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번 주말에 보러 가면 좋을 전시 2

2022.02.15전희란

보통의 미학.

<세드엔딩>, 2021, 캔버스에 젯소, 연필, 아크릴구아슈,41 x 32cm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TRA + ORDINARY
지금, 여기, 우리. 특별할 것 없어서 특별한 보통의 일상들. 박명의 새벽빛처럼, 윤슬처럼 다만 잔잔히 빛을 뿜는 순간들. 문성식의 <Life 삶>은 그러한 삶의 조각들의 퍼즐이다. 작가는 따뜻한 시선과 예리한 관찰로 별볼일 없는, 보잘것 없는 일상 안팎의 아름다움을 주목한다. 전시를 구성하는 다수의 작품은 연필이 주 도구다. 회화의 가장 기본 재료, 그리하여 즉흥적이고 소박한 연필을 주 재료로 작업한 작품들에서 작가의 민낯이 비친다. 신작 역시 대부분 유화 위에 연필로 그 바탕을 긁어내어 그리는 ‘유화 드로잉’으로 구성해, 연필과 유화 간의 마찰에 주목한다. 그 마찰에서는 어떤 삶의 투쟁마저도 느껴지는데, 마치 우리의 전쟁 같은 삶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가만히 쓰다듬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말랑해진다. 2월 28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

월스(Walls), 권아람, 2021, LED, 아크릴 미러, 가변 크기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월스(Walls), 권아람, 2021, LED, 아크릴 미러, 가변 크기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현재와 허상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2022년 2월 12일부터 멕시코를 대표하는 사진가 그라시엘라 이투르비데에 헌정하는 대규모 개인전 <헬리오트로포 37 Heliotropo 37>을 개최한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아우르는데, 특히 1970년은 그라시엘라가 사진을 시작한 시점이자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꼽힌다. 여섯 살 난 딸아이의 죽음, 별안간 닥친 그 상실은 그라시엘라를 사진으로서 현재를 기록해두는 행위로 이끌었다. 그라시엘라의 사진에는 돌아보면 사라진 순간이 남아 있다. 한편, 2월 12일까지 송은미술관에서 열리는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에는 대상 수상자인 권아람 작가의 미디어 설치 작품을 비롯해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권아람 작가는 조각난 스크린에 거울을 결합하여 “네트워크를 따라 공허하게 떠도는 인간의 정보화된 욕망이 헛된 오류”라는 문제의식을 전한다. 허구와 진실의 벽이 떠다닌다.

    피처 에디터
    전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