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심(Oliver Sim) "할아버지가 되어도 여전히 좋아하는 게 많았으면" | 지큐 코리아 (GQ Korea)

올리버 심(Oliver Sim) "할아버지가 되어도 여전히 좋아하는 게 많았으면"

2022-06-29T18:14:37+00:00 |interview, music, NOW|

올리버를 고립으로부터 구한 것은 결국 본인 자신이었다.

photo by laurajanecoulson

디 엑스엑스(The xx)를 보러 해외 페스티벌을 보러 가기도 할만큼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지만 사실 그 자체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은 많이 없었다. 올리버가 디 엑스엑스라는 이름표를 잠시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을 갖기까지 어떤 마음이었을까. 인터뷰 질문을 보낸지 얼마 안되서 답변이 왔고, 에디터의 짧은 서문에도 답변을 다는 친절함과 답변의 솔직함에서 느낀 그의 ‘결’은 내가 오랫동안 디 엑스엑스(The xx)의 음악에서 느낀 쿨함보다는 따뜻함에 가까웠다. 5월부터 런던,파리,뉴욕,베를린, LA에서 투어를 하는 그. 계절이 바뀌고 꼭 서울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GQ 팬데믹 시대 동안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을 경험했다. 올리버의 일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OS 바이러스로 인한 봉쇄령이 시작될 때 즈음, 처음에는 혼자 있는 것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멀쩡할 거라 믿은 건 완전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래서 초기에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평소에 선망했던 음악가, 영화 감독, 예술가들에게 말이다. 순수한 팬으로서 그들 자체에 대해, 그들이 하는 일이 알고 싶었고 운이 좋게도 꽤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관계들이 나를 고립들로부터 구해주었다.

GQ 디 엑스엑스(The xx)에서 분리되어 솔로 활동을 할 때 특별히 원했던 모습이 있을까? 음악적인 지향점이나.
OS 디 엑스엑스가 주는 편안함과 보호막을 벗어난 곳에서 다른 경험의 DNA를 일깨우고 싶었다. 내 두 영혼의 동반자 없이도 창의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그건 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자 했던 바람이기도 했다.

GQ 나홍진 감독이나 연상호 감독이 만든 한국의 스릴러 영화도 좋아한다고 들었다. 어떻게 호러, 스릴러 같은 영화를 좋아하게 됐나. 그리고 그런 영화로부터 어떻게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OS 맞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은 [부산행]을 정말 좋아한다. 그 외에도 한국 작품 중에서는 [괴물],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말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정말 좋아했는데, 특히 호러, 공포 영화를 정말 사랑했다. 사실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지만 이 장르와는 꽤 잘 맞는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 본 공포 영화는 [스크림],[할로윈],[에일리언]이었다. 첫 눈에 반했다.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한 글을 자주 쓴다. 이 영화들 덕분에 두려움이 단순히 공포라는 감정으로만 다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로는 재미있거나 우스꽝스러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GQ 올리버가 말하는 ‘Romance’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OS 로맨스는 자기 비하로 빠질 수도, 재미있을 수도 있는 복합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로맨스를 통해 인생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너무 심각한 생각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GQ 드랙퀸들과 찍은 ‘Romance with a Memory’ 뮤직비디오 아이디어가 재미있었다. 얀 곤잘레스(Yann Gonzalez)와 함께한 ‘Fruit’ 뮤직비디오도 인상 깊었고.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
OS 드랙 아티스트들은 정말 특별하다. ‘Romance with a memory’는 내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공포스러움과 유머, 재미가 함께 담겨지는 것이 내가 원했던 접점이었다. ‘어둠과 빛의 균형'(Balance of dark and light)이라는 단어가 내가 이 노래를 바라본 관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다.
‘Fruit’은 위에서 말했던, 셧다운 이후 나와 펜팔 친구가 되어 준 영화 감독 얀 곤잘레스와의 인연에서 시작되었다.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을 때 나는 한창 이 곡을 쓰며 그의 영화들을 많이 보던 중이었다. 내 미완성의 곡을 들려주고 대화가 이어졌는데 서로의 공통점이나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경험에 대해 공유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와 나는 함께 일하게 된 것이다. ‘Fruit’ 뮤직비디오 스크립트는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내 어린 시절과도 연결 돼있다. 나는 얀의 그런 점을 사랑한다. 그는 따뜻하며, 넓은 마음과 엉뚱한 상상력을 가진 배운 변태다(big heart and a wild imagination).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사람이다.

GQ 디 엑스엑스와 올리버의 음악은 언제나 젊고, 세련된 느낌이 존재한다. 할아버지가 된 올리버를 상상해본 적이 있나.
OS 머리부터 발 끝까지 라프 시몬즈를 입은 미스터 번즈(Mr.Burns, 호머 심슨의 보스이자 스프링 필드 원자력 발전소 사장) 같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정말 원하는 건 40년 후에도 여전히 새로운 음악, 영화, 패션에 관심을 갖고 즐기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것.

GQ 마지막으로 5월에 나올 음악에 대해 조금 더 말해줄 수 있을까.
OS 앞으로 나올 음악에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사랑하는지 더 보여주고 싶다. 여러분이 많이 기대해주면 좋겠다. 공포스럽고 기묘하거나 어려운 감정의 이야기가 될 수도, 혹은 유머러스하고 장난기 어린 것일 수도 있겠지. 단지 이 모든 것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

GQ 많은 한국 팬들이 올리버와 제이미, 로미를 그리워하고 있다. 다시 한국에 올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OS 무엇보다 팬들을 다시 보고 싶다. 솔직히 예전 공연 때 만난 한국 팬들에게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다. 정말 세계에서 최고로 재미있고 창의적인 팬들이다!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시간을 들여서 모두와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