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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보다 매력적인 유명 감독들의 단편 영화 4

2022.08.01박선희

길이는 짧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단편 영화. 왓챠(watcha)에서 큐레이션한 유명 감독들의 단편 영화 작품 중 4개를 모아봤다.

봉준호, <싱크 앤 라이즈>
한국 영화 아카데미 20주년으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6분 짜리 단편 영화 <싱크 앤 라이즈>. 한강 둔치 매점 주인이 딸과 함께 온 가난한 아버지와 ‘삶은 계란이 물에 뜨는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내용이다. 봉준호 감독의 여러 작품에 출연한 변희봉 배우가 한강 매점 주인으로 등장해 <괴물>의 프리퀄 같은 느낌을 풍기는데, 실제로 훗날 <괴물>의 실마리가 된 작품으로 알려져 흥미를 더한다. 원테이크로 촬영된 점이 인상적이며, 배우 윤제문과 어린 시절의 배우 정인선을 만날 수 있는 점도 재밌다. <괴물> 이전부터 이어져 온 봉준호 감독만의 주제 의식과 색깔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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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사랑은 단백질>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한 <사랑은 단백질>은 코믹한 상황 속에서도 연상호 감독만의 신랄한 메세지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 작품이다. 세 명의 젊은이가 치킨을 시켰는데 돼지 사장과 닭 사장이 함께 배달을 오고, 닭 사장이 대성통곡하며 자신의 아들 ‘닭돌이’를 튀길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우 양익준과 오정세가 자취생 캐릭터를 맡아 목소리를 연기해 이를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다. <부산행>의 프리퀄인 <서울역>, <돼지의 왕> 등 수많은 명품 애니메이션을 함께 탄생시킨 만화가 최규석과의 첫 작품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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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현, <몸값>
단편 영화 <몸값>은 이충현 감독을 단숨에 영화계 유망주로 올려놓은 바로 그 작품이다. 이충현 감독을 비롯해 해당 작품에 출연한 배우 김주영과 박형수도 함께 주목 받았을 정도로 영화 팬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겼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자마자 입소문만으로 화제를 모은 데다, 개봉한 지 4년 후 미장센 단편영화제에 다시 초청됐다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15분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충격적인 반전과 알찬 구성, 인상적인 연출로 최근 단편 영화 하면 떠오르는 대표 작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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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인상깊은 제목으로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귀여운 영화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는 시나리오도 없지만 막연히 조인성을 캐스팅하고 싶은 영화감독 가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애 빠진 로맨스>를 만든 정가영 감독이 직접 출연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점이 이 영화만의 매력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영화 마지막에 진짜 배우 조인성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이는 조인성이 직접 시나리오를 보고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출연 의사를 밝힌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출자라면, 누군가의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꿔 봤을 상황에 영화를 보며 어느새 미소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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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글 / 박선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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