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웨어의 강자 유니클로가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새로운 시도를 위한 선택은 바로 마르니 Marni. 여름의 향기를 담은듯 청명하고 다채롭다. 유니클로×마르니 컬렉션. 이런 반가운 협업은 참을 수 없다. <지큐 코리아>가 마르니의 디렉터 프란체스코 리소에게 이번 컬렉션의 궁금한 것을 모아 저 멀리 이탈리아로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5일만에 답장이 돌아왔다.
GQ 이번 상반기의 가장 신선한 조합의 협업이다. 이전까지 유니클로가 미니멀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했다면 이번은 좀 다르다. 어떻게 보면 유니클로와의 협업이기 때문에 당신의 도전이 더 과감하게 느껴진다. 이번 유니클로×마르니 컬렉션의 시작점이 어땠는지 알고싶다.
FR 이번 컬렉션은 흰색 캔버스에서부터 시작했다. 마치 내가 그림을 그려 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마르니의 시선을 중심에 두고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를 탐구했다. 실용주의와 혼돈 속에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탐험을 했다고 말해야 하나. 그 속을 탐험한 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옷을 구상했다.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스마트한 디자인이 담긴 자유로운 컬렉션이 완성됐다.
GQ 마르니하면 빠질 수 없는게 있다. 바로 컬러 팔레트. 이번 컬렉션의 ‘마르니’스러운 컬러 선정 과정은 어떠했나.
FR 여름이 봄을 삼키기 시작하는 5월이라는 특별한 달에 맞춰 준비해봤다. 날씨와 분위기를 고려한 대담한 레드, 코발트 블루 컬러와 땅의 기운이 느껴지는 카키, 에크루 올리브 그린을 조합했다. 태양이 작열하는 뜨거운 여름보단 따뜻하고 포근한 여름의 초입 느낌이지 않을까. 가족들이 서로를 껴안은 느낌처럼 말이다.
GQ 사실 다양한 컬러들과 프린트가 있는 옷을 매치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컬렉션을 기대하고 구매하고 싶은 분들에게 당신만의 팁 하나만 알려준다면?
FR 언제나 그래 왔듯이 마르니 만의 특색있는 컬러와 프린트를 보여준다. 마르니는 항상 규칙없는 모습들을 지향한다. 그렇기에 옷을 입는 것에는 룰도 정답도 경계도 없다. 스트라이프와 꽃무늬 그리고 체크를 매치하는 자유로운 스타일링은 어떤가. 여름과 당신의 스타일링은 잘 어울릴거다.
GQ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FR 신경을 쓰기보단 하던 대로 접근했다는 말이 맞을것 같다. 이번 컬렉션은 평소와 동일하게 작업했다. 유니클로와 함께하는 이 특별한 프로젝트에 촉감과 감각적이고 섬세한 퀄리티를 중시하는 나의 작업 방식은 담아내고 싶었기에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꼼꼼히 신경 썼다. 마르니는 시즌마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옷들을 보여주기 위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원단의 드레이핑부터 페인팅, 염색 등 손이 닫는 모든 것을 신경 쓴다. 이제는 이 작업 방식이 마르니를 대표하는 정체성이 되었다. 격자무늬와 깅엄 체크를 포함한 모든 프린트를 직접 칠하고 손으로 그린 다음 디지털 시스템으로 원단에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러한 방식이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고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창의성과 장인정신의 보편성을 찬미한다고 해야 하나?
GQ 이번 컬렉션의 룩북 슬라이드를 넘기다보니 짧은 영상을 보고 있는듯 했다. 이번 컬렉션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어떤 노래를 추천해주고 싶나.
FR 음…. 굉장히 고난이도의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딤 스펜서 Deem Spencer와 라브린스 Labrinth의 노래를 추천한다.
GQ 요즘 열렬히 애정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알려달라. 사소한것이라도 괜찮다.
FR 지난 몇 달 동안 내가 편집하고 내가 디렉팅하고 있는 <A Magazine Curated By>의 최신호를 마감했다. 일종의 스크랩북이라고 할 수 있는 잡지의 페이지들를 통해 예술과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찾고 탐구하고 즐겼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열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항상 매료시키는 존재로 자연이 빠질 수 없는데, 조금 이상하게 들릴순 있겠지만, 최근에 버섯과 효모에 관심이 생겼다.
GQ 2018년도에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나. 벌써 4년이 흘렀다. 4년동안 한국은 꽤나 많이 변한 것 같다. 다시 한국에 온다면 다시 하고 싶은게 있다면?
FR 2018년도. 그때 서울을 방문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영감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친구들이 한국에는 하이킹을 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장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나로선 한국의 많은 산들을 만나보고 싶다. 지난 2년 동안 무엇보다 여행 자체가 너무 그리웠다. 어서 여행 제한이 풀리고 다시 한국에 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에디터
- 박지윤
- 이미지
- 유니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