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배우 조현철의 곱씹어볼 만한 수상소감

2022.05.07박선희

백상예술대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조현철의 수상소감이 하루종일 화제다.

지난 6일 열린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배우 조현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로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남긴 소감이 화제다. 무대에 오른 그는 제작진과 동료 출연자들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 이후, 양해를 구하고 투병 중인 자신의 아버지께 전하는 메세지를 남겨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조현철은 “아빠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밖으로 빨간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며 “나에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중략) 나는 이들이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어.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 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는 말을 전했다.

특히 본인이 지난해 연출한 작품 <너와나>를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너와나>는 조현철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세월호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영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작년 한해 동안 내 장편 영화 <너와 나>를 찍으면서 나는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어”라는 말과 함께 아이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더불어 배우 조현철의 큰아버지 조중래 변호사가 변호했던 최초의 공해병 피해자 박길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노동자 김용균, 배우 조현철과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학교폭력 피해자 이경택 군, 변희수 하사 등의 이름을 연이어 호명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맞딱뜨렸던 사회적 죽음을 잊지 않고 아버지 생의 마지막과 연결시킨 수상소감으로, TV 중계가 끝난 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했다. 이날 배우 조현철은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이었던 박남옥의 모습이 그려진 셔츠를 입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배우 조현철이 어떤 마음과 각오로 백상예술대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맞이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던 짧지만 긴 시간이었다.

    에디터
    글 / 박선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백상예술대상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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