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과 관련한 무수한 속설 중 거르고 걸렀다. 정력왕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거다.
코가 크면 정력왕이다? (X)
동서고금 공통된 속설은 ‘코와 정력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고대 로마 사람들 역시 코가 길수록 정력이 강하다고 믿으며 정력 강한 남성을 표현하는 ‘로마의 코’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신체 부위 중 밖으로 드러나 있는 코를 통해 성기 크기는 물론 정력까지 가늠해보고자 하는 것은 믿음일 뿐이다. 코가 커서 좋은 건 폐의 기능을 높이고, 심장의 효율적인 운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뿐이다.
소변 발이 세면 정력이 좋다? (X)
소변 발이 강하면 정력이 강하다기보다, 소변 발이 약하면 정력이 약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더 과학적인 분석이다. 배뇨와 발기 모두 자율신경계의 통제를 받고, 신경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거쳐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소변과 정력은 서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약한 소변발’에 한정해서다. 배뇨 신경계 이상으로 소변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교감 신경 강화’로 인해 발기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소변을 보는 데에 문제가 없고 시원하고 강하게 볼 일을 보고 있다면 ‘정력’ 보다는 ‘배뇨가 건강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허벅지가 굵으면 정력이 좋다? (O)
허벅지와 발기는 신체 해부학적으로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허벅지 안쪽 근육은 생식기를 광범위하게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면 생식기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난다. 또 생식기에 모여있는 혈류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요약하자면, 허벅지가 발달한 사람은 같은 크기의 자극을 받더라도 생식기에 혈류가 모이는 양과 지속 시간이 달라진다는 것. 허벅지 근육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부위보다 더 많은 테스토스테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는 성욕 증가와도 이어지는데, 따라서 허벅지가 단단하고 근육질인 사람은 발기가 강해질 경험할 확률이 높고, 이는 ‘정력’과 직결된다.
식욕이 많으면 성욕도 많다? (O)
식욕과 성욕은 비례할 확률이 높지만, 성별에 따라 드러나는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두뇌의 시상하부는 체온, 배고픔, 갈증, 수면, 생체 리듬 등 신체 주요 기능을 통제하는 기관이다. 시상하부에 성욕 중추와 식욕 중추가 함께 존재하며 둘의 간격은 1.5mm 정도로 매우 가깝다. 가까운 만큼 서로 영향을 받기 쉬운데, 여성은 포만 중추와 성욕 중추가 맞닿아 있고 남성은 섭식 중추가 성욕 중추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식욕은 배가 고픈 것과 부른 것 두 가지 욕구로 나눌 수 있다. 여성은 배가 부르면 포만 중추가 자극돼 성욕 중추가 반응한다. 반면 남성은 배가 고플 때 섭식 중추 자극 때문에 인근의 성욕 중추가 반응해 성욕을 느낀다. 성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식욕과 성욕의 자극과 반응이 달라지겠으나 의학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긴 하다.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X)
모발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만 이를 정력과 연결 지을 순 없다. 대머리인 사람과 아닌 사람의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양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머리를 유발하는 호르몬인 안드로겐 인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성 기능과 무관하다. 성 기능 관련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주도하는 호르몬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속설이 생겨났다. 탈모는 테스토스테론보다는 5-알파 리덕타제라는 효소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탈모는 탈모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는 게 맞다.
- 에디터
- 도날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