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짧게 읽고 길게 즐기자. 태양 아래 어울리는 새 시집 3권.
김혜순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의 시 ‘불면증이라는 알몸’ 중, 문학과지성사.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면 송구하지만, 저항할 순간 없이 작게 웃음 터지는 문장을 읽을 때면 환기가 된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걸 알려면 하늘을 봐야 하나 땅을 봐야 하나.
황혜경 <겨를의 미들>의 시 ‘녹색 커버’ 중, 문학과지성사.
시를 좋아한다는 사람의 이유이기도,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이유이기도 할 그것, “왜 당연한 소리를 해?” 그러나 그 당연함을 잊고 살던 목덜미에 부는 바람 같아서 나는 때때로 시집을 편다.
송재학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시인의 말 중, 문학동네.
책 날개를 읽는 일도 잊지 않는다. 작가 소개가 적힌 책 날개의 글은 대부분 작가가 직접 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부터. 저마다의 날개 중 아무래도 이 독자는 담백한 자기 고백이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