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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열리는 클래식 공연 3

2022.07.19김은희

7월 2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즐긴다.

7월 2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at 알펜시아 뮤직텐트
조지 크럼 ‘마스크를 쓴 세 명의 연주자를 위한 고래의 노래 Vox Balaenae’ 손열음이 예술감독으로 꾸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내실이 대단하다. 올해는 “축제의 시작은 역설적이게도 卒과 맞닿아 있다”는 인사 아래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작곡가 조지크럼의 곡으로 막을 올린다. 현대 음악 행위 예술가라고 불러도 좋을 조지 크럼의 ‘마스크를 쓴 세 명의 연주자를 위한 고래의 노래’ 공연이 고대되는데, 제목 그대로 가면을 쓴 피아니스트가 건반 대신 피아노 내부 현을 누르거나 플루티스트가 휘파람을 불며 고래의 소리를 만들어가서다. 손열음과 첼리스트 김두민, 플루티스트 조성현이 구현해낼 심연의 고래가 보고 싶다.

 

7월 6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at 알펜시아 콘서트홀
드뷔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을 풍미한 네 음악가, 드뷔시와 쇼스타코비치, 브리지와 쇼송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그중에서도 드뷔시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조우할 순간이 기다려지는 연유는 드뷔시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마지막으로 작곡하고 연주한 곡이라서다. 바깥은 1차 세계 대전이고 드뷔시 본인은 암 투병으로 모르핀을 맞아가며 우울 속에 완성했다는 후문의 곡이라서 그런지, 유일하게 그의 곡에 곁들여진 바이올린 소리가 서글프게 날카롭다. 프랑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아모리 코이토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무대에 오른다.

 

7월 21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at 알펜시아 콘서트홀
쇼팽 ‘야상곡’ ‘녹턴’으로도 잘 알려진 쇼팽의 ‘야상곡’이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은 마르셀 프루스트를 기념하는 공연 ‘마르셀 프루스트 메모리얼’의 한 곡으로 연주된다. 이와 함께 프루스트와 동시대를 산 앙드레 카플레와 프루스트에게 영감을 준 작곡가로 알려진 글루크, 슈만, 모차르트, 레날도 안의 곡도 흐를 예정이다. 특히 쇼팽의 ‘야상곡’은 프루스트가 와인을 마시다 잔을 두드리며 그 소리가 쇼팽의 ‘야상곡’과 같다고 빗댔다는 일화가 있다. 이 공연 때는 비가 오면 참 좋겠다. ‘야상곡’을 들을 때면 비 내리는 흐린 오후가 겹쳐졌는데, 프루스트가 떠올린 대로 와인과 함께 음미하기도 좋은 날씨일 테니까.

피처 에디터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