<고양이와 채소 수프> 삼겹살을 먹는 행위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저자의 말에 틀림없이 동의하는 사람으로서, 책 전반에 걸쳐 기록된 그의 변화가 무척 놀랍다. 밤낮으로 고기 반찬을 사랑하던 저자는 길 고양이와 친해지며 조금씩 다른 세상을 보게 되고, 종국엔 공장식 사육을 반대하고 고기 소비를 줄이는 비건 지향 채식인의 길을 걷게 된다. 집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을 땐 먹기도 하는 이 비건 지향 채식을 두고 어떤 이는 타박한다는데, 작가 대신 가서 그들의 엉덩이를 걷어차주고 싶은 마음이다. 자신이 생각할 때 더 나은 방향으로 행동을 옮긴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박수 받기 충분하므로.
- 피처 에디터
-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