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슨은 숲의 구원이 될 수 있을까 | 지큐 코리아 (GQ Korea)

바이슨은 숲의 구원이 될 수 있을까

2022-02-15T13:59:01+00:00 |culture|

영국 켄트에서 진행 중인 ‘리와일드 프로젝트’는 생물의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국에 초식 거대 동물 ‘바이슨’을 데려온다는 계획이다. 바이슨은 숲의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유러피언 바이슨이 가축 소와 같은 가족이라 해도 다른 종과 서로 헷갈릴 일은 없다. 무게가 거의 1톤에 육박하는 바이슨은 가장 육중한 체급이다. 그들만의 특징은 또 있다: 나무 기둥에 대고 긁는다. 먼지 목욕을 하려고 땅을 구르고 거의 모든 종류의 초식-잔디, 잎, 가지-섭취를 위해 일단 혀를 대본다.
이런 특성은 바이슨으로 하여금 주위 환경을 정복하게 한다. 생태계를 개조해버릴 수도 있고 기존 생물의 서식지를 재건하거나 새로운 종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켄트에서 진행 중인 야생 재생 프로젝트 Rewild Project는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초식 거대 동물을 영국에 들여와 지역 삼림을 잘 관리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바이슨의 자연 공학 능력을 (가능하다면 영원히) 활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2022년 봄, 켄트 야생동물과 삼림 신탁(*켄트 와일드라이프 트러스트 앤드 와일드우드 트러스트)는 적은 수의 소규모 바이슨 떼를 서부 블린 앤드 손던 숲에 방목했다. 숲은 캔터베리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의 자연보호구역이다. 계획인즉슨, 바이슨 떼가 식물을 다 뜯어먹도록 내버려두면 이 지역의 식물을 모두 밀어버릴 것이고, 적절한 형태로 고대 삼림과 흡사하게 재편되도록 하는 것이다. 더 넓은 범주의 동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기 위해 식물 성장을 조작한다는 이 계획은 바이슨이 자연 방식으로 보수주의자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바이슨 생태학은 꽤 다릅니다.” 켄트 야생동물신탁의 ‘와일더 블린’이라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스탠 스미스는 말한다. “바이슨은 유럽에서 현존하는 육지 포유류 중 가장 큰 동물입니다. 그들은 목축화된 소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죠.” 2021년 여름 블린 숲을 거닐며, 그는 자연광이 숲의 바닥까지 도달하고 나무가 재생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스위트 체스넛 수종을 잘라낸 지역을 꼽았다. “이건 그 동물이 우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기를 바라지만, 그리 획일적인 방식은 아닙니다.”

프로젝트는 실제로 바이슨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이슨이란 존재가 나머지 삼림 지대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둔다.

바이슨 떼가 와일더 블린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주요 볼거리일 수 있지만 프로젝트는 실제로 바이슨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이슨이란 존재가 나머지 삼림 지대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둔다. 국가 생물 다양성 네트워크의 가장 최근 자연 상태 보고서는 영국 전역에서 종의 손실이 발생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삼림 관리 여부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바이슨이 생태계에서 자연스러운 큐레이터 역할을 할 거라는 가정 아래, 삼림 관리의 한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란 점이다. “우리는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방식이 필요했어요. 비용은 적게 들고 좀 더 지속 가능하죠.” 스미스는 설명한다. 그는 바이슨이 나무 껍질을 갉아먹고, 토착종이 아닌 침엽수종을 죽게 하고, 많은 절지생물들의 서식지가 되어줄 죽은 나무를 많이 만들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바이슨 떼는 나무 등걸에 몸을 문지르거나 나뭇잎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면서 덩치 큰 몸으로 자연광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준다. 그들은 대형견처럼 바닥을 구르고 먼지를 일으켜 파충류들이 충분히 해를 쬘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됐을 때 유효한 계획이다. 유럽 바이슨은 영국에서 서식한 적이 없으며, 친척쯤 되는 멸종종 스텝 바이슨도 대륙에서 건너온 적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바이슨의 서식이 블린 숲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미스 연구팀이 기대하는 것은 생물 풍부성(지역의 총 생물 양)과 생물 다양성(서식하는 종의 숫자)의 증가다. 그러나 이것이 어떤 형태일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래서 바이슨을 들여오기 전에 560헥타르의 실험공간을 설정한 것이다.

켄트 와일드 신탁의 와일더 블린 프로젝트 리더 스탠 스미스.

바이슨 하이데스와 오르스크는 블린 숲에서 약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와일드우드 신탁 내 그들의 서식지에서 진흙 바닥을 뒹굴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 담겨 있다. 이 친구들을 위한 울타리 문에는 긁어댄 나무 줄기의 잔해가 서 있다. 두께는 절반으로 얇아져 있다. “손으로 만져보세요. 거의 매끈하죠. 바이슨 떼가 더 많은 소나무를 이렇게 만들길 바랍니다.” 스미스가 말한다.
오르스크와 하이데스는 야생 재생 프로젝트에 투입된 것은 아니다. 나이는 열세 살, 목장 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소들이지만 그들은 GPS 목걸이 같은 연구 장비를 시험해줄 것이다. 현재 이 바이슨 떼는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장소에 나눠두었다. 이 두 소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했던 세 번째 바이슨이 죽은 뒤 권력은 이전에 우두머리였던 하이데스가 유리한 듯해도 오르스크도 밀어붙이기엔 충분히 강하다. 사육사들은 바이슨이 독특한 특징과 변덕스러운 감정을 가졌다고 말한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은 음식이 든 양동이를 들판에 던져버리기도 한다고, 그러고는 저녁 식사가 눅눅해지면 그걸 후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야생에서 유러피언 바이슨은 코끼리와 유사한 모계 사회 구조를 지닌다. 성체 암컷이 무리를 이끌고 우세한 수소가 이 암소와 짝짓기를 한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에서 바이슨 재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생태학자인 이본 켐프는 어린 황소가 종종 무리에서 다소 분리되어 총각 그룹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와일더 블린에는 3~4마리의 암컷과 1마리의 수컷을 도입해 더 다양한 유전자 풀을 생성하기 위해 다양한 나라의 무리에서 온 소들을 혼합할 계획이다. 이중 장벽으로 소들과 방문객을 분리하는데, 가축용으로 쓰이는 것과 동일하게 1.4미터 높이의 전기 울타리가 내부에 설치되고, 철조망으로 뒤덮인 1.9미터 높이의 외부 울타리가 둘러싼다. 두 울타리 사이엔 4륜 바이크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공간을 벌렸다.
울타리는 영국에서 1976년에 제정된 위협적인 야생동물법에 따라 위험한 동물로 간주되는 바이슨을 키우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했지만, 스미스는 잘못된 행동을 할 수도 있는 사람들과 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건 사람들을 위한 펜스예요.”
도입하는 동물은 바이슨만이 아니다. 560헥타르의 면적은 3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바이슨, 그 다음은 철기 시대 돼지(멧돼지와 가축 돼지의 교배종) 그리고 엑스무어 조랑말이다. 이 야생 재생 프로젝트에 포함된 두 동물은 환경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치는데, 돼지는 흙을 파헤치는 역할을 해 발굽으로 밭을 갈 듯 땅을 휘저어 씨앗들을 방해하는 일을, 그러는 사이 조랑말은 다른 식물 재료들의 잎을 뜯어먹는 일을 하면서 바이슨이 하는 역할을 보완해주길 와일더 블린은 기대한다. 두 번째 구역에서는 돼지와 조랑말은 그대로 살지만 바이슨은 롱혼 소로 대체된다. 그리고 마지막 구역인 나머지 100헥타르는 제한구역으로 남겨둔다. 이 구역 구분 아이디어는 동물이 생태계에 의도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지, 바이슨이 다른 가축 소들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야생 재생 프로젝트의 일반적인 개념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연이 그 자신의 과정을 따라가도록 두는 것이지만, 이것은 즉각적인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인간의 책임도 다하지 않는 셈이다. 자선 단체인 리와일딩 브리튼의 이사, 알라스테어 드라이버는 “리와일딩은 단거리 스타트를 시작한 마라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어야 하죠. 자연이 스스로를 돌보는 시점까지 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만약 1에서 5의 척도에서 5가 완전한 야생이라 가정하면 영국에서의 야생 재생 프로젝트는 대략 2 정도 될 것이라 가늠한다.

일부 개입은 어쩌면 항상 필요할 수도 있다. 스탠 스미스는 “가능한 한 손을 떼는 게 우리가 바라는 것이지만, 만약 여기서 동물 복지 문제가 생기는 부분에선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2021년 와일더 블린은 2명의 바이슨 레인저를 영입했다. 구인 공고는 이전에 허르츠 앤드 미들에 섹스 와일드라이프 신탁에서 보호 담당관으로 일했던 톰 기브스(영국에서 이런 동물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을 자신이 얻었다는 것을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고 여전히 굉장히 흥분한 채로 이야기하는 사람)와 남아프리카에서 코끼리, 코뿔소, 들개, 치타, 케이프 버팔로들과 일해본 적이 있는 전직 사파리 레인저 도노반 라이트로 채워졌다. 기브스와 라이트는 바이슨의 체격이나 행동에 대해 자세히 배우기 위해 하이데스와 오르스크와 함께 훈련을 받았다. “가끔 너무 가까이 가면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 때도 있어요. 우리는 바로 물러나야 한다는 걸 알죠.” 기브스가 울타리 옆 피크닉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한다.
바이슨 레인저의 하루는 정기적으로 주변 울타리를 확인하고 동물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행동과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일을 포함한다. 기브스와 라이트는 또 걸어다닐 수 있는 사파리 안에서 (GPS 장비와 기존 추적 기술의 도움을 받아) 바이슨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서 대중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역할을 한다. “꽤 놀란 점은 바이슨이 매우 온화한 동물이라는 거예요. 사람들은 그 녀석들을 보고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젠틀한 거대 동물이죠.” 라이트가 말한다.

숲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나무다. 켄트 와일드라이프 신탁이 인수하기 전까지는 한 은행이 소유권을 가졌고, 목재 생산을 목적으로 침엽수를 심은 원시림 지역이자 영국 국립 자연보호지 특별과학 대상지로 지정됐다. 자연광이 뚫고 지나갈 수 없을 만큼 빽빽한 캐노피는 빛이 아래로 도달하는 것을 막고 서식지의 변화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숲의 울창함이 생물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결코 최선은 아닌 것이다.
2021년 내내 와일더 블린 팀은 해당 지역의 동식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왔으며 이 자료는 향후 변경되는 추이를 추적하기 위한 기준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가 숲속을 걸을 때 생태학자 코라 쿤즈만은 잎사귀들 사이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안테나를 보여준다. 이것은 그가 식물을 모니터링할 때 사용하는 GPS 기지국이다. 휴대용 GPS 장치를 들고 삼림 지대에 들어간 그는 145개의 공간 준거 데이터 지점 중 한 군데로 향한다. 기지는 경로를 수정해가면서 신호를 보내어 정확한 지점에 도달하게끔 한다. 여기서 그는 땅에 못을 박고 모든 방향으로 정확히 9.77미터를 측정해 300제곱미터의 원을 빨간 끈으로 표시한다.
이 플롯에서 그는 모든 식물 종과 그 식물들의 키를 기록한다. 대부분은 육안으로, 또는 현장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식별할 수 있다. “게다가 아무 때나 문자를 주고받는 식물학자 친구가 여기저기 몇 명 있죠.” 그는 말한다. 일부 지점은 거의 모두 가시나무다. 다른 지점은 캐노피와 지상 식물이 혼합되어 있으며 식물들을 문서화하는 데 지점마다 최대 1시간 30분까지 시간이 걸린다. 바이슨에 거는 가장 주요한 기대는 그들이 나무를 짓이기고 문질러서 나무를 가늘게 만들면 더 많은 빛이 도달하고 식물의 다양성이 증가되는 것이다. 스미스는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지금은 매우 낮게 땅에 붙어 사는 식물들과 매우 키가 큰 식물들만 있고 그 사이를 채우는 애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와일더 블린 프로젝트는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생태학자 프란스 베라의 작업에서 크게 영감을 받았다. 프란스 베라는 2000년에 출판한 대표 저서 <방목 생태와 숲의 역사 Grazing Ecology and Forest History>에서 중부 및 서부 유럽 저지대의 초목이 폐쇄된 숲에 의해 지배되는, 대개는 좋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가축을 방목함으로써 다양한 유형의 초목을 생성시켰기 때문에 농업이 생물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더 다양한 결과를 만드는 데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야생동물, 특히 대형 초식동물의 영향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베라는 세렝게티에서 방목하고 있는 누우의 영향 또는 선사 시대 꽃가루 표본 등을 증거로 채택하며, 현재의 환경 보호론자들에게 참조 자료의 틀 자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농업과 임업이 없는 넓은 지역, 예전엔 야생동물이었던 포유동물들을 다시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소, 말, 바이슨, 붉은사슴, 엘크, 노루, 멧돼지가 다시 야생동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 발굽동물이 없으면 장기적으로 다양성의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바이슨은 섭식 습관으로 보자면 중간 위치를 차지한다. 풀을 먹는 방목자이며, 나뭇가지와 같은 나무가 우거진 초목과 씨름하는 방랑자다.

생태 공학과 관련해 모든 초식동물이 평등한 것은 아니다. 바이슨은 섭식 습관으로 보자면 중간 위치를 차지한다. 풀을 먹는 방목자이며, 나뭇가지와 같은 나무가 우거진 초목과 씨름하는 방랑자다. 그들은 많이 먹는다. 켐프는 “1년 이상, 몇 년에 걸쳐 나무나 관목의 껍질을 벗기는 것이 가끔씩 잎을 떼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 대륙의 다른 여러 복원 프로젝트 팀도 바이슨을 도입했는데, 그중에는 와일더 블린 팀이 준비 작업을 위해 방문했던 네덜란드 해안의 크란스비아크 모래 언덕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었다.
쿤즈만이 지상의 식물 데이터를 수집하는 동안 로비 스틸은 매크로 뷰를 파악한다. 켄트 와일드라이프 신탁의 GIS 및 원격 감지 책임자로서 그는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면을 책임지고 있다. 팀은 체계적으로 나무 위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 DJI 매트리스 드론을 띄워 전체 구역의 항공 이미지를 20센티미터 해상도로 얻으려고 한다. “리모컨이나 조정하면서 그냥 주위를 찍고 있는 게 아닙니다. 드론은 올라가서 미리 상세하게 계획한 경로를 따릅니다”라고 스틸은 말한다. 그는 다양한 센서와 도구를 사용해 초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오픈드론맵으로 이미지를 처리할 예정이다. 전체 범위뿐 아니라 캐노피의 지름을 측정해 나무의 너비를 알 수 있고, 드론의 위치와 감지하는 물체의 차이를 측정해 높이를 알 수 있다. 숲이 이전에 침엽수 농장의 고향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숲의 대부분은 생물의 다양성에 이상적이지 않은, 견고한 장벽 아래로 배열된 더 젊고 작은 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숲이 훨씬 더 이질적인 방향으로 자라기를 희망합니다.” 그는 말한다.
가시 스펙트럼뿐만 아니라 자외선과 적외선을 포착하는 다중 스펙트럼 이미징을 사용해 여전히 나무가 낙엽수인지 침엽수인지,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지 또는 상록수인지, 잎의 색을 기반으로 구별할 수 있다. 침엽수의 짙은 녹색은 낙엽수의 연한 색과 구분되므로. 이 영상은 나무의 건강 상태를 알려줄 수도 있다. 광합성을 담당하는 색소인 엽록소는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식물 세포는 근적외선을 반사한다. 다양한 반사 파장 사이의 차이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정도를 알 수 있다. 이는 식물의 일반적인 적합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스틸이 이끄는 팀은 바이슨이 도착하게 될, 그러나 아직 바이슨이 자연에 큰 영향을 끼치기 전일 2022년 봄쯤, 나무가 잎사귀를 많이 가지고 있을 때 첫 드론 조사를 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1년 후에 조사를 반복해서 변경된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다. “모니터링은 생태학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됩니다. 부주의 때문이 아니라, 단지 시간 때문이죠.” 스틸이 말한다.

생태학자 코라 쿤즈만은 GPS 수신기에 표기된 지역을 따라 체계적인 동작으로 산림 아래 땅바닥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조사한다.

땅으로 돌아가서, 쿤즈만은 산책로를 벗어나 풀과 가시나무, 자작나무 사이로 엮어 참나무 가지에 매달린 채 연처럼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곤충 덫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상단과 하단에 수집 병이 있는 4개의 미세한 십자 메시 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경로를 따라 날아가던 곤충은 메시에 부딪쳐 결국 병 중 하나에 들어가게 된다. “파리와 말벌, 꿀벌은 무언가에 부딪치면 위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 반면 딱정벌레는 아래로 내려가는 경향이 있어요.” 그는 설명한다.
이 구역 전체에 이런 트랩이 15개 있으며 각 영역마다 5개가 설치되어 있다. 쿤즈만은 한 달에 한 번 병을 내리고 내용물을 검사하는데, 바이슨이 있는 지역을 포함해 여러 지역에서 곤충 개체 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한다. 먼저 그는 결합된 곤충 덩어리의 무게를 측정한다. 수집된 곤충은 저장되고 자원봉사자들은 다양한 종을 식별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가시덤불이 발목을 긁어대는 것을 견디며 산책로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어리표범나비(*역자 주: 황야표범나비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음)의 두 가지 주요 먹이인 밀의 노란색 꽃과 리브워스 질경이의 창 모양 잎을 보여준다. 날개에 주황과 갈색 얼룩이 그려진 작은 나비는 종종 ‘나무꾼을 따라가는 친구’로 알려져 있는데 영국에서 희귀하지만 블린 숲에서만은 번성하고 있다. 갓 깎은 삼림 지대를 선호한다.
무척주동물의 생육을 조사하는 것은 프리랜서 생태학자이자 곤충학자인 그레이엄 라이온스의 일이다. 다른 야생 재생 프로젝트의 기조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라이온스는 항상 먹이사실 피라미드의 맨 아래를 받치는 종들에 끌리곤 했다고 말한다. “생물 발달 과정에서 애들이 척추가 생기기 시작하면, 전 관심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와일더 블린 프로젝트의 바이슨 레인저, 도노반 라이트와 톰 기브스.

그는 4월부터 9월까지 매달 블린 숲 전역에 걸쳐 24개의 다른 플롯을 방문해 각 플롯에서 30분을 보낸다. 여기에서 그는 벌레 사냥꾼의 툴킷을 사용해 숨어 있는 구멍에서 다른 곤충의 먹이가 되어줄 다리가 많은 벌레들을 골라낸다. 툴킷은 관목에서 그들을 쓸어 담을 수 있는 그물, 나무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구타 막대기, 풀이나 이끼에서 후루룩 떼어낼 수 있는 흡입 샘플러로 구성된다. 블린에서 그는 나뭇잎 더미는 “완전히 놀라운 것”이라 표현한다. 봄이 되면 그는 샘플을 걸러 희귀한 표본만 골라낸다. 그는 현장 기록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발견하고 확인하려고 노력하지만, 현미경으로만 확실하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보존을 위해 70퍼센트 산업용 메틸화 증류주로 라벨이 붙은 튜브에 넣어둔다. 현장 작업을 할 수 없는 겨울 동안 집에서 이것들을 식별하기 위해서다. “저는 6개월 동안 매일 밖에 나가 있고 하루에 5~10마일을 걸어요. 나머지 6개월 동안은 현미경을 보고 앉아서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개방형 플롯엔 빽빽한 캐노피보다 더 많은 보물이 있다. 가장 바쁜 달인 5월이나 6월의 볕이 좋은 날이면 라이온스는 그 자리에서 50~70종의 각기 다른 종을 식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9월을 예로 들면 여전히 그 달에 할일이 많이 남아 있었고, 현미경 작업을 하기도 전에 현장 기록만으로 현재 시점까지 총 578종의 무척추동물을 식별했다. “가장 좋은 점은 희귀하거나 희소한 종의 비율이 정말 높다는 것이죠”라고 덧붙인다. 올해에만 400종의 다양한 거미를 기록하기 위한 개인 작업도 병행하는 거미 애호가이기도 한 그는 2001년에 영국에서 마지막으로 기록되었지만 이 숲에서만 두 번이나 목격된, 관목에 서식하는 극히 희귀한 오각게거미 그리고 영국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버블 모양의 머리를 가진 거미 ‘왈커네리아 미트라다’를 이곳 블린 숲에서 발견한 것을 특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다른 종은 이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이다. 주변을 걷다 보면 특별히 원하지 않더라도 필연적으로 거대한 붉은나무개미, 포르미카 루파의 서식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포르미카 루파는 블린 숲의 생채 측면에서 진정한 원동력입니다.” 라이언스가 설명한다. 때때로 쓸어 담는 네트는 그 개미들로 가득 차서 그들이 모든 것을 먹어 치우기 전에 메모를 작성하는 걸로 개미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라이언스는 희귀한 롱혼 딱정벌레를 촬영하려고 우연히 무릎을 꿇은 적이 있어 이젠 개미를 조심하지만, 희귀한 7개의 점이 있는 무당벌레인 코크치나 마그니피카와 같이 뒤늦게 발견된 일부 희귀 무척추동물은 더 특별하다.

예측한 대로 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과 모델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린 숲이 이미 무척추동물의 윙윙대는 소리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개별 종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라이온스 데이터는 지역 역학에 대한 광범위한 통찰력을 통해 트렌드를 밝혀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종류의 서식지를 선호하는 종은 개체가 증가할까, 감소할까? 꽃을 먹이로 삼는 종은 더 많을까, 적을까? 라이온스에 따르면, 무척추동물은 그 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변화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데 특히 좋다고 한다. “다양성이 커질수록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집니다.” 그는 설명한다. “폴 포지션(*역자 주: 경쟁우위로 의역할 수 있음)을 놓고 다른 것들이 경쟁한다면, 종 구성에 엄청난 변화가 있기 전에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한 법이죠.”
그가 다른 야생 재생 프로젝트의 기준치를 세울 때,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찾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사람들은 가능한 변화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기준치로 시작해야만 괄목할 만한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1부터 시작해서 10을 곱하면 10이 되지만, 100으로 시작해 10을 곱하면 1,000이 되니까요.”
라이온스는 바이슨 프로젝트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에 기뻐하면서도 “항상 모든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회의적”이며, 모니터링과 관리 사이의 개방형 피드백이 오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측한대로 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과 모델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야생 재생 프로젝트가 가끔 실패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바로 그 부분이겠죠.”
방목에 대한 압박이 너무 높아지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동물이 과업을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해낸다면, 관목을 줄일 수는 있지만 동시에 많은 무척추동물들의 먹이로서 의존하는 식물즙의 공급원을 소멸시켜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라이온스는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프로젝트가 잘못되거나 제대로 되는 경우의 수는 매우 많다. “종종 자연 세계는 무한히 큰 직소 퍼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 엎어버렸다고 생각했을 때조차 아주 경미한 구석을 건드린 정도일 테니까요.”

바이슨이 도입되면 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할 고대 삼림 지대, 블린 숲.

재생된 숲이 얼마만큼 야생 상태로 회귀했는가의 담론엔 한계가 있다. 결국 동물이 투입된 건 인공적으로 제어되었다는 뜻이다. 웨스트 서식스의 넵 에스테이트의 공동 소유주 이사벨라 트리는 3500에이커의 야생 재생 프로젝트가 영국에서 일어난 운동의 대표적인 얼굴이 되었다며, ‘야생 재생’이란 용어는 각 지역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좁은 규모일수록 더 많은 개입이 필요한데, 동물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만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설명한다.
한 가지 우려는 수용 능력에 관한 것이다. 동물이 자연적으로 번식하도록 두면 특히 자연 포식자가 없는 곳에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방목하는 동물이 너무 적으면 폐쇄된 숲이 될 수 있고 너무 많으면 반대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훌륭한 서식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식물들을 없애버리게 되는 것이죠.” 이사벨라 트리가 말한다.
대형 초식동물의 과잉은 또 동물 복지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네덜란드의 오스트파르더르스플라선 자연 보호 구역의 야생 동물 재생 프로젝트는 동물의 수가 겨우내 방목으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해 수천 마리의 붉은 사슴, 코닉 말, 헥 소 등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사이트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동물은 더 많은 먹이를 찾아 이동할 수 없었다. 현재는 각 동물의 개체 수를 제어하고 있다.
야생에서 예상되는 나쁜 일보다 떼죽음이 낫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자연은 잔인할 수도 있는 법. 혹독한 겨울이나 가뭄은 무리 전체를 앗아갈 수도 있으며, 대호황으로 인한 폭발적인 증가 구조는 과잉 식량 공급으로 인한 개체 수 증가로 이어지며, 먹이가 더 많이 필요해져야만 개체 감소로 이어진다. 야생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는 종종 자연을 최대한 가깝게 모방하려는 야망이 있지만 거칠디거친 자연의 특성 없이는 어중간한 공간을 만들 뿐이다. 동물을 어떤 공간에 데려다 놓을 때는 – 항상 그 곳에 있을 법한 동물이라 할지라도 – 그들의 웰빙에 대한 더 큰 책임감을 수반해야만 한다. 롱혼 소, 엑스 무어 조랑말, 탬워스 돼지 및 다양한 사슴 종을 도입한 넵 에스테이트는 개체 수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매년 동물들을 도살한다.

유러피언 바이슨의 무게는 최대 1톤이며 지역 동식물들의 다양성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와일더 블린은 10마리의 바이슨에 대한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생태학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수다. 더 많은 바이슨이 태어나면 다른 재생산 프로젝트에 동물들을 수출해 수를 조절하고 무리의 유전적 다양성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숲속의 다른 종들 사이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 팀은 전반적인 생물 풍부성과 생물 다양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것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일부 종은 잘 지내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스미스는 어떤 시점에 다다르면 새로운 생태계에서 비정상적인 종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예상한다. 넵 에스테이트에서 보라 황제 나비가 나타나 군락지를 형성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종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하던 모든 일을 갑자기 바꾸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기능하는 생태계에서 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감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계속 이곳저곳으로 움직일 거예요.” 스미스는 말한다.
그에게 개인적으로 성공이라 말할 만한 지표는 첫 번째 바이슨이 야생에서 태어난 순간이다. 그는 또 바이슨이 지역사회로 수용되고, 나아가 이 지역의 마스코트가 되는 그날을 그린다. 그는 크란스비아크 지역의 한 마을에 있던 바이슨 테마의 볼링장을 기억하고 있다. 그가 덧붙이길 프로젝트의 성패는 꽤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숲으로 걸어 들어갈 때, 한여름 벌레들이 우글거리고 초목이 다양한 가운데 사람들이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바이슨을 보는 거죠. 성공인지 아닌지는 저절로 알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