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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파리로 시간여행을 갈 수 있는 호텔

2022.03.13신혜지

파리 랑글루아 호텔에서 보내는 낭만적인 하룻밤.

파리 오페라 극장 근처 조용한 골목에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랑글루아 호텔이 있다. 19세기에 지은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짓말처럼 완전히 다른 시공간이 펼쳐진다. 클래식한 목조 기둥, 레드와 그린이 섞인 고풍스러운 카펫, 아늑한 조명, 오래된 수동식 키 박스···. 옛날 파리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이 호텔의 시그니처는 예쁜 녹색 철문의 수동식 엘리베이터. 두 명만 타도 꽉 차는 아담한 크기에 움직일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체인 소리, 오랜 시간 손 때를 탄 버튼까지, 공간 하나하나에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 흔적과 멋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런 고즈넉한 무드는 레스토랑, 계단과 복도, 객실까지 그대로 이어지는데, 벽면 곳곳에 자리한 그림과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덕분에 오래된 뮤지엄에 온 듯 비밀스러운 분위기다. 객실은 싱글, 프리미엄 싱글, 클래식 더블, 슈페리어 더블, 프리빌리지 더블, 트윈, 주니어 스위트 총 7가지 타입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같은 타입이라도 각 객실마다 구성과 분위기가 달라 하나만 고르기 아쉬울 정도. 방마다 파리 특유의 비밀스러운 인테리어 요소들이 숨겨져 있어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침대 옆의 아주 작은 문을 열면 꽤 크고 예쁜 화장실이 나오는 식.) 수영장이나 피트니스센터처럼 여느 5성급 호텔이 갖춘 부대시설은 없지만 랑글루아 호텔 특유의 분위기는 이 모든 부재를 충족시킨다. 눈을 맞추며 살갑게 대하는 직원들은 물론이고 숙박 요금도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오래 머물기에도 좋다. 옛날 파리의 낭만을 온전히 만끽하고 싶다면 랑글루아 호텔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에선 누구든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까.

    패션 에디터
    신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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