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란 무엇인가. 색채를 향한 하종현의 치열한 탐구가 <Ha Chong-Hyun>에 펼쳐진다.
‘접합’은 말하자면 하종현의 얼굴같은 것이다. 1970년대 시작된 하종현의 대표 연작, ‘접합’은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꺼운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넣는 배압법으로, 노동집약적이며 독창적인 기법을 골자로 한다. 앞과 뒤, 그리고 여기와 거기를 상상하게 하는 특유의 아이덴티티는 고수하되 이번 신작에서는 색으로써 다분히 동시대적인 시선을 담는다. 거기엔 때로 미래적인 분위기마저 풍긴다. 기왓장, 백자를 연상시키는 한국적인 색채가 나타나는 기존 ‘접합’과 비교해본다면 그 재미가 더하다. 회화의 화면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탐구한 ‘이후 접합’까지, 이번 전시에 하종현의 그 무수한 얼굴들이 담긴다. 오죽하면 전시명이 자신의 이름과 일치할까. 전시는 3월 13일까지.
- 피처 에디터
- 전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