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에 <파이트 클럽>을 봤다. 비 오는 날, 혹은 촉촉한 날 한 번씩 꺼내보는 영화다. 어린 시절부터 싸움을 못해서 일까?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나 브래드 피트의 잘 다져진 몸을 보며 ‘인생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라고 곱씹는다. 이따금씩 브래드 피트가 나온 영화를 돌려보면서 추억에 잠긴다. <세븐>, <스내치>, <오션스 일레븐>, <트로이>,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등 그가 2000년대 초반에 출연한 영화가 제법 담백하니 입맛에 맞는다. 액션도 일품이지만 그 시절 브래드 피트는 조각상이 말을 하는 것 같아서 묘하게 빠져드는 마력이 있다. 우리의 빵 형, 브래드 피트가 벌써 60살을 앞두고 있다.
브래드 피트가 은퇴를 언급했다. 최근 그는 미국 <GQ>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배우로서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 같다.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브래드 피트는 1987년 영화 <무인지대>로 데뷔했다. 무려 35년 동안 카메라 앞에 섰다. 인터뷰에서 “내 커리어가 이제 마지막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학교로 따지면 마지막 학기 정도에 있는 듯하다. 이 학기는 어떻게 될지, 앞으로를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브래드 피트는 배우보다는 영화 제작자로서 활약 중이다. <문나이트>, <미나리> 등의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의 CEO로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오랜 시간 악몽을 꿨다고도 고백했다. 최근에는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해 힘들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공식적으로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안면인식장애(prosopagnosia)가 있을 수도 있다. 새로운 얼굴을 알아보거나 만났던 사람들을 기억할 수 없어 힘들다”라고 말했다. 빵 형도 나이를 먹었다. 세월은 속절없이 흐른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불릿 트레인>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불릿 트레인>은 <골든 슬럼버>의 작가로 알려진 일본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마리아 비틀>을 원작으로 한 작품.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초고속 열차에 탑승한 한 남자가 전 세계 컬러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존 윅>을 연출한 데이비드 리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빵 형의 녹슬지 않은 액션을 보고 싶다. 오는 8월 즈음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