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애호가들이 툭 까놓고 알려주는 데일리 와인 30 | 지큐 코리아 (GQ Korea)

와인 애호가들이 툭 까놓고 알려주는 데일리 와인 30

2021-11-04T10:57:12+00:00 |drink|

내돈내산. 


365 J 샤르도네 “매일 그대와”
바짝 말린 건어물이 된 것 같은 금요일 저녁. 요란한 불금은 내키지 않고, 주말 전야제는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은 날 365 J 샤르도네를 오픈한다. 뜨끈한 샤워로 업무 스트레스를 깨끗이 씻어내고, 나른한 몸에 흘려보내는 상쾌한 샤르도네 한 모금! 특유의 시트러스한 맛 덕분에 흥건한 침으로 입맛이 돌면서 정신이 바짝 든다. “어서 저녁을 잘 챙겨 먹도록!” 대충 때우려던 끼니를 잘 챙기라고 잔소리해주는 베프 같은 와인. 거기다 유기농 인증을 받고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았다. 3만~4만원대. 황선정 WS 통상 마케터


메디치 에르메테 콘체르토 “나의 블러드”
‘나의 블러드’. 어떤 애호가들은 이 와인을 그렇게 부른다.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마신 사람은 없다는 와인. 떡볶이와 잘 어울리는 뉘앙스 때문에 일명 ‘떡볶이 와인’이라는 별명도 지녔다. 산딸기, 체리, 붉은 장미 잎 향, 초콜릿 향, 쌉쌀한 끝맛을 지닌 신선한 레드 스파클링 와인은 떡볶이도 좋지만 맛있게 매운 양념 치킨, 소시지, 페퍼로니 등이 올라간 피자와도 합이 훌륭하다. 가을 설악산의 산봉우리에 올라 단풍을 안주 삼아 홀짝이면 이 시대 최고 신선놀음이 될 듯. 3만원대. 류주희 하이트 진로 와인 마케팅 매니저


산 조르지오 참폴레토 로쏘 디 몬탈치노 “카멜레온”
한 날은 고기, 한 날은 파스타, 한 날은 피자, 세 번에 걸쳐 친구에게 페어링을 권한 적이 있다. 친구는 그때마다 무슨 와인인지 궁금해했지만, 사실은 모두 같은 와인이었다. 잘 익은 붉은 과일과 가을 꽃의 아로마가 이탈리아의 따사로운 햇볕 아래 잘 자란 포도를 연상하게 하는 와인. 이 와인을 마시면 늘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기분이었는데, 강원도 정선을 여행한 뒤로는 줄곧 정선의 풍경도 함께 떠오른다. 토스카나 몬탈치노의 언덕을 닮은 정선으로 여행 갈 때 꼭 챙기고 싶은 와인. 5만원대. 피에르 앙드레 두쎄 SWS 대표이사


루이 자도 마르사네 로제 “로제의 교과서”
잘 만든 로제 와인의 정수란 이런 걸까. 교과서처럼 기본에 충실하고, 더함도 덜함도 없는 딱 좋은 로제. 입 안에서 섬세한 과일 향 바람이 살랑살랑 불다가, 어느새 피노 누아의 진중함, 무게감이 느껴지는 맛. 사랑스러운 컬러도 식욕에 한몫한다. 이 와인은 호기심만 오래 간직하고 있다가 신혼여행에 챙겨갔는데, 예뻐서 소품으로만 사용하다 돌아온 웃지 못할 기억도 있다. 겨울 딸기를 듬뿍 얹은 생크림 케이크, 새콤한 토마토 맛이 살아 있는 마르게리타와 합이 훌륭하다. 3만5천원. 이경화 와인앤모어 바이어 


미스터 믹 리슬링 “비타민이세요?”
상큼한 과일과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균형을 이루는 비타민 같은 피로 회복제. 신선한 레몬과 라임 향, 오렌지꽃 향에 신선하고 크리스피한 산도가 느껴져서 이것도 나름 비타민 음료라 위안(?)하면서 마시기 좋다. 매콤한 주꾸미볶음, 꼬막비빔밥과 함께 먹으면 매운맛은 중화하고 향기는 콸콸 더한다. 비가 오는 날, 기분이 처지고 힘든 날 분위기 전환용으로 자주 마시지만, 상암 하늘공원에서 파란 가을 하늘과 억새풀을 배경으로 잔디 위에 돗자리 깔고 여유롭게 맛보면 물론 더 좋다. 2만원대. 류주희 하이트 진로 와인 마케팅 매니저


부아 루즈 “족발과 내추럴”
내추럴 와인은 어렵다는 편견을 단번에 날리는 레드 와인, 부아 루즈다. 특히 2020 빈티지는 진한 텍스처 덕분에 내추럴 레드 와인을 처음 시도하는 와린이들에게도 친절한 태도를 취한다. 배달 단골 야식인 족발이랑 특히 궁합이 환상적인데, 검붉은 과일 향, 은근한 허브와 스파이시함이 족발에 이국적인 조미료를 더하는 느낌이다. 구조감 있는 타닌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하고 쫄깃한 족발에 풍미를 배가시킨다. 서로 윈윈하는 조화는 언제나 정답. 4만원대. 김경란 ORW 홍보


돈나푸가타 안틸리아 “와인이 재즈라면”
10년 전, 와인과 예술이 공명하는 와이너리로 시칠리아를 여행할 때 작은 콘서트에 우연히 들른 적이 있다. 재즈에 기반을 둔 낭만적인 노래와 와인. 말도 안 통하는 관객과 어울려 음악을 즐긴 적이 있는데, 후에 알고 보니 재즈 가수로 활동하기도 하는 돈나푸가타의 오너 조제의 콘서트였던 것. 그 때문일까, 그 낭만의 순간은 이 와인 한잔으로 손쉽게 소환된다. 압구정 후랜드 김밥, 인어교주해적단에서 주문하는 꽃게찜, 편의점 크래미 등 요상한 안주와도 두루 어울린다. 4만3천원. 엄은진 나라셀라 브랜드 전략


포르타 6 틴토 “리스본행 와인 열차”
포르타 6 틴토를 한잔 따르고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재생한다. 눈과 귀는 그레고리우스의 여정을 바짝 좇아 여행하며, 입과 코는 포르타 6에 한껏 젖는다. 순식간에 포르투칼의 풍경과 장면이 오감으로 소환된다. 이 와인에선 걸쭉하게 졸인 포도잼 같은 주시함이 입 안 가득 퍼지고, 은은하게 크리미한 우유 뉘앙스를 풍긴다. 그럼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건 적절한 산도와 바디감이 밸런스를 잡아주기 때문. 차돌박이 팽이버섯말이, 새송이버섯구이 등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1만9천원. 이소희 레뱅드매일 브랜드 매니저


제프 까렐 라 띠흐 “차박의 까만밤”
라벨에 그려진 새빨간 차가 “어서 날 가져”라고 말하는 듯, 단번에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와인. 제프 까렐 라 띠흐는 자두, 블랙체리 등 검붉은 진한 과일과 제비꽃, 매콤한 후추 향이 탁월한 조화를 보인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그윽한 향이 잔잔히 깔린 캠핑의 까만 밤에 특히 맛있는데, 제육불고기, 채소곱창, 가볍게 구운 베이컨 같은 정키한 안주와 잘 어울린다. 차박러의 성지로 알려진 충주 수주팔봉에 갈 때 여러 병 챙겨가면 좋을 와인. 2만원대. 류주희 하이트 진로 와인 마케팅 매니저


마르케스 데 카사 콘차 샤르도네 “여름 바닷가”
한번은 이 와인으로 친구들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는데, 모두 칠레나 미국 와인만은 아닐 거라고 했다. 뭔가 고급스럽다나? 와인을 이제 막 좋아하기 시작한 비기너들에게도 어필하는 샤르도네, 마르케스 데 카사 콘차다. 감바스 알 아히요, 멜론과 하몽, 조개구이, 회. 이 와인에 어울리는 안주는 하나같이 여름 바닷가와도 어울리는 요리다. 호쿠사이의 우키요에 작품 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떠올리게도 하고, 돌체 & 가바나 라이트 블루 EDT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3만2천원. 정태형 금양 마케터


투썩 점퍼 코알라 쉬라 & 펭귄 카베르네 소비뇽 “이지 고잉”
투썩 점퍼 와인의 얼굴에는 늘 귀여운 동물이 살고 있다. 지역 대표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고, 라벨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동물들이 붉은 재킷을 입고 정면을 본다. 코알라가 그려진 호주 쉬라즈 캐릭터는 넘치는 햇살에 잘 익은 과일, 후추 향, 타닌 등의 조화가 입 안에서 포근히 머문다. 팬 프라이한 스테이크나 햄버거 같은 육즙 듬뿍 요리와 잘 어울린다. 톰 미첼의 수필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을 떠올리는 펭귄 카베르네 소비뇽도 함께 구비해두면 어쩐지 뿌듯하다. 1만원대. 정재광 CSR 브랜드 매니저


빌라 생 그리 샤르도네 2019 “썸의 맛”
라벨을 보고 누군가는 옛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떠올리고, MZ세대는 설레는 ‘썸’의 시기를 떠올린다는 와인. 빌라 생그리 샤르도네는 상큼한 레몬, 라임, 자몽의 은은한 아로마, 한 방 있는 산미와 부드러움을 모두 장착했다. 집에서는 두부면 파스타를 만들어 이 와인을 곁들이곤 하는데, 두부의 고소한 맛과 와인이 지닌 견과류의 아로마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풍미를 낸다. 동남아풍의 매콤한 맛이 나는 소스나 오일, 크리미한 소스와도 두루 어울린다. 2만원대. 전지혜 SWS 마케터


도멘 롱보 알 카베르네 소비뇽 “향기 페어링”
제법 쌀쌀해지고 나뭇잎 냄새, 흙냄새, 풀냄새가 농밀하게 느껴지는 밤, 고기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불멍 타임. 도멘 롱보 알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야말로 이 순간을 위한 와인이다. 눈앞 모닥불의 온기를 느끼며 진한 와인을 입 안 가득 머금고 와인에 집중하다 보면, 꽤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향을 뿜어내며 이어지는 여운에 절로 찬사가 나온다. 캠핑장에서 피어나는 모닥불냄새, 풀냄새, 나뭇잎 냄새, 흙냄새와 와인에서 나는 향의 페어링이라니,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4만~5만원대. 황선정 WS 통상 마케터


두르뜨 뉘메로 엥 소비뇽 블랑 “봄비 내린 푸른 잔디”
하이트 진로 내 와인 애호가들이 박스째 사다놓고 홀짝이는 와인. 평범한 소비뇽 블랑이 아니라, 앙금 숙성으로 입은 복합적인 풍미와 풍성한 볼륨감이 근사하다. 상큼한 레몬과 흰 꽃 향, 갓 베어낸 듯 생생한 풀과 젖은 돌의 미네랄 향. 그야말로 봄비로 젖은 푸른 잔디밭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듯한 안온한 기분을 준다. 냉동고에 얼려둔 해물경단을 꺼내 뚝딱 해동해 먹거나,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 채소를 듬뿍 올린 보쌈과도 훌륭한 조합! 골프장에서 마시면 왠지 ‘라베’할 기분이다. 2만원대. 윤바예 하이트 진로 홍보


스몰타운 빈야드 클로벨라 “그윽한 키스”
보랏빛 키스. 라벨에 그려진 아찔한 키스 직전의 장면에는 무르 베드르와 그르나슈 품종의 만남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호주 바로사 밸리에서 탄생한 이 와인은 진하고 풍부한 향, 농익은 듯한 깊은 풍미가 가득하다. 와인을 배낭에 푹 찔러 넣고 떠난다면 어디가 좋을까. 산과 바다, 하늘과 땅, 호수와 들판 모두 만날 수 있는 강원도 고성이 좋겠다. 두 품종의 완벽한 블렌딩을 담은 클로벨라처럼 두 가지의 서로 상반되는 듯 어우러지는 자연의 모습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5만원대. 황은실 CSR 브랜드 매니저


프린츠 살름 리즐링 트로켄 “냉장고 속 홍반장”
우리 집 냉장고에는 언제나 프린츠 살름의 리즐링 트로켄이 살고 있다. 나는 이 와인을 홍반장이라 부르는데, 어떤 음식에도 다 어울리는 까닭이다. 삼겹살 넣은 매콤한 김치찜부터 스시, 생선 요리까지 두루 잘 어울리는데 그중에서 나의 페이버릿 안주는 봉골레 파스타다. 해감해둔 조개를 팬에 넣을 때 리즐링 트로켄을 조금 넣으면 마지막 한 올까지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물론 완성된 파스타는 잔에 콸콸 따른 한 잔의 여유와 함께! 5만원대. 이나경 크란츠 코퍼레이션 마케터


샤토 기봉 레드 “보르도 매일 와인”
위대한 농부로 알려진 앙드레 뤼통이 만든 프랑스 보르도 데일리 와인의 정석. 블랙베리, 블랙체리 등 검붉은 과일 향이 인상적이고, 묵직하고 매끄러운 맛은 이상적이다. 후추의 스파이스 향과 바닐라 향 피니시는 곱창을 씹을 때 국물 조미료처럼 입 안에 털어넣고 싶은 맛. 부모님이 편의점을 운영하시는데 이 와인을 들여놓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받은 에피소드로 더욱 기억에 남는다. 호캉스할 때마다 근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더 친근하다. 2만원대. 이윤성 아영 FBC 마케터


엠 샤푸티에 아티스트 레이블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이 와인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풀밭 위의 점심 식사’라고 말하고 싶다. 론 지역 와인에 어색한 초심자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뉘앙스이고, 마냥 묵직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풀 바디 와인이라 데일리 와인으로 딱 좋다. 장 마리아 작가의 아르누보 양식 그림으로 둘러진 이 와인에서는 어쩐지 르 라보의 베르가모트 22 향이 떠오르기도 하고, 영화 <너를 보내는 숲>이 연상되기도 한다. 더 오래 바라보면 담양 소쇄원의 대숲이 펼쳐지는 느낌도 든다. 양고기, 돼지갈비와 어울린다. 5만9천원. 정태형 금양 브랜드 매니저


이모스 리슬링 “카카오 피치”
‘내돈내산’ 11병째. 40년 된 포도나무로부터 완성된 이모스 리슬링은 독일의 리슬링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잘 익은 복숭아, 리치 향과 기분 좋은 산도, 미네랄의 감칠맛과 풍미를 담은 이 술은 아시안 요리에 곁들일 때 멋진 하모니를 낸다. 달콤하면서도 모스카토를 연상시키는 이 와인을 이미지화하면 카카오의 복숭아 캐릭터가 떠오르곤 한다. 설렘, 풋풋함, 귀여운 느낌이 공존하는 ‘물건’. 입문자라도 쉽게 사랑에 빠질 법한 와인이다. 가격 문의. 김세은 모아 엘앤비 브랜드 매니저


이스카이 말벡-카베르네 프랑 “녹진한 미트 파이”
와인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이 와인은 나의 사랑이었다. 유튜버 와인킹이 강추한 와인으로도 유명한데,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이 보여주는 최고의 모습을 한 병에 압축해 보여준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아주 기본적이며 클래식한 스테이크, 바비큐와 잘 어울리고, 아트로 따지자면 이배 작가의 ‘불로부터’의 강렬한 이미지와 향기로 따지면 딥디크 탐다오와 잘 어울린다. 이 와인을 마실 때 비지엠은 반드시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 8만9천원. 정태형 금양 브랜드 매니저


부베 라뒤베 사피르 브뤼 빈티지 “흡사 샴페인”
샹파뉴 다음으로 스파클링을 많이 생산하는 소뮈르에서 와인 공부를 하던 시절, 부베 라뒤베 와이너리로 자주 놀러가곤 했다. 거기선 늘 자랑스러운 얼굴로 이 와인을 내놓았다. 샴페인과 동일한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고급지고 풍부한 버블감에 한 번 놀랐고, 저렴한 가격에 눈 비비며 또 한 번 놀라워했다. 탄산의 청량감 덕에 식전주로도,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디저트와 페어링해도 훌륭하다. 요즘 핫하게 부상 중인 그릭 요거트 복숭아, 크로플과도 더할 나위 없는 매치. 4만원대. 전지혜 SWS 마케터


와비사비 겔버 뮈스카텔러 “산골짜기 수영장”
와인 수입 검토를 위해 첫 테이스팅을 한 순간이 지금도 선명하다. 라벨 디자인처럼 화사하고 향기로운 맛이라 ‘아 얼른 팔고 싶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결국 몸담고 있는 와인앤모어에서 절찬리에 판매하게 되어, 늘 사 마실 수 있어 어찌나 행복한지. 담백하고 재료의 맛이 살아 있는 초밥이나 채소곱창 또는 과일치즈와 함께 멋지게 식사를 마무리하는 디저트 와인으로도 좋다. 떠들썩한 워터파크보다는 고즈넉한 바닷가나 산골짜기 펜션의 수영장 같은 인상을 주는 와인. 3만5천원. 이경화 와인앤모어 바이어


셀레스테 베르데호 “애프터 샤워”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맥주는 배부르고, 레드 와인은 너무 무겁고, 샤워 후에 상쾌하게 딱 한 잔 들이켜고 싶을 때. 레몬, 라임 시트러스 과일 향과 유칼립투스, 흰 후추, 펜넬, 브리오슈 향을 지닌 셀레스테 베르데호는 그럴 때 간절한 술. 스페인 루에다 지역의 베르데호 품종으로 만든 이 와인은 말벡 타닌이나 쇼비뇽 블랑의 새콤함에서 혀를 쉬게 해주고 싶을 때 좋다. 오늘 밤 나탈리아 라포우르카데의 ‘고독과 바다’를 들으며 스트링 치즈, 꽃게랑 과자와 함께 삼합으로 즐기고 싶다. 2만원대. 허밝음 신동와인 브랜드 매니저


프렌치 비치스 쥬시레드 “지중해의 휴일”
포도 단면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동그란 눈망울 같은 레이블. 코르크를 뽑으면 함께 밀려 올라오는 향이 마치 프랑스 어느 지방의 휴일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무겁지 않은 바디, 감미로운 타닌이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노니는 부드러운 시간을 연상시킨다. 투박하게 차린 프랑스 가정식, 코코뱅이나 비프 부르기뇽과 즐겨도 좋고, 고소한 크루아상 샌드위치에 홀짝여도 좋다. 귀여운 조약돌이 깔린 거제도 몽돌 해변과 자연 속에 푹 박힌 근포땅굴에서 비장하게 꺼내어 마시고 싶다. 3만원대. 황은실 CSR 브랜드 매니저


아로즈 “3만원짜리 내추럴”
향긋한 베리 향이 입 안에 감돌며 어린 시절 추억까지 상기시켜주는 코튼캔디의 달콤함까지. 무알코올 와인으로 속아 주스처럼 마시다간 정말 내추럴(?)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와인의 매력이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볼매’ 내추럴 와인으로 지인들에게 종종 소개하곤 한다. 특히 내추럴 와인을 처음 접하는 ‘와린이’들에게 딱 좋은데, 부드러운 목 넘김, 풍성한 과실 향이 스트레스 받을 때 꼭 수혈해줘야 하는 떡볶이, 순대, 튀김 같은 분식류와 찰떡이기 때문이다. 3만원대. 김경란 ORW 홍보


델리카토 1924 버번 배럴 카베르네 소비뇽 “버번과 ‘까쇼’”
미국 버번 배럴 열풍의 주역, 델리카토 1924 버번 배럴 카베르네 소비뇽. 블랙베리와 코코아, 라즈베리, 캐러멜의 풍부한 아로마를 동반하면서 농축미 가득한 무화과잼 아로마와 토스트한 향이 코끝을 맴돈다. 100퍼센트 카베르네 소비뇽(일명 까쇼)인데 최소 4개월이 넘는 버번 배럴 숙성이 가져오는 바닐라, 말린 허브와 캐러멜의 풍미가 입혀져 독특한 맛을 지닌다. 메이플 피칸 고구마, 베이컨 필레, 구운 소고기 안심과 마리아주가 훌륭하다. 6만2천원. 이소희 레뱅드매일 브랜드 매니저


보히가스 그란 레세르바 카바 “치맥 대신 ‘치와'”
잔에 따르면 청사과처럼 싱그럽고 풋풋한 향, 레몬 같은 풍미가 느껴지고, 입 안에 한 모금 머금어보면 샴페인처럼 조밀한 기포가 이 와인의 뛰어난 가성비를 보여준다. 마치 프랑스 정통 샴페인처럼 브리오슈 굽는 향마저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치맥 대신 ‘치와’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맥주나 콜라처럼 톡 쏘는 탄산보다는 작은 기포감이 있어 안주 없이 은은하게 즐겨도 좋지만, 특히 담백하게 구운 오븐 치킨이나 짭조름한 교촌치킨과도 잘 어울린다. 2만5천원. 김설아 신세계 L&B 마케팅 파트장


산테로 피노 샤르도네 스푸만테 “신의 물방울 15권”
스푸만테만을 생산하는 산테로의 가성비 스파클링 와인. 단맛이라곤 없는 깔끔하고 청량한 스타일인데, 오렌지, 레몬 등 시트러스 과일에서 느낄 수 있는 상큼하고 신선한 향이 매력적이다. 섬세하고 풍부한 버블감으로 ‘와린이’에게도 친절하다. 떡볶이, 라볶이, 쫄면과 같은 매콤달달한 분식류 및 오징어튀김, 김말이 등 분식튀김류와 딱 어울리니 여러 병 구비해도 금세 뚝딱이다. 괜히 <신의 물방울>에서 이 술을 극찬한 게 아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15권을 펼쳐보시길. 1만원대. 이윤성 아영 FBC 홍보


클라랑델 루즈 “봄비 내린 푸른 잔디”
와인 애호가인 지인이 ‘덕질’하는 어느 가수의 생일날, 브이앱에 이 와인이 포착되어 난리가 난 적이 있다. 담배와 커피 향을 지독하게 풍기는 강한 타닌을 피해왔던 이들이 이 와인을 마신다면 아마도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까. 잘 익은 체리, 블랙베리 향이 훅 치고 올라오는 와인에서 타닌의 부드러운 얼굴을 발견할 테니 말이다. 이 와인을 가방에 쏙 넣고 어디론가 떠난다면 아마도 평창이 좋을 것 같다. 붉은 과실과 허브 향이 평창 숲속의 피톤 치드와 너무 멋지게 어우러질 것 같으니까. 4만원대. 김윤화 신동와인 마케터


에스탕동 제니스 “F/W 로제”
딱딱한 여름 복숭아를 베어 문 듯 입 안 가득 화사한 흰 과일의 풍미가 느껴지고, 라임처럼 짜릿하고 싱그러운 산미가 와인의 골격을 반듯하게 만들어준다. 여름에 삼계탕을 먹는 것처럼 해마다 겨울이면 대방어회에 즐겨 마신다. 프로방스 로제 와인의 화사한 이미지 때문에 봄여름에 어울릴 것 같지만 의외로 가을과 겨울에 더 생각나는 와인. 특히 살이 가득 오른 고소한 꽃게나 기름진 방어회와 향기롭고 산뜻한 로제 와인의 조합은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2만5천원. 김설아 신세계 L&B 마케팅 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